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입니다. 시골소방은 너무 썩었습니다.
저는 충남소방에서 근무중입니다.
그런데 너무 썩어문드러진 이 시골 소방 문화때문에 이 일을 택한 것에 대한 회의감이 듭니다.
때는 금일 밤에 출동을 나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신고 내용은 차가 수로에 빠졌다는 신고로 인명 구조건으로 경찰과 공동대응으로 출동을 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여 확인했을 때, 차는 완전 전복되어있었고 운전자는 만취임에 틀림이 없을 정도로 만취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신고자에게 창문을 파괴하여 구조해주겠다 했더니, 신고자는 죽어도 안된다고 완강히 거부를 했습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지나가는 동네 주민이 저희를 보더니
"어디서 왔어? OO? 그럼 센터장 ㅁㅁ이겠네? ㅁㅁ이 전화해서 뭐라해야겠다~"라고 하고서는 관할 센터장이라는 사람에게 전화를 하는겁니다.
그러고선 몇 분 뒤, 관할 센터장은 현장으로 왔고 지인으로 보이는 동네 주민들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시더니 저희보고 경광등을 끄고 저기 멀리 가있으라는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왜 그래야되냐, 파괴하고 구조해야되는거 아니냐 했더니 되려 저희보고 "너넨 눈치도 없냐? 너네가 안보여야지 쟤들(경찰)이 갈거 아녀"라며 문책을 하셨습니다.
워낙에 저희 조직 내에선 여러모로 악명이 높으신 분이라 일단은 말씀대로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 뒤 별도의 지시 전까지 대기를 하고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 가까이 별도의 진척 없이 상황이 흘러가던 중, 구조대원에게 현장으로 오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몇 분 뒤 그제서야 요구조자가 차량 밖으로 탈출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살짝 불었음에도 음주측정기는 명확하게 만취상태를 알리는 알림음이 울렸고, 그렇게 경찰과 운전자는 인근 주민의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구급대원은 운전자와 접촉하여 혈압 등을 재려고 하는 순간, 센터장은 "너는 왜 자꾸 나서냐고, 그렇게 눈치가 없냐"고 면박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흐르고 흘러 어느정도 현장이 일단락 되어 귀소를 하려고 할 때, 센터장이 구급대원을 붙잡더니
"구급일지에 음주를 했다는 내용은 쓰지마라."라며 감싸주기를 시도했습니다.

두서없이 썼습니다. 안타깝게도 2023년인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많은 국민분들이 저희들을 응원해주시고 아껴주시기에 늘 감사한 마음이지만, 이러한 일들이 내부적으로 일어날 때마다 참으로 부끄러운 마음밖에 들지않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비리란 비리는 다 저지르는 사람입니다.
갑질, 음주운전, 공금횡령.. 참으로 많았지만 뒷심이 많은 사람이라 조금이라도 밉보일 시 불이익과 막말을 서슴치않고 하는 사람이라, 그리고 퇴직까지 6개월밖에 남지 않은 말년이라 그냥 조용히만 가시길...하고 바랬으나 그러기엔 제 양심이 못받쳐줘 여기에나마 풀고자 합니다.
부디 공론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방 #공무원 #부패 #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