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썸·연애

결혼식장 찾아간다? or 그냥 넘어간다?

현대중공업 · 경******
작성일2018.09.15. 조회수10K 댓글17

네이버에 떠돈다네요 좀 깁니다~~

요약
1. 남자랑 여자랑 동기이자 사내커플임 비밀연애 중
2. 여자 부모님하고 인사하고 결혼하겠다고 함
3. 갑자기 이별통보
4. 이별한지 얼마 안됬는데 그 남자 청첩장 날라옴
5. 그 남자는 이미 양다리 걸친지 수년째
6. 동기들한테 이 이야기 하니 2016년부터 그 여자랑 연인관계였다고 함
7. 돈 많은 여자를 선택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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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동안 두명의 여자와 결혼 준비한 예랑이>

올해 서른이 된 ‘평범한 직장인’ 여자 입니다.

제목처럼 2달전에 헤어진 4년만났던 예랑이에게 청첩장을 받았습니다.

( 긴 글이니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주세요 )

여느 때와 같던 휴일 오후에 그 사람이 회사 동기 단톡방에 보낸 청첩장을 보고난 이후 그간 남몰래 해왔던 그의 모든 쓰레기 짓을 알게 되었고, 그와의 4년간 추억이 오히려 저와 제 가족들에게 흉터로 남게 되어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그는 훤칠한 키에 잘생긴 편이며 리더십 있고 언변이 좋아 어디서든 호감을 얻는 스타일입니다.

저희는 회사 입사 동기로 만나 2년을 친남매처럼 아무런 감정 없이 지냈습니다.

가장 친했던 동기였지만 회사 생활을 하며 제가 많이 의지하기도 했고 어느 순간 이성적인 감정으로 발전해 14년부터 몰래 비밀연애를 시작 했습니다.
누구나 그렇듯 사내연애의 예민한 부분에 관해 그 사람은 신중 했고, 전 이 또한 나를 생각해주는 마음으로 믿고 4년 간 정말 친한 동료에게도 언급하지 않았으며, 회사 밖 친한 친구들 극소수만 알았습니다. 그게 그 사람이 나를 위한 희생의 보답이라 생각 했었으니까요.

사귀는 동안 저는 서울 본사에, 그는 지방 지점에 발령이 나서 주말에라도 만날려고 노력 했었습니다.

패션 회사 특성상 주말 휴무가 보장되지 않는 직종이어서 만나기 힘든 적이 많았지만, 같은 업계에 종사하다보니 서로 그 고충을 잘 알고 배려를 했엇죠.. 그래서 주말을 쪼개어 만나고, 틈틈이 그가 저의 동네로 와 데이트를 하곤 했습니다.

제가 울적한 날에는 그는 형의 차를 빌려 근교로 드라이브를 가고, 기념일엔 좋은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휴가를 맞춰 해외여행도 다니며, 자신의 형편에서 최대한 좋은 선물을 사주는 그는 저에게 항상 사랑으로 충실했습니다. 매일 밤 통화하고, 만나면 저에게만 올인 했던 그와의 연애는 남 부럽지 않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연애 초 여느 커플처럼 먼저 결혼 하자는 그 사람의 말에 저 또한 믿음을 쌓아왔었고 평생을 함께 할 꿈을 꾸고 있었죠.
하지만 그의 집안 사정이 급격히 기울어 많은 빚이 생겼고, 실질적인 가장이던 그는 부모님의 채무와 생활비 모두 부담하는 상황이 되어서 결국 저희는 사정이 나아질 때까지 결혼을 미루기로 했고 저 또한 그 어려운 상황과 그 사람의 마음에 부담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저는 마음이 조금 급해진건지 아니면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저도 주체가 되지 못했던 건지 결혼의 꿈은 커져만 갔었고 제 부모님께서도 그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하셨었죠.

그 사람은 어려서부터 집이 여유 있지 않아 돈에 관해서는 많이 예민 했었습니다. 또 그러한 배경들이 본인에게는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었고 저는 그 부분을 최대한 조심하려 했었습니다. 그러한 탓인지 가끔 보이는 이중적인 모습에도, 순간순간 다른 사람처럼 차가운 표정과 말에도 저는 이해하고 넘어 갔습니다. 평소에는 너무나 다정한 사람이니까요.

