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프로야구

퇴근 후 마이너리그 직관기

삼성물산 · O*******

블라형들 안녕, 나는 현재 미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야구 열성팬이야. 얼마전에도 마이너리그 직관 사진을 올렸는데.. 오늘 글을 하나 또 올려보려고.

형들도 잘 알다시피 미국은 스포츠의 성지이고 야구만큼은 세계 최고 프로리그인 메이저리그, 흔히 빅리그라 불리는 어마무시하게 큰 야구 시장을 가지고 있어. 특정 선수에게 자그만치 1조원을 줄 정도로 그 스케일이 대단해 (그 특정 선수가 누군지는 형들도 잘 알거야. 나도 요즘 오타니 보는 재미에 살아). 하지만 메이저리그 하부 리그인 마이너리그는 그야말로 선수들에 대한 대우가 처참한 수준이라는 것도 잘 알려져 있어. 마이너리그도 리그 수준에 따라 루키,싱글,하이싱글,더블,트리플로 나뉘어져 있고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마이너리그는 보통 트리플A 리그를 지칭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거야. 사실 트리플A만 해도 한발짝만 더 내디디면 메이저리그로 진입할 수 있는 굉장히 수준이 높은 리그야. 실제 미국 프로야구와 KBO의 수준을 비교하는 글들이 제법 많은데 KBO는 트리플A만도 못하다는 견해가 엄연한 사실이라고 생각해. KBO최고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었던 고우석이 빅리그는 커녕 트리플A에서 조차 전혀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고, 트리플A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외국인 선수들이 KBO를 씹어먹고 있는 것을 보면 알수 있지.. 이처럼 트리플A 선수들은 어느 정도 직업 야구인으로서 충분한 기량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평균 연봉은 고작 5만 달러 밖에 받지 못하는..빅리그 평균의 1% 수준 밖에 안되는, 초열악한 현실에서 뛰고 있어. 참고로 내가 미국에서 살면서 물가를 살펴보니 미국 연봉 * 70% 가 한국 연봉과 비슷한 수준이겠더라고. 이 말인즉 트리플A의 평균 연봉은 고작 대기업 신입사원 수준 밖에 안되는 셈이야. 게다가 나이가 30이 넘으면 젊은 선수들에 밀려서 급격하게 경쟁력을 잃고 은퇴를 하는 선수들이 허다하지. 이렇게 경제적으로 힘들다보니 빅리그 콜업이 사실 상 불가능해진 나이 많은 선수들은 트리플A보다 10배 이상 연봉을 더 받을 수 있는 아시아 리그로 눈을 돌리는 거야. (빅리그는 철저히 선수의 가능성, 특히 나이를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보기에 20대 후반까지 콜업이 안되면 빅리그 진입은 영영 어려워지게 돼. KBO 용병 선수들의 나이가 적지 않은 것은 다 이유가 있는거지) 어떻게 보면 KBO에서 뛰는 외국인 용병들은 본인들의 일생일대에 엄청난 결단을 한, 대단한 선수들이라고 봐도 무방해. 일반인들은 아무나 하기 힘든 도전인거지..그래서 형들이 응원하는 팀의 용병선수들이 부진하더라도 너무 욕하지 말고..많이 응원을 해줘 ㅠㅠ

암튼 말이 길어졌네. 내가 사는 곳은 빅리그팀인 텍사스 레인저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홈구장이 차로 3시간 내외 떨어져 있어서 빅리그 직관을 자주 하기는 어렵고, 대신 운이 좋게도 텍사스 레인져스 산하의 트리플A팀인 라운드락 익스프레스 (Roundrock express) 홈구장이 차로 15분 거리에 있어서 자주 경기를 보러 가~ 한국은 1군이나 2군이나 팀 이름이 같지만 미국은 빅리그, 트리플A리그 등 각각 리그들이 엄연히 서로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팀 이름들 또한 달라.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육성 시스템은 한국과 유사해. 특히 라운드락 익스프레스는 텍사스 레인져스에서 활약했던 박찬호, 추신수, 양현종 같은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마이너리그에 내려갔을때 거쳐간 팀이도 하는 등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은 팀이야. 기본적으로 텍사스의 주도인 오스틴의 외곽인 라운드락이란 인구가 많은 지역에 있어서 늘 관중도 많고, 경기장도 깔끔해. 오늘 경기의 상대방 팀은 El paso라고,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트리플A팀이야. 트리플A팀들도 다 지역 연고이기 때문에 팀 이름이 그 팀의 홈구장이 있는 지역이라고 보면돼. El paso는 텍사스에 있는 무척 더운 도시야. 서부 해양 도시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트리플A팀이 캘리포니아가 아닌 텍사스에 적을 두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지. 만약에 김하성 선수가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면 오늘 직접 볼 수 있었을거란 생각도 들더라고~ 물론 그런 일은 생기면 안되지. 나는 오늘 그냥 암 생각없이 즐겁게 경기를 보지만 실제 경기에서 뛰는 저 선수들은 빅리그 콜업 하나만 바라보고 있기에 얼마나 절실하게 뛸까 감정 이입이 되니 무척 짠하더라고.. 특히 오늘 선발 투수가 영점이 안잡혀서 1회 4실점이나 했는데, 본인은 얼마나 속상할지 마음이 아프더라.

아무튼 미국에서 근무한다고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이곳 일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하루라도 빨리 한국으로 되돌아가고싶은 생각을 늘 하고 있고..어쩔 수 없이 이곳에 있는 동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야구로 스트레스를 최대한 많이 풀려고 노력하고 있어.

퇴근 후 마이너리그 직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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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새회사 · 더*****

야구장마저도 kbo보다 낫네

주택도시보증공사 · 삼****

긴글이지만 현장감이 좋아서 잘 읽었어! 그래도 부럽다! 하늘도 엄청 맑고~ 텍사스 기름 냄새 맡아보고 싶어

블루포션게임즈 · i********

잘봤습니다.
라운드락 오랜만에 듣네요.
박찬호 선수때는 휴스턴 산하였는데
지금은 텍사스 쪽이군요.

건강 잘챙기시고 스트레스 관리 잘 하세요.

새회사 · 아*****

와 마이너리그인데도 사람이 많네

현대오토에버 · x*****

Milb구장이 청주보다 훨씬 좋음 ㄷㄷ

삼성SDI · 소****

더블a=KBO

트리플A면 크보보다 상위리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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