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생기기 전에 이만수 아저씨와 김일권 아저씨를 좋아했는게, 프로야구가 생길 때 호타준족인 김일권 아저씨보다는 홈런타자인 이만수 아저씨를 선택하면서 삼성팬이 되고 말았다 (부모님 고향이 대구란 걸 알게 된 건 한참 뒤).

비운의 투수라는 우리 이선희 아저씨가 개막전에서는 이종도 아저씨에게 끝내기 만루홈런,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는 김유동 아저씨에게 거의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으며 내 야구인생은 꼬이기 시작했지.

어떤 해에는 봐주기 논란으로 롯데를 불러왔더니 마지막 7차전 열리기 하루 전에 비가 와서 경기가 하루 연기되는 바림에 최동원 아저씨가 또 나와 버렸네? ㅋㅋㅋ 그래서 우승 못하고...

여러 해 동안 선동렬 아저씨를 비롯한 종범이형, 정수형, 강철이형 등... 해태 형들한테 뚜까 맞으며 우승 못했지 ㅠㅠ

어쩔 때는 해태 뚜까패고 KS 올라갔더니 LG가 신바람야군지 뭔지 날라다니더니 4대빵으로도 져봤지...

뭐... 이런 게 수도 없었다.

그러던 중, 응룡이옹까지 모셔와서 우승 좀 할려니깐 삼성이 정규리그 1위인데도 3-7차전을 두산 홈인 잠실에서 하라구 하네? 이때도 우승 못하고... ㅠㅠ

그래도 2002년 부진하던 승엽이가 상훈이형 상대로 3점 동점포, 혜영이형이 끝내기 홈런으로 진짜 KS 첫우승을 했네.

그 다음부터는 뭐 일단 우승의 한을 풀었으니... 그 뒤로도 2000년대에 2번 우승 더 했고, 2010년대 초반은 다 삼성이 해 먹었고...

다만 2015년에 KS 바로 전에 터진 도박사태, 행간에는 삼성이 너무 오래 해먹어서 프로야구 인기 관리 차원에서 두산 우승 시켜줄라고 딱 그 타이밍에 터트렸단 소문도 돌았지.

2001년 구장 지정, 2015년 도박사태로 두산에 대해 감정이 안 좋아 져서 인지... 작년에도 기아 응원, 올해도 SK 응원했네.

작년에 에이스로서의 멋진 모습을 보여준 양현종이 최고로 느껴졌다면, 올해는 정말 야구의 꽃은 홈란이란 걸 일깨워준 SK 타자들에게 반해 버렸네. 물론 힐만 감독도 최고이고...

과거 몇년 동안 혼자 다 해먹었으니 한화, 롯데... 이런 팀도 우승해 봐야 하지 않겠냐라는 성인군자같은 생각이 들다가도... 오늘 같이 한방에 경기를 지배해 버리는 SK 타자들을 보니 갑자기 피가 끓어 오르네.

삼성 애들 요새 가 멸치만 남아 있는게, 벌크업 좀 해서 파워도 좀 키우고 SK 타자들 처럼 정말 빵빵 좀 날려보자!!! 너무 멋있더라.

SK팬들 축하하고 오늘밤을 즐기길 바래. 그리고 삼성도 열심히 노력해서 내년에는 포스트시즌 올라갈테니, 멋지게 한판 붙어보자 .

다시 한번 축하해. 그리고 SK 타자들 진짜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