그 사람의 모든 사정도 저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고민을 하다 그에게 말을 꺼냈고, 그는 흔쾌히 저희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겠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올해 2월 저의 부모님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당시 “우리 딸 사랑하나?” 고 조심스럽게 묻던 아버지의 질문에 그는 “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라고 거침없이 대답했고, 어려운 자리였지만 깊이 있게 대답하는 그 사람에게 점점 더 확신이 생겼었습니다. 날이 따뜻해지면 본인의 부모님께도 저를 소개시켜주고 싶다고 허락을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제가 사전에 절대 경제관련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부모님께 부탁 했었지만 저희 부모님도 부모인지라 결혼 준비에 관한 경제적 부분을 최대한 조심하여 물어봤었고 그 사람은 대답을 얼버무렸었지만 그건 따로 제가 부모님을 설득하려 했었습니다.

그렇게 식사 자리가 끝나고 저희 부모님은 기쁜 마음에 식당 직원분에게 부탁하여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부모님이 가시자 그 사람은 가끔 보이는 차가운 얼굴이 되어있었죠.

‘쉽지 않겠는데?’

그 사람의 첫마디 였습니다.
늘 그랬었 듯, 혹은 무감각 해진 듯 그런 모습에 저는 미안한 마음까지 생겼었습니다. 우리사이에 장애물은 돈 뿐이라고 생각하여 나름 대로 저 혼자 집도 틈틈히 알아보고 부모님이 월세 준 경기도아파트도 돈 모을때까지 신세질수 없겠냐고 힘들게 설득도 했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이제 결혼준비 출발선상에 있다고 이해했으니깐요.

그 뒤로 3달이 흘렀고 그 사람이 날 만나러 왔던 그날, 아주 평범했던 날에 평범한 대화, 평범한 분위기 속에서 이별을 했습니다.
그 날 절 보러 오던 그 사람도 평범 했었고 날 보러 오던 도중 그 사람 회사 노트북을 지하철에 두고 내려서 그걸 찾으려고 십중팔구 전화하던 저도 평범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차가운 표정을 대뜸 하며 말을 꺼내던 그 사람도 평범했습니다.
지난 1년간 고민했으나 저와 결혼할 생각이 없으니 헤어지자는 말에, 1년전부터 저에 대한 감정이 없었다며 싫은 건 아닌데 좋지도 않았다고 가슴에 대못을 박은 말에도
그날이 너무 평범한 날이 어서 인지, 아무런 대꾸조차 못했습니다.

여느때와 같던 휴일 오후, 유난히 그날따라 카톡소리가 거슬리던 날이었습니다.

헤어짐 후 연락 한 통 없던 그가, 동기 단톡방에 저와 헤어진지 2개월만에 청첩장을 올렸던 탓일까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청첩장을 누르니..새 신랑이던 그 사람은 제가 올해 생일때 선물한 안경을 끼고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더군요.

그 스튜디오는 워낙 인기가 좋아 대기만 최소 3개월이라던데… 저랑 만나면서 웨딩촬영에 결혼준비를 했음을 유추할 수 있었죠.
처음엔 환승 이별일거라 생각하며 욕이나 해주고 말자고 생각하며 마음을 정리하려고 저의 비밀연애를 동기들에게 털어놓자 저의 이야기기를 듣던 동기들이 충격을 받은 듯 말을 시작했습니다.

“아니 너 왜 이 얘기를 안한 거야? 나 2016년에 이미 여자친구라고 저 사람 소개 받았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뭔가 크게 잘못 되었음을 직감 했습니다.
청첩장 속 그 여자는 저희 회사 상사를 통해 3년 전 소개를 받은 초등학교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그는 매년 사내 소모임 주도로 진행된 8월 선교 캠프에 참가했는데, 16년부터 그 여자를 데리고 왔다고 합니다.

제 동기에게는 사생활이니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다그쳐 입을 막았고요.

나중에 확인해보니 캠프 주최자인 회사 선배 또한 그 커플을 잘 알고 있었고, 올해까지 해서 총 3번이나 함께 참가했다고 하더군요.

저의 이야기를 듣고 평소 그를 믿고 따르던 친한 동기들이 그를 찾아 갔습니다. 너무 충격적이지만 제 말만 믿을 순 없으니, 양측의 이야기를 듣겠다고 했습니다.

전부 사실이 맞냐는 동기의 질문에,
“응. 걔 말이 다 맞아. 하지만 난 내 선택이 틀렸다고 생각 안 해. 너희라도 걔 잘 챙겨줘.”

