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자인쪽 인턴한다고 한국에 들어온 미국인이었는데, 펍에서 우연히 만나서 연락 주고받고하다가 친해짐.
미국으로 돌아가기 한 달 반 전 시점이었는데 사귀자고 고백하고 한 달 동안 불타는 연애를 할 것인가, 그냥 친구로 지낼 것인가 하다가 전자 선택함. 강남 레인보우 가서 샤샤 피우다가 보드카 샷으로 털어먹고 고백했다.
트랩을 좋아하는 애였는데 강남에서 밥먹고 클럽 가서 새벽까지 논 다음에(걔 취미가 비보잉이라서 춤도 잘 췄다) 해가 뜨기 시작할때쯤 나와 압구정 퀴즈노스에서 커피랑 샌드위치 사다가 한강공원가서 한강보면서 먹고 클러빙 리뷰하고 각자 집에 가는게 주말 데이트 루틴이었다. 그 당시 지금은 없어진 더에이가 유명 디제이 내한으로 흥했는데 거기랑 옥타곤이랑 번갈아 다녔던 걸로 기억. 셔플링(ㅋㅋㅋㅋ)도 유행해서 댄스 루틴 짜다가 같이 추고 그랬는데.

갤러리 전시도 같이 다니고 디자인 개인 외주오면 같이 카페가서 같이 작업하고 하면서 온갖 힙스터 짓은 다 하고 다닌 거 같음.

다만 얘가 흑인이라 눈총도 많이 받았음. 지하철에서 어떤 할줌마가 삿대질하면서 양공주 소리도 들어보고, 어 흑형 흑형 하면서 주변에서 낄낄대는 모습도 자주 마주치고.

그러다가 걔가 미국 들어가면서 헤어졌고, 몇 달 동안은 그냥 연락하면서 지냈는데, 다른 여자애랑 잘되가는데 그 여자애가 날 좀 견제한다 하길래 오케이 하고 내가 먼저 페친 끊었음.
근데 메신저 데이터는 사진까지 다 살아있길래 그 당시 찍었던 사진들이랑 뭐 했는지도 남아있더라. 읽으면서 아 그 때 재밌었지, 싶기도 하고 아쉽게 헤어진 사이라 그런지 한 번 보고싶기도 하고.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걔 페북 들어가봤는데 나이 서른하 나에 탈모진행으로 고통받고 있더라

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