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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살 흙수저 인생에 불알친구란

새회사 · 조***
작성일2023.07.24. 조회수701 댓글21

내 인생에 제일 소중한 불알친구
이 친구를 위해서라면 진짜 내 알 한쪽정도는 희생할 수 있는.. 두짝은 힘들고.

우리는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 출신

초등학생 때 내가 전학오면서 학원을 다니게 됐는데 거기서 이 친구랑 처음 만났고
알게 된지 얼마 학원에 다른 동급생 한명의 이간질로 서로 시원하게 주먹질 한번 함

어린시절 친구는 별 이유도 없이 그냥 그 시절을 함께했다는 이유만으로 친구가 되는것 처럼
우리는 그 시덥잖은 주먹질 한번으로 친구가 됐어

친구가 되고나니 우리는 닮은 부분이 많더라고

마침 사는 집도 서로 옆동 빌라에 살고 있었는데 드라마나 영화에서 처럼
우리 집에서 "OO아 나와라~"라고 하면 바로 나오는 거리 ㅎㅎ

가정환경도 처지도 비슷했지

내 친구놈은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아버지랑 생활했고,
나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랑 생활했었어
그 가정속에서 나도 친구도 둘다 맏이였고.

그리고, 당시 동네가 잘사는 집이랑 못사는 집이 공존하는 동네였는데
특정 경계선을 기준으로 아랫동네는 못사는 사람들(우리), 윗동네는 잘 사는 사람들이였어

그 간극이 생각보다 컸는데 그 격차를 가장 현실적으로 느꼈을 때가
친구놈이랑 처음으로 동네에 비디오가게에 비디오를 빌리러 갔었거든?

그 비디오가게는 우리랑 동급생인 여자애 부모님이 하시던 비디오가게였는데
비디오 대여를 할려니까 집 주소를 물어보더라고

나랑 내 친구는 아랫동네 산다는 이유로 비디오 대여를 거절당함....ㅎㅎ
말이 윗동네 아랫동네지 걸어서 1분이 뭐야 그냥 붙어있는 동네란 말이야

그때 친구놈이랑 둘 다 세상 참 더럽다는 생각을 같이 했었음

그렇게 인생에 비슷한 그늘을 안고 살아서 다른 친구들보다도 이 친구한테 더 애착이 많이 갔고
아마 내 친구놈도 비슷하지 않았나 싶어

중학교를 진학하고 같은 반이 됐을때는 진짜 매일같이 붙어다니면서 장난도 많이치고 했는데
너무 즐거웠어

우리보다 싸움 잘하는 친구 놀리다가 두들겨 맞을 상황 되면 둘이 손잡고 도망쳐서 숨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장난치다가 불려나갔을 때 서로 눈 마주치면 웃음을 못참으니 선생님께 한대 맞을거
두대 세대 맞고도 그게 또 웃겨서 웃고

둘 다 천성이 담이 작은 편이라 큰 사고를 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장난끼가 많은 편이라
자질구래한 말썽은 많이 피웠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다 추억이지

고등학교 진학을 할 때 나는 그래도 공부를 보통은 했어서 인문계로 진학했고,
내 친구는 동네 제일 꼴통학교로 진학했어

지금도 가끔 친구 잔머리 굴리는 것 보면 애가 머리가 영 없는 건 아닌것 같은데
천성적으로 공부를 싫어한듯

고등학생때도 생활 패턴이 달랐지만 주말마다 붙어다니면서 살았었네

이후에 나는 고졸->4년제 대학->사기업 취업 테크,
내 친구놈은 실업계고졸->아버지 개인사업

이렇게 전혀 다른 삶을 살았고 대학생때부터 내가 타지생활을 하다보니
어릴때만큼 얼굴은 잘 못보고 살지만 그 사이사이에도 꼭 같이 휴가를 보낸다던지 하는 식으로
인생에 제일 특별하고 즐거운 추억들은 다 이 친구랑 만들었던 것 같아

방학때면 고향에서 같이 아르바이트하면서 보냈는데
친구 아버지 지인분 한약공장에서 아르바이트 할때면 일하는 도중에 둘 다 자꾸 한약 퍼먹다가
온몸에 기운이 넘쳐가지고 주말마다 나이트클럽 다녔던 기억이 새록새록함..ㅎㅎ

둘다 이성은 또 오지게 좋아해서 여름이면 나이트로, 바다로, 유흥가로 헌팅도 다니고
했었는데 막상 또 이성이랑 자리되서 놀면 여자는 뒷전이고 둘이 서로 놀기 바쁨..ㅎㅎ

여자애들이랑 술자리게임 하다가 친구랑 딥키스까지 해본적 있다.
그때 서로가 서로 역겨워하면서 토할뻔..

