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직장인 취미생활

🏍️ 도로 위의 오토바이

새회사 · Τ***
작성일2022.11.20. 조회수191 댓글2

(- 이건 오토바이에 대한 인식과 현실에 대한 긴 글이다. 오토바이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곳이 '직장인 취미생활‘ 토픽이라 여기에 써본다.
- 평소에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운전실력이 평균 이상인지 이하인지 생각해 본 후 읽었으면 좋겠다.)

도로는 혐오의 공간이지만 운전자들은 어떤 부류의 운전자들을 특히 더 싫어한다. 그게 단순한 편견이든, 경험이 섞여있든, 정말 사실에 기반한 것이든 대개 아래의 차량과 이를 운전하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택시나 화물차, 렉카 등 영업용 차량
- 과학? 혹은 양카? 라는 별칭을 가진 차량
- 바퀴가 4개가 아닌 차량
- 부산시 도로 위에 있는 차량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운전자들은 대체로 다른 운전자를 미치광이 혹은 병신이라 생각한다. 나보다 빨리 달리면 미치광이, 늦게 달리면 병신, 도로 위에선 나만이 정상일 뿐이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대체로 미치광이에 속한다. 미치광이와 병신이라는 구분에서 잠시 벗어나, 오토바이를 타지 않는 다른 운전자들이 오토바이를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각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 엔진이 달린 자전거
- 바퀴가 2개인 자동차

정확히는 2가지로 나눠진 상태가 아니고, 2가지가 섞여 있는 상태이다. 일반인에게 횡단보도 위 오토바이는 바퀴가 2개 달린 자동차이고, 자동차 전용도로 위 오토바이는 엔진달린 자전거일 뿐이다. 일반인들에게 오토바이란 목격장소에 따라 상태가 변하는 슈뢰딩거의 미치광이에 가깝다. 사람들의 이중적 인식은 그냥 사람들이 평소에 오토바이에 관심이 없고, 오토바이로 인해 불편함을 느낄 때만 관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사정으로 바쁘고, 남들한테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무관심은 그렇다치고, 문제는 입법기관조차 오토바이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관련법이라도 명확한 방향이 있어야 하는데, 법적으로도 오토바이는 엔진이 달렸지만 자동차는 아니고, 바퀴가 2개지만 자전거가 아닌 무언가 정도이다. 이러니 한국에선 1,000cc(2종소형 이륜자동차)건 50cc(원동기장치자전거)건 둘 다 자동차 전용도로도, 자전거용 도로도 못 들어간다.

대중과 입법기관의 무관심 속에서 법률과 인식 모두 대충 망한 채 시간이 흐르는 사이 도로 위 혐오는 조금 더 늘어났다.

당사자인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어떨까? 사실 이들도 별로 다르지 않다. 뭐든 제대로 된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으니, 당사자들조차 제대로 된 정체성을 갖기 어렵다. 다만, 이들은 크게 (내 멋대로 분류하자면) 생계형과 레저형 2가지로 분류되는데, 이는 그냥 자동차 운전자 집단을 영업용 운전자와 자가용 운전자로 구분하는 것과 동일하다. 자가용 운전자가 택시나 렉카를 바라보는 시선을 생각해 보면, 레저형 오토바이 운전자가 생계형 오토바이 운전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할지 떠올려볼 수 있다. 하이에나는 개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개아과가 아닌 고양이아과에 속한다. 생계형 오토바이 운전자는 레저형 오토바이 운전자와 겉모습만 비슷하게 2바퀴 달린 탈 것을 탈 뿐이고, 사실 영업용 자동차 운전자에 더 가깝다.

