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한 사람에게 남자친구가 있네요

하... 4월 중순 쯤에 소개팅을 했고 이틀 전까지 5번 만난 사람에게 x주년 된 남자친구가 있네요.

사실 약 2달의 기간 치고 많이 만나거나, 많은 대화를 한 건 아닙니다... 여자 측이 3교대 근무라 저랑 활동 시간대가 다른 경우가 많고, 주말도 없었기 때문으로 믿었습니다.
그리고 여자 측이 출근 전까진 쭉 자는 걸 선호하고, 원래 핸드폰/카톡을 잘 안본다고 하기도 해서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멍청했네요.)

에프터 중간 중간 텀이 2주 가량 있던 적도 있어, 보통 말하는 3프터가 아닌 4프터에 고백을 했었습니다.
저랑 이성적인 대화를 많이 한 것이 아니고, 자신은 사람을 오래 보는 스타일이라 당황스럽다고 했었던가요.
차라리 그때 그만두지... 왜 다음 에프터까지 받았나 어처구니가 없네요.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루트는 너무 허술했습니다.
본인이 블로그를 하고 있고 체험단으로 어디 갔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고, 가장 최근 활동들도 말해줬어요.
단, 자기는 친구들한테도 블로그 한다는 이야기 잘 안한다면서 아이디는 안알려줬지만요.
전날 친구들과 행궁동에서 피크닉이 너무 재밌었다는 이야기를 해줘서 블로그에서 놀러갈만한 곳들을 찾아보다, 설마해서 사는 지역과 최근 활동 하나를 검색해봤습니다.
말해준 최근 활동이 맛집 같은게 아니라 포스팅이 많이 없을 체험 활동이라서 바로 나오더군요.
알아 보는건 쉬웠습니다. 해당 포스팅 사진이 얼마 전까지 프로필사진이었으니까요.

이왕 들어간거 최근 다른 글 목록들을 봤습니다. 왠 남자와 둘이서 사진관에서 사진 찍은게 있네요.
처음에는 동생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포즈와 분위기가 아무래도 동생은 아닌거 같았습니다.
포스팅 날짜는 소개팅 한 이후고요.

정말 머리가 하얘진 상태로 다른 포스팅을 뒤졌습니다. x주년 기념으로 샤넬백을 받았다네요. 본인과 그 남자의 얼굴과 이름이 있는 케이크와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습니다. 같은 달에 올린 포스팅이네요.
하.... 빡쳐서 바로 카톡을 지웠습니다. (바보짓2)

본인은 회사와 집이 1호선과 가까워 해당 라인에서 만나는게 좋다며, 그쪽에서 만나자는 사람을 위해 왜 저는 퇴근 후에 수원에서 부평, 부천, 용산을 갔을까요...
정말 회사와 집 근처인거 같은데, 무슨 깡이었을까요...

덕분에 한숨도 못자고 출근해서 일 했는데, 일할 땐 오히려 나았는데 퇴근하고 나니까 다시 심란해지네요.
평소에도 늦던 연락은 어떻게 타이밍이 이렇게 맞는지 안오고 있네요.
친구와 술 한잔 하러 나가야겠습니다.

혹시 본인 여자친구가 3교대 근무하고, 블로그로 체험단을 다니며, 본인이 첫 월급으로 샤넬백을 준 분이 이 글을 읽는다면... 파이팅하십쇼. #소개팅 #남자친구 #어장 #기만 #샤넬백 #환승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