그렇게 같이 놀면서 가장 즐거웠던 시간 중 하나는 헌팅이나 뭐가 잘 안되서
새벽에 둘이 집까지 터덜터덜 걸어갈때

일부러 택시 안타고 30분, 1시간 거리 걸어가면서 센치해진 감성으로
둘이 인생얘기 하고, 추억팔이 할때 그 시간들이 너무 소중했음

성인 되고는 내가 중간에 결혼/이혼을 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었을 때도 가장 힘이 되줬던 친구

지금도 주말에 둘 중 누구 한명이 전화걸면 통화 1시간은 기본이야
뭔 30대 중반 남자 두명이서 전화만 했다하면 1시간 2시간 깔깔대면서 웃기바쁨

현재 나는 그냥저냥 월급쟁이 인생 살고있고,
내 친구놈은 한 몇년전부터 아버지 개인사업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해서 직장인 보다는
조금 더 괜찮은 수준으로 자리잡고 있어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들 하는데
나는 진심으로 요새 이 친구 사업 잘 되가는거 보면서 내가 다 기쁘다

저번에 한번은 친구놈이랑 둘이 술한잔 하면서 얘기하는데 친구가 그러더라고

우리 어릴 때는 진짜 돈 없어서 둘이 주말에 큰마음 먹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도
시내에 무한리필 고기집 가는게 전부고, 평범한 가정에서 사는 친구들 부러워했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둘 다 자기 손으로 입에 풀칠하고 사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고

그냥 그 말 듣는데 기분이 묘하더라

물론 지금도 둘 다 자수성가는커녕 흙수저 출신으로 평범한 집안 따라가느라 열심히이긴 하지만
그래도 진짜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던 10대 때 비하면 지금이 참 감사한 것 같아서

그리고 앞으로도 서로 힘들 때 응원해주고,
또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이 됐을 때 같이 추억 안주삼아 껄껄 댈 친구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지막으로 지금은 나 혼자 돌싱이지만
내 친구 성향상 왠지 10년 내로 나랑 동지가 되줄 것 같아서...ㅋㅋ

그냥 갑자기 친구 보고싶어져서 센치해진 마음에 똥글 써봤음

댓글 21

새회사 · d*********

둘이 결혼하는건 어때?

새회사 · 조*** 작성자

그러기에는 둘 다 너무 여미새에 2000% 이성애자라 불가능할듯........ㅎㅎㅎ

직업군인 · i********

제대로된 친구 1명만 있어도 인생 괜찮게 사는거지, 그거보면 이미 평범한 사람들보다 즐거운거야

새회사 · 조*** 작성자

응 살아보니까 그런것 같더라고
내 보물 중 하나야ㅎㅎ

현대엘리베이터 · r***

인생 잘살았네 이런 친구도 있고
앞으로도 행복하자

새회사 · 조*** 작성자

흙수저 인생 너무 하드모드라서
참한 친구 하나 붙여줬나봐

형도 행복한 인생 되기를
화이팅 ㅎㅎㅎ

작성일2023.07.24.

씨피엘비 · o*****

멋있네요! 앞으로도 하시는 일 잘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새회사 · 조*** 작성자

감사합니다.

형도 남은 인생 꽃길만 걸으시기를!

작성일2023.07.24.

새회사 · i*********

둘이 사겨라(짝)

새회사 · 조*** 작성자

다음생에 내 친구가 존예로 태어난다면 한번쯤은 생각해봐야지

새회사 · t*****

ㅋㅋ 나도 이런친구 있음. 중-고등학교 같이지냈는데 대학교도 재수하더니 내 학교로 와서 지긋지긋하게 같이 지냄

새회사 · 조*** 작성자

좋네ㅎㅎㅎ
어릴때만 쌓을 수 있는 추억들이 있는데
친구랑 그 추억들 다 함께하기를!

새회사 · t*****

쓰니보다 내가 나이가 더 많음..
ㅋㅋㅋㅋㅋ 멀리 놀러는 안댕김

새회사 · 조*** 작성자

아 댓글보고 대학생인줄..

당연히 지금도 친구분이랑 사이 돈독하시겠죠?

전 가끔 40대가 되면 이친구랑 어떤 감정을 공유하고 있을까 궁금하고 그래요ㅎㅎ

알보젠코리아 · 그*****

인생 잘 살앗네 ㅋㅋ 뒤 돌아서 보니 1년에 1번 2번 보더라도 마음이 가는 친구가 최고더라 1년에 몇백번 보는 사람보다

새회사 · 조*** 작성자

맞아
어릴때만큼 자주 못보고 살지만
마음은 늘 가장 가까운곳에 있는 친구ㅎㅎ

새회사 · 조*** 작성자

형도 좋은 친구 있을거 아니야!

삼성엔지니어링 · s*******

아 ㅅㅂ 형네 엄마랑 형친구네 아빠랑 재혼하는 엔딩 기대했다고ㅋㅋㅋ

새회사 · 조*** 작성자

그건 너무 영화 아니야?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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