심지어 3년 사귄 증거가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년 좀 넘었고, 난 걔한테 축복 받을 거란 기대 한 적 없어.”
라며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고 합니다.
당당해보이는 그의 표정과 말에 제 동기들은 그 남자가 자신들이 좋아했던 그 형이 맞는지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사내에 저희 얘기가 급속도로 소문이 나면서, 그에 관한 제보가 파도처럼 몰려왔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사람에게 “마음추스리면 얘기나누자”는 문자한통이 저에게 왔었네요.

2년 전에는 그가 가까운 선배에게 이런 고민 상담도 했다는군요.
“제가 두 여자를 만나고 있는데.. 하나는 평범한 직장인이고, 다른 하나는 돈이 아주 많은 집 딸 이고요. 누구랑 결혼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네. 평범한 직장인이 접니다.

그는 이미 2년전부터 저와 그 여자를 두고 저울질 하고 있었더군요.
그동안 어떻게 몰랐을까요.

매주 저를 만나러 오며 변함없는 그 사람, 쉬는 날에는 항상 저와 같이 생활했던 사람,
어딜가나 무얼하나 사진으로 혹은 영상통화로 저에게 알려주던 사람인데..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었을까요?

그는 아마도 주말에는 저를 만나고, 주중에는 그녀를 만났나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집에서 쉬겠다 했던 날은 하루 종일 연락이 닿지 않았는데.....
그를 너무나 믿었던 제가 정말 바보 같습니다.
입사 후 쌓아온 7년간의 신뢰가 오히려 제 눈을 가렸네요..

그는 요즘 형의 차라고 했던 그 차를 타고 매일 출근 한답니다. 심지어 다른 동기에게는 빚을 대부분 갚았다고 얘기 했다고 합니다.
경제적인 문제로 결혼을 미루던 그의 말들이 모두 거짓이었을까요.
지난 4년간 제가 그에게 들었던 이야기 중 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이제는 분간조차 하기 두렵습니다.

그런 사람을 피해 가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잊어버리려 했지만, 얼마 전 결혼하시는 여자분께서 오빠를 잃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 소름끼치는 사건이 생각났습니다.

작년 말, 그는 자신의 친한 친구가 불의의 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져 있다 목숨을 잃었고 그 친구의 직장에서 사고를 은폐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로 인해 친구의 부모님이 많이 힘들어 하셔서 인권 관련 일을 하시는 자신의 지인을 친구 부모님께 소개해드렸습니다.
문제는 그 절친이 사실은 그 여자의 오빠였으며, 그 분이 사경을 헤매는 동안 그 남자는 저와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는 점입니다.
당시에도 저는 친구가 마음에 걸려 이렇게 여행을 가도 되는지 물었지만,
그는 “이정도면 할만큼 했지 뭐, 괜찮아.”라며 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여행 후에도 그는 이 문제로 그녀의 부모님을 자주 만나 뵈었고, 심지어 종일 빈소를 지켰습니다.
이 사건까지 알게 되고 나니, 저는 이제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맞는지, 사실을 알려야 하는지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아직도 그는 저와 함께 갔던 여행지에서 제가 찍어준 사진을 카톡 프사로 해두고, 그 바탕에 성경 말씀을 올려 두며 신실한 사람인 척 하고 있네요.

제 인생에서 가장 사랑이라 말 할 수 있는 감정이었습니다. 그만큼 더더욱 아픕니다.
헤어지고 좋은 추억 조차 가질 수 없게 되었네요. 저에게 했던 말과 행동이 저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겠죠? 그 기억들이 순간순간 화를 치밀어 오게 하고 너무 치가 떨립니다.

겉으로는 신앙 깊은척, 좋은 사람인척 뒤에서는 두여자 중 누구랑 결혼할 지 고르고 있었던 그를 생각하면 이 사실을 결혼하는 여자에게 알려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까지 들기도 합니다.
그들의 인생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고 발을 빼버리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인걸 머리로는 알지만 그간의 세월과 감정이 너무 억울합니다.

그와 알게된지 올해로 7년째입니다.

가장 친했고 가장 의지했던 제 멘토였습니다.
그에게 4년을 사기당했습니다.
앞으로 누구를 믿을 순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댓글 17

현대중공업 · 경****** 작성자

근데 이 남자 신상 다 털려나간다는점..

한국농어촌공사 · i******

오늘 결혼한 남자이야긴가보네...

COUPANG · 조*********

근데 글을 잘 쓴다

새회사 · 부******

재밋었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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