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기모임에서 이상형을 만났다 성격좋고 이쁘고, 같은 직업군, 가정에서도 사랑 듬뿍 받고 자란 듯한 밝은 사람. 고맙게 먼저 다가와줬고 그렇게 운명같은 사랑이라 느끼며 최선을 다해 연애했다.

100일째 되던날 평소와 다른 모습에서 처음 느끼는 불안감이 이상해서 말없이 집으로 찾아갔다. 잘자 사랑해하면서 잔다던 사람이 택시를 잡고있다. 설마..설마... 어디론가 간다. 맥주집에서 누굴 기다린다. 또 설마..친구겠지 아닐거야. 남자다. 같이 웃으면서 사진도 찍고 즐겁게 얘기를 나눈다. 저세히보니 이번에 새로 발령받아온 그놈이구나. 초년생 회사생활 망칠까 끝나고 얘기를 나눴다. 그냥 직장동료고 아무것도 아닌데 왜 난리냐며 혼났다. 그래 그자식 여친도 있던데 뭐 있겠어..며칠뒤 갑자기 헤어지잔다. 그놈 프사도 보니 깔끔해졌다.

일주일이 흐르고 살은 10키로가 빠졌고 불면증이 생겼다. 둘이 사귀나보다. 그놈은 항상 표정이 밝아있고 회사 평판도 좋다. 그 둘과 나만아는 비밀사내연애에 설렘 가득해보인다.

일주일이 더 흐르고 갑자기 전화가 온다. 죄책감과 그사람이 별로여서 이미 헤어졌다는 말과 용서를 구하는말. 한번은 충동이겠지 용서를 받아줬다. 이거 하나만 내가 감당하면 잘 지내겠지.

그 후 1년동안은 과거 문제로 자주 싸우게된다. 문득 올라오는 기억과 끊임없는 의심때문에 나도 나지만 여친도 힘들게 하고있다. 과거문제, 술문제 빼면 나랑 너무 잘 맞기에 내가 더 노력하기로 한다.
하지만 잦은 술문제, 술모임 후의 연락문제, 술마시고 길에 쓰러져있기, 이상한 남자들 껄떡대는거 방어하기.. 술술술 때문에 지치고있다.

힘든 시기가 지나고 800일정도 지나니 행복이 찾아왔다. 나를 사랑하는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니 점점 질서가 잡힌다. 처음 내여친때문에 원래 사귀던 여친이랑 헤어졌던놈은 다시 만나나보다. 심지어 결혼하고 애까지있다 웃기는놈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린 서로만 보고 취향도 맞고 조용하게 이대로만 흘렀으면 좋겠구나싶다

1000일이 흘렀다. 뭔가 느슨해진 것 같아서 밖으로도 끌고나가보고 초기연애처럼 게임도 해보고, 꽃도 사주고 손편지도 써주면서 팽팽해 지고싶었지만 뭔가 이상하다... 톡도 느려지고 만나는 날도 줄고 갑자기 권태기란다.. 극복하자고 대화를 많이해보자고 했지만 반응이 별로다.. 또 불안해진다. 느낌이 빗나가진 않았다 헤어지자고한다. 톡으로 통보하기보다 만난 기간을 생각해서 만나서 정리하자고 약속을 잡고 기다렸다. 약속날 친구들 모임이 있었다며 취소한다. 밤늦게라도 볼거라고 한다 또 기다린다.. 집 앞까지 가서 기다렸다. 마무리 중이라고 30분이면 끝날 거라고 3번째 얘기 중이다. 결국 새벽.. 올 것 같지않아 전화를 하지만 어딘가 통화중.. 연락이 끊겼다. 다음날 추궁하니 친구들과 헌팅포차에서 헌팅했단다. 50명 남짓하던 여친 인스타에 51명이 되어있다. 헌팅했던 남자란다.. 왠일로 솔직한가싶어 오히려 고맙다. 결국 그렇게 1000일의 연애가 끝났다.

최선을 다한 연애라 미련없이 후유증없이 잘 지내던 와중에 우연히 인스타 추천에 모르는 사람이 뜬다. 왠... 문신한 양아치같은놈이 전여친이랑 뽀뽀하고 세상 스윗한 럽스타그램임양 꾸며놨다..아 그 헌팅한 애구나. 나 또 바람맞은거구나.. 겨우 이런놈한테 또.. 자괴감이 밀려오고 며칠째 두통을 앓고있다. 3년의 연애끝에 얻은건 낮아진 자존감과 트라우마뿐이다. 다시는 연애같은거 안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