영업용 자동차 운전자들의 난폭운전, 신호위반 등이 비교적 빈번한 건 그들이 도로교통법규를 지키는 것보다 안 지킬 때 좀 더 큰 편익을 얻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생계형 오토바이 운전자에겐 시간과 일감이 생계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의 편익은 대체로 오토바이가 자동차로 취급되는 것보다 자전거로 취급될 때 커진다. 고속도로를 타고 음식을 배달해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도심에서 인도주행을 하며 배달해야 하는 경우는 빈번하다. 일반인이 도심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오토바이와 그 운전자는 80%이상 이 쪽에 속해 있다.

반대로 레저형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겐 오토바이가 다른 자동차와 동일하게 취급되어야 한다. 레저는 돈을 버는 행위가 아니고 돈을 쓰는 행위인데, 이들에게 횡단보도주행이나 인도주행으로 얻는 약간의 금전적 이익따위는 제대로 된 도로위 법적지위와 고속도로 주행으로 얻는 심리적 만족감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오토바이 운전자 사이에서 어떤 사고를 보면 가끔 "BMW였다면 나지 않았을 사고"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BMW가 특별히 안전해서가 아니라 다른 운전자 사이에서 특별히 비싼 오토바이라는 인지도를 얻었기 때문이다. BMW를 탔다면 위협운전을 당하지 않았을텐데, 싸구려 같아보이는 스즈키, KTM같은 걸 타다가 난 사고라는 의미이다. 그래놓고 역시 오토바이는 달리는 관짝이라거나 어차피 뒈질꺼 내가 사고내서 갱생시켰다라는 가해운전자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대체로 가지고 있는 선택적 분노조절장애나 강약약강 기질을 생각해본다면, 그 오토바이가 BMW였다면 접근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도로 위 혹은 인도(!) 위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오토바이가 생계형에 속하다보니, 이들의 오토바이 운전이 무섭다는 자동차 운전자들도 많지만, 반대로 자동차에 위협을 당하며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도 많다.

한국의 도로에는 바퀴가 2개인 탈 것보다 4개인 탈 것이 훨씬 많은 편이라, 위협 운전, 난폭 운전의 절대적 수치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쪽에서 더 많이 나오지만, 여전히 일반 운전자들의 인식은 오토바이는 그저 위험하고 도로를 공유하지 않았으면 하는 존재이다. 왜냐면 다시 말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다른 이에게 별 관심이 없고 그저 그들이 미쳤거나 덜 떨어진 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로 위 오토바이의 운전습관이 바뀌려면 오토바이 운전자뿐만 아니라 도로를 이용하는 모두의 인식과 입법기관이 함께 바뀌어야 하는데, 한국의 오토바이 운전자는 언제쯤 도로의 사용자로서 다른 운전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까?

*맨 위 질문에 대해, 운전자의 90%이상이 자기의 운전실력이 평균이상이라 생각한다는 연구결과는 유명하다. 이는 둘 중 하나를 의미할텐데, 이 중 뭐가 맞는지를 연구한 후속결과는 찾지 못했다.
1. 틀렸다. 운전자의 절반 정도가 평균에 못 미침에도 자기의 운전실력을 평균이상이라 생각한다.
2. 맞다. 운전실력은 일반적인 학습능력과 달리 상향평준화되어 있고, 격차가 거의 없다. 즉, 운전자집단은 100점과 99명과 1점짜리 1명의 집단과 같은 모습을 가진다.

**당신도 누군가에겐 미치광이이고, 다른 누군가에겐 병신일 수 있다. 바깥은 그런 곳이다.

#오토바이 #취미 #배달 #라이더 #운전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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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공단우아한형제들대림오토바이

댓글 2

SK하이닉스 · I********

바이크는 너무 재밌고 내 인생이 바이크 타기 전과 후로 나뉠정도고 매년 매 계절 매주가 두근되고 기대됨.

하지만 사고나면 경미한 사고도 크게 다친다는 점.
중독성도 강해서 바접하기도 쉽지않음.
돈은 차보다 더 들어갓음 더들지 덜 들지않는다는 점.

결론은 탈만한 가치가 있다.

나이스평가정보 ·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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