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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엄마가 생각나서 쓰는 글

삼성전자 · i*********
작성일2023.11.15. 조회수120K 댓글1,098

나는 지방대를 나왔다
토익은 700

가진건 쥐뿔 없엇는데 꼴에 중소기업은 가기 싫더라구?
그래서 1년넘게 알바 하면서 취준을 했다
처음 6개월은 버틸만 했다

1년이 넘어갈 시점엔 멘탈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 꼭 가고싶었던 회사에서 3번째 면탈했던 날은 29층 아파트 창문으로 뛰어내리고 싶었다

그런데 참았다
우리 엄마가 응원해줘서
다독여줘서 믿어줘서 함께해줘서
나는 버틸 수 있었다
우리 엄마 최고

결국, 어중간한 대기업에 취업하긴 했다
근데 거지같았다
사람도 거지같고 월급은 더 거지같았다

나는 돈이 필요했다
우리 엄마 약값이 필요해서

우리엄마는 암이 5번 이상 재발하면서 보험적용되는 항암제는 더이상 쓸수가 없었다
신약을 써야하는데, 3주에 한번 맞는 약값만 300만원 가까이 했다

난 빚을 내서라도 우리엄마 약값을 내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직준비를 했다

다행히 삼성에서 면접을 보러 오란다
근데 면접일이 우리엄마 항암 약 맞는 날이랑 겹친다
다행이다 싶었다
내가 부산에서 서울까지 엄마 데려다주고 면접에 가면 되니까

근데 운전해서 올라가다 큰일이 낫다
면접보는데 필요한 신분증을 놔두고 왓다
짜증이 났다 열받았다 나 자신한테
근데 짜증은 안냈다 우리 엄마가 걱정할까봐
애써 침착한 척 괜찮은 척 대꾸했다

병원 입원 수속하고 부랴부랴 사진을 찍었다
임시신분증 발급 받은걸 들고 면접보러 갔다
다행히 안늦었다
어떻게 봤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보고 내려왔다

한달이 지나고 크리스마스 이브날이다
일하다 문자가 한통 왔다
삼성에 붙었단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 운이 좋은사람이 아닌데,
우리엄마 행운까지 몽땅 끌어다 쓴 기분이 든다
그런데, 우리 엄마는 좋아하신다
동네방네 전화하시며 아들 자랑을 하신다....

얼마안가 입사를 했다

입사 후, 일주일이 지나고 엄마는 돌아가셨다

그래도 우리엄마 아들래미가 좋은회사 들어가는거 보고 가신게 다행이라 생각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

자꾸만 아쉽다
좋은데 데려다주고 싶고
좋은거 사주고 싶고
같이 행복하고 싶었는데
함께한 시간이 너무 짧았다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슬프다

그래도 우리 엄마 생각하면서 나는 힘을 낸다
엄마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다

댓글 1,098

스타트업 · i*********

진짜 매번 알림올때마다 읽지만 블라인드 하면서 가장 감동적인 글중 하나인듯 ㅠ

한국철도공사 · l*********

멋진 아들이네요! 어머니가 위에서 뿌듯해하실거같아요. 앞으로 정말 행복만 하시길 기원해요!

삼일회계법인 · l*********

토닥토닥 내가다 자랑스럽다 씩씩하게 잘자랐네

NAVER · l*********

슬퍼요 자식입장에선 너무 슬프고 부모 입장에선 너무 대견하고..

삼성전자 · l*********

행복하세요 ㅠㅠ 눈물나네 ..

삼성전자 · 1********

저희 어머님도 작년에 암 진단 받으시고 투병중이십니다. 어머님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혼자 있을 때면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허리도 다리도 좋지 않아 수술도 여러 번 하셨는데 항상 들었던 생각이... 나는 이렇게 건강한데 어머님이 자꾸 아프신게 혹시 나 때문인가.. 내가 태어날 때 어머님한테 좋은 양분을 다 받고 태어나서 어머님이 아프신건가.. 이런 생각을 매 번 하게 됩니다. 종교도 없는데 자꾸 기도를 하게 되고..
출근하다가 또 눈물이 나네요.. 항상 힘 내시고 좋은 일들로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종도시교통공사 · (*******

엄마 나 오늘 꼭 합격할게. 엄마도 나아서 나랑 좋은 데 가자. 내 돈으로 좋은 거도 사자. 내가 그렇게 할게

고려대학교교직원 · C*****

익명이라지만 글 속에 글쓴이의 인격이 잘 녹아있네요.
정말 멋진 아들이 되셨네요. 하늘에 계신 어머님도 뿌듯하고 대견해 하실듯 합니다. 어머니의 행운을 끌어다 쓴게 아니라 어머니가 더 응원을 해주셨던거 같아요.
어머님이 정말 많이 그리우실거같아요.... 어머님도 그러실거에요. 아드님이 그래도 열심히 사시니 하늘에서 행복하실거 같아요.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엔테크서비스 · y*******

삶에 지친 어느 날 생일 사랑한다는 엄마의 문자를 받았다. 엄마는 내 삶의 전부였고, 나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었다.

그러던 엄마가 내 눈 앞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아파한다. 식은땀을 흘리고말을 하지 못한다. 의식을 잃어가는 엄마는 응급실 가는동안 내 손만 꽉 붙잡는다. 그리고 응급실에 도착하고 의사는 오늘 돌아가신 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3일 흐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하나님 곁으로 보냈다.

아프지 않은 곳으로 간 엄마가 행복해서 좋다. 하지만 난 2년 지난 지금도 여전히 엄마를 떠올리며 슬픔과 친구가 되어 살아간다.

사랑해 엄마!
내가 행복하길 바라고 지켜보고 있을 것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
엄마 닮아서 선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자랑스러운 딸이 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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