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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애도의 글

지멘스에너지 · c*********
작성일3일 조회수1,807 댓글2

지난 직장에서 겪었던 사고는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전임자의 관리 소홀로 노후된 회전기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튕겨져 나온 파편에 맞아 기절했던 나는 몇 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정신을 차렸다. 피로 범벅이 된 상태로 현장의 높은 데시벨에 그대로 노출된 결과, 우측 청력을 잃게 되었다.

어제 회사에서 야근을 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엄청난 굉음이 들렸고, 그 후로도 계속해서 싸이렌 소리가 울렸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일에 몰두하다 11시를 넘긴 시각에 회사를 나섰다. 시청 쪽으로 걸어가던 나는 그곳이 난리가 난 것을 목격했다.

짧은 삶을 살았지만, 나는 많은 죽음을 경험해왔다. 그래서인지 죽음의 경계에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마치 사람의 삶은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 실오라기 하나로 걸쳐져 있는 것 같다. 나 자신은 무한히 복잡한 존재인 듯 보이지만, 결국 시작과 끝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의 상실감은 결국 남은 자들의 몫으로 남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그들에게 다가올 슬픔은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댓글 2

새회사 · q********

숙연해진다

[마치 사람의 삶은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 실오라기 하나로 걸쳐져 있는 것 같다.]
너무 와닿는다
무력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공무원 · 뜐*

고인의 명복을 빌며...기도하고 싶은 밤입니다. 삶이란게 꿈같은건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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