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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들어드림 후기

작성일2021.03.03. 조회수461 댓글5

#리슨맨이고민을리슨맨

원래 끝맺을 마음을 먹을 때 쯤 되면
회고를 써봐야지 하고 마음만 먹고
귀찮아서 미루다가
자꾸 미루면 영영 안 하게 되겠단 생각에
새벽에 회고를 작성함

작년 12/19 처음 시작으로 약 2달간
취미삼아 사람들 고민을 들어주기 시작
동기는 복잡한 삶의 스트레스와
애인하고 이별
남아버린 주말 시간
한가함과 심심함

끝맺게 된 계기는
정확히 딱 100명의 사람과 채팅했고
그 후 고민을 들어드림을 두 번 더 열었는데
거짓말같이 사람들 방문이 끊김
그러고 나도 흥미를 잃어버림

이에 후기를 준비하며 지난 100건의 대화를
모두 다시 리뷰했고, 그 결과:

대화의 종류는
- 연애: 58건
- 호기심: 10건
- 직장: 8건
- 알 수 없음: 8건
- 개인사: 7건
- 19금: 6건
- 경제: 2건
- 의심: 1건

으로 연애가 가장 많았음
호기심은 그저 뭐하는지 궁금해서 들어온 경우
알 수 없음은 대화의 주제를 말 그대로
알 수 없었던 경우로 대부분 고민 중단이나
대화 없이 상대가 채팅방을 나간 경우
의심은 내가 이 짓을 하는
진짜 이유가 따로 있다고 의심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인데,
내 각오와는 달리 의외로 딱 1건 있었음
'결국 여자 꼬시려는 거다' 라고 생각한 케이스

대화한 성별은
- 여성: 56명
- 남성: 8명
- 모름: 36명

으로 여성이 많았음
모름은 상대가 성별을 밝히지 않았거나
대화로 함부로 유추할 수 없었던 경우

고민 들어주기의 결과를 스스로 평가한 기준은
상대방이 만족해하고, 감사 인사를 나누고 끝내면
좋은 대화였다고 생각하기로 함

이 기준에서 봤을 때 좋은 대화 외에
특별했던 케이스는
- 고민 중단: 25건
- 재문의: 12건
- 전화통화: 4건

고민 중단은 상대방이 아무 말도 안 하고 나간 경우나
대화를 나눴지만 중간에 만족하지 않고 나간 경우
재문의는 같은 사람이 다른 날짜로
2번 이상 고민을 이야기한 경우
전화통화는 내담자가 전화로 고민을 말하고 싶다고
요청해온 경우

이 짓을 하면서 특별히 각오하고 신경썼던 건

1. 내담자하고 이야기 나눈 내용은 비밀이다
실수하지 않게 늘 기억하려고 했음
일부라도 공개하거나 인용하는 일은 없을 듯

2. 듣자. 내가 주는게 아니라 내담자가 구해간다
제목에 충실하자. 나는 검증된 전문가가 아니다.
그래서 질문 위주로 대화하고
상대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알아가려는 노력을 많이 함
내담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열며 대화를 하다가
스스로 뭔가를 깨닫는 경우가 많았음

3. 나를 의심하는 사람을 미워하지 말자
분명히 여자 꼬시려고 수작 부린다거나
스팸이라거나 다른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할 수 있다고 각오를 하고 시작함

4. 듣는 중에 고민 내용의 시비를 판단하지 말자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마음을 열고 들어주고
상대방이 의견을 꼭 구하고자 할 때만
고민인가 아닌가? 라는 기준이 아니라
내담자는 무슨 마음이고 무엇을 하고 싶은가?
를 기준으로 의견을 드림

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건..

1. 세상엔 어디 말 못할 참 다양한 고민이 있다
하지만 각오를 했기 때문에
고민이 다양하다는 사실 자체에 놀라진 않았음

2.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말해온다
하루에 가장 많게는 15명? 정도를 한 번에
들어주기도 했음
내가 누군줄 알고 이렇게 얘기를 하러 올까?
사람들이 이만큼 말을 들어줄 상대를
필요로 했었구나.

3. 일부는 빠른 응답을 원한다
고민 중단 케이스의 상당수가
내가 빠르게 응답하지 않아서
방을 나간 경우였음
내담자가 나를 가장 짧게 기다린 시간은 4분.
고민을 시작하고, 내가 응답이 없자
4분 후에 바쁜 것 같다고 한 마디 남기고 나감

4. 고민을 말하고 싶은 시간대가 있는 것 같다
100명 표본 조사로는 일반화 할 수 없지만
고민을 들어준 시간이 내 사정에 따라 달랐는데
주로 밤 10시 이후에 가장 많았음
새벽에도 있었으나,
의외로 오전, 오후에는
재문의 이외엔 거의 방문한 사람이 없었음

5. 나를 이용한 사람도 있었다
고민을 해결하기보다는
정말로 고민을 말만 하고 싶었던 사람도 있었음
그렇다고 내가 대꾸하길 원치 않은 것은 아니고
내가 맞장구 쳐주길 원했던 경우
이 경우는 다른 시각을 보는 질문을 드리거나
의견을 드리면 고민을 멈추지 않음
그래서 원하는 걸 드림
처음에는 단순히 답정너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 사람은 스트레스 해소구로
나를 이용하고 싶었구나?
라는 걸 깨닫게 됨
그래서 내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고 생각함

하고 난 소감은
하길 정말 잘했다도 아니고
시간만 버렸다도 아니고
그냥 적당히 시간 잘 보낸 것 같다는 느낌
여기까지를 시즌 1로 생각하면
시즌 2를 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음

그럼 이만
마지막으로 감사하다고 제게
선뜻 커피, 간식 등 카카오 교환권 선물해주신 분들
저와의 대화를 특별히 가치있게 여겨주심에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은 고민 들어준 방들의 캡쳐 한 장

#이짓은여기까지하는군

고민을 들어드림 후기 고민이 있었던 사람들

댓글 5

이마트 · O*****

열심이네 누굴 돕는다는건 행복한 일이지

한화생명 · N*****

채팅할때 오픈톡 안되던데 ㅎ

모두투어 · 우**

이걸 정리한게 대단 ㄷㄷ 블라에 이렇게 진심인 사람 오랜만에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한지인 커머스 직원인데 카카오커머스는 열정이 젤 중요한가봐 ㅋㅋㅋㅋㅋㅋㅋㅋ비슷한느낌

새회사 · 도****

칭찬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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