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경기도 변두리/지방의 신도시는
주변 구도심 또는 그 이전세대 신도시의
생기를 빨아먹고 성장한다

애있는집들은 전부 신도시 신축으로 가고
기존주택 전월세가격은 하락하고
조금 더 질이 안좋은 세입자들이 그 공간을 채움

어린이집, 소아과, 학원, 예쁜 가게들은 폐업하고
멀쩡한 가게 대신에 저부가가치 무인매장이 오고
좀더 악화되면 중국인 식자재상 같은게 들어섬

비서울에는 신규택지가 계속 생겨남
아무리 살기 좋은 신도시라도 언젠가는 구도심이 되고
늙어가는 복서가 챔피언벨트를 방어하는것도 한두번이다
계속 두들겨맞고 빨리다 보면 언젠가는 내려와야함

신도시에 옥수나 마포처럼 언덕있는데가 몇개나 있냐?
신도시 택지지구는 전부 평지에 만들어진다
평평한 땅에 네모반듯 인프라 깔기도 좋고
대체재가 넘치는데 굳이 언덕을 평탄화할필요가 없음

새로운 신도시 택지지구는 주변 평지에 지정되고
인접한 왕년에 신도시였던 구도시의 인프라를 빨아먹고 자란다
최소한 경기도 이하에서는 잠재적 택지지구를 조심해야함
달리말하면 그런게 없을수록 가격방어에 탁월한거고

이름만 귀여운 고양시를 보면
창릉, 능곡, 지축, 원흥, 킨텍스...
평지 하나씩 예쁘게 다져 새로운 도시를 세워온
역사를 보면서 뭔가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함

조금 멀리 나가서 천안아산을 보면
경부선 천안역 주변 두정동,
몇년전까지 핫했던 불당동,
지금 탕정이 인구에 회자되는거 보면서
뭔가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함

반면에 00년대에
철지난 웨딩타운과 잔잔바리 유흥가 낀
아득한 언덕에 있던 아현동이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를 보면서
왜 지방과 여기는 다른지 생각해봐야함

지금까지 택지지구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일자리가 있으니 괜찮은데요? 라고
살짝 안심할수도 있는데
일자리 만들고 공장세울때도
굳이 산깎고 물메우는 멍청이는 없다는건 기억해야함

대지의 대체가능성이
부동산가격의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만
한번쯤 그런 생각들을 해보면 도움이 되지않을까?

옛날 법인시절 동기랑 하던
쌀로 밥짓는 이야기를 대충 재구성해봤습니다
다 아는이야기를 굳이 굳이 길게해서 미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