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주 전에 글 썼었는데...

간단히 말해서 팔로워 거의 5천 넘는 여자분이라 답장같은거 기대 안 했음.

내 이상형이니깐 팔로우하고 그냥 보는 평범한 타인이었지. 그래서 그냥 저냥 인스타 질문 같은거 올리면 거기에 막 웃긴 질문같은거 해서 그냥 앜ㅋㅋㅋㅋ 이런 답변 받는 정도였는데...

하루는 평소 올리는 글이랑 다른 스타일의 글을 올리길래 (맨날 액티비티한 사진/인스타용 사진만 올리다가 감성 글 올림)

내가 거기 코드를 잘 알아서 디엠을 보냈거든. 근데 어쩌다보니 대화가 시작되서 거진 3시간 동안 대화함.

근데 내가 야근 마무리 해야해서.. 대화는 마무리함 (집은 가야하니깐)

아무튼 그렇게 얘기하고보니 대화가 너무 잘 통해서 며칠에 걸쳐 3번 정도 그렇게 긴 대화를 하고 나니깐 만나서 얘기하고 싶다 생각이 듬.

근데 솔직히 나도 쫄보라 만나자, 산책하면서 얘기나 하자 이런 얘기를 DM으로 하려니 어색했어... 소개팅이면 뭐 그냥 만나서 어떻게 하자 하자 얘기하면 되는거니깐.. 해본적이 없었걸랑.

그래도.. 이정도 얘기를 했으면 나도 더 친해지고 싶은 생각이 드니깐... 질렀지.

뜬금없이 디엠으로 이럴게 아니라 만나서 산책이나 하면서 얘기 할까요? 라고 말했는데 한 7시간 뒤에 좋다고 하고는 한강을 가자는거야. 그래서 만나기로 한 날이 지난주 수욜이었고 만났음.

나도 당연히 인스타에 사진 올려놨으니 내 얼굴은 알거고... 뭐 기대는 안했음. 난 그냥 평범하게 생겨서.. (자격지심 까진 아니고.. 같이 올린 친구들 사진 보면 다 존잘 존예들이니..)

뭐 친구부터 시작해도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만나서 한강에서 어색하게 인사하고.. 나도 머릿속에서 존나 무슨 이야기하지 생각하면서 내가 사간 커피 서로 들고 이제 산책하는데... 일부러 7시쯤 만났거든.

그렇게 얘기하다보니 어색한건 한 5분만에 풀리고 디엠으로 하던 얘기를 그대로 하는데도 너무 잘맞아서 10시까지 금방 가더라고...

좀 고민을 했지... 어디가서 술을 먹거나.. 뭐 할 수도 없고.. 일단 오늘은 얘기만하고 재껴야겠지? 뭐 이런 생각.

그래서 넌지시 아.. 아쉽다 내일 출근도 해야하고 얘기 접고 집 가는게 아쉽다... 그러니깐 여자분도 아쉬워하는 눈치더라고.

그래서 혹시 본가 어디시냐고, 추석에 어디 안 가냐고 물어보니깐 안 간대. 나도 안 갔거든.

그러면, 추석 때 한번 더 볼까요? 하니깐 좋대 ㅋㅋㅋ 뭐 그때부터 아씨 언제 보자 하지하다가 월요일 괜찮냐고 하니 괜찮다고 해서 월욜에 봤지

아무튼 그 날은 번호 받고 집에 보냈음.

번호 교환했으니 그 때부턴 카톡으로 얘기를 하는데... 디엠할 때처럼 막 그렇게 얘기를 많이 하진 않았음. 만나서 할 얘기도 줄어들고, 어차피 월욜에 보기로 했으니 형식적으로만 연락하고..

그리고 여자분 뭐 투움바 먹으러 가자고 해서 아웃백가서 점심 먹고 영화 샹치도 보고... 이정도면 데이트 맞지? 라고 나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 사실 그정도 팔로워 가진 사람은 나한텐 인플루언서 느낌이니깐.. 좀 거리감 있는 상태였음 그때까지도.

그래서 고민이 되더라고. 오늘인가? 아니면 좀 더 재야하나? 사실 스킨쉽은 전혀 안 하고 있었고 그냥 가볍게 팔목이나 어깨 잡고 그정도? 길 건너거나 뭐 지나갈때?

이 사람은 얘기할 친구 구해서 좋아하는걸수도 있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이해해줘 나 연애 안한지 2년 됐음)

뭐 아무튼 나 아는 재즈펍에 가서 둘이서 얘기하다가... 대뜸 그런 얘기하는거야. 자기는 나랑 한 얘기들을 할 사람이 없었다. 다들 내가 이런 얘기하면 안 좋아한다. 재미없어 한다고... 자기 취향을 맞춰줄 사람이 없었던거야.

그래서 아.. 이 사람도 진짜 취향을 많이도 참고 살았구나 뭐 이런 생각을 했지.

술김에 지른건 아니고 그냥 슬쩍슬쩍 손 잡았는데... 아 거부 반응이 없네 ㅋㅋㅋㅋ

그래서 그냥 대놓고 잡으니 자기도 편해져서 어깨 기대고 다리 기대고 얘기하기 시작함.

거기서 뭐. 이제 10시에 술집 나오면서 이제 사귀기로 했어.

그냥 11시까지 카톡하다가 글 써도 되냐니깐 써도 된대서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