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육아

사진

한국MSD · c****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카메라를 샀어. 아이가 태어나 처음 울음을 토하던 순간부터, 자라가는 과정들을 하나하나 담으며, 그 어느 것도 놓치지 않고 기록으로 남겨 두려고. 사진을 제대로 배워 본 적도 없으면서, 무리해서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사서 찍고 다녔어.

옹알이하는 모습, 처음 뒤집던 날, 쇼파 끄트머리를 잡고 위태하게 서던 날, 처음으로 세 발자국을 디디고는 고꾸라졌던 날. 어린이집 소풍에서 친구들과 나란히 앉아 노래하던 모습, 유치원 재롱잔치에서의 어설픈 율동,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엄마와 손을 잡고 낯선 환경에 겁먹은 얼굴. 내겐 아이의 하루하루가 다 사진으로 남아 있어.

얼마 전 가족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이제 자기 핸드폰을 가지게 된 아들 놈을 위해, 내 핸드폰의 아들 연락처 프로필 사진을 바꿨어. 그런데 그 때 십년 넘게 한 사진으로 고정되어 있던 아버지 프로필이 눈에 들어왔어.

이 참에 부모님들 것도 좀 요즘 사진으로 바꿔보자 하고 앨범을 뒤졌어. 24년엔 부모님들 얼굴이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네? 내 아이들 사진에 가끔 배경으로만 보일 뿐이었어. 23년..도 없고.. 22년도.. 21년.. 20년..

난 무언가 엄청 중요한 걸 놓치고 있었던 것 같아.

지난 주말에 사진기를 들고 본가에 갔어. 그리고 정말정말 오래간만에 아버지 어머니 모습을 사진에 담았어. 그냥, 티비 보시는 모습, 상 차리시는 모습 같은, 평범한 두 분의 일상들을. 그리고 집에 와서 한참을 그 사진들을 들여다 봤어. 평범하지만 나에게만은 특별한 사진들이었어.

이제 어르신들의 모습도 놓치지 않고 더 많이 남겨 두려고 해. 너무 늦은 것 같지만, 지금부터라도.

댓글 7

홈앤쇼핑 · K*****

엄마 아빠가 아이랑 같이 있는 사진 많이 찍어드리려고 해. 그때 가장 기쁘게 활짝 웃으시더라.

한국무역보험공사 · f******

좀 다른 이야기지만 아이들 낳고 키우면서 살도 찌고 훅 늙은 것 같아서 아이들 사진은 엄청 찍어줘도 내 사진은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싫더라. 근데 불현듯 아이들이 내 나이만큼 자랐을 때 어린시절 속 사진에 젋은시절의 부모님 모습이 안 남아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아쉬울 것 같은 거야.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기에 요즘은 가끔 셀카도 찍고 있어. 그리고 우리 부모님 오시면 애들 안겨서 사진 찍어드리거나 애들이랑 놀아주는 뒷모습 찍곤 하는데 좀 괜히 슬퍼.

삼성SDS · q********

비디오도 많이 찍어놔. 엄마아빠 목소리 웃는거 다 기록해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 l*******

맞아~ 나도 엄마집가면 동영상 몰래 찍음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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