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부동산

심심해서 쓰는 부동산 계약 경험 썰

기업은행 · l*********
작성일2022.08.20. 조회수1,747 댓글20

30대에 부동산 좀 한다고 깝치다가 여러가지 경험해본 썰 풀어봄 스압주의

A. 대형평수 급등시기에 이상하게 싼 매물 하나 발견하고 부동산 방문

집주인 아재가 부산사는데 10년전에 갭투했다가 씨게 물리고 내놓은지 몇년 된 물건이라고 함

이거다 싶어 바로 가계약금 쏘고 토요일에 계약 하기로 함

계약당일 겁나 날티나는 부산 아재가 등장하심

근데 앉자마자 겁나 시비터는거

젊은 사람이 이래 큰평수를 사요?
돈마니 버는갑네 무슨일 하요?
이야 은행 다닌다꼬? 뒷돈 좀 마니 받아먹나배?
공동명의 한다꼬요? 하긴 요즘 젊은 사람들은 같이 오래 살 생각이 없드라꼬 등등

초면에 별 개소리를 왈왈대는데 은행서 산전수전 다 겪은 나는 타격감 1도 없음

시세 오른거 모르고있다가 가계약금 들어와서 계약 엎고 싶은거로 보임

웃으면서 예예~

계약서 도장까지 다 찍었는데 문득 세입자 만기를 안내 못받은게 생각나서 물어보니

왠걸 이미 만기 지나서 자동갱신된 물건이었음

난 실거주 할거라고 말했는데 부동산 어물쩡 넘어가려다 딱걸림

세입자가 협조해주겠다고 했다고 하는데 그걸 어떻게 믿냐
세입자 퇴거안하면 계약 무효 특약 써달라고 옥신각신하다가

아재 "마 그람치우소!!!" 하고 계약서 찢고 나가버림

걍 가계약금 돌려받고 마무리했고

결론적으로 나도 다른 더 좋은거 계약해서 둘다 해피한 결과로 끝나긴 함

교훈 : 중개사는 조또 모르고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다 내가 잘 알아야 함

B. 재건축 입예협 단톡방에서 노가리 까며 내 동생도 관심있어해서 매물보고 있다고하니 누가 갠톡 요청을 함

본인이 사정이 있어서 분양권 급매로 팔아야 하는데 시세보다 5천 싸게 팔테니 자기거 살 생각있냐는거임

하지만 이 단지는 입주권이 분양권보다 훨씬 저렴한 상태였고 (초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
내 동생은 입주권 살거라 분양권은 관심없다고 잘라말함

30분 뒤 다시 카톡이와서 통화를 요청하길래 통화를 함

구구절절 자기 얘기를 하는데 듣고보니 이 사람은 분양권 당첨이 됐는데 자영업하던게 어려워져서 신용박살나고 중도금 대출도 못 받고 중도금 연체 중인 상황이었던거임
일하면서 저런 분들 많이봐서 상황이 뻔히 보였고 가격을 후리기 시작했음

나: 5천 더 깎아주시면 살게요
상대 : 아니 그게 무슨.. 2천 더 깎아 드리겠습니다
나: 죄송합니다~~

이틀 후

상대 : 3천 더 깎을테니 생각 없으세요?
나 : 아 그냥 입주권 알아보고 있어요 죄송해요~~

일주일 후

상대: 말씀하신 금액으로 하시죠
나 : 계좌번호 주세요

해당 단지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 사장님한테 중개의뢰를 하고 당일 가계약금 쏨

근데 통화를 하다보니 자기는 부동산 수수료 매수자부담 조건으로 매물을 내놨다는거

나 : 저한테 그런 말씀 없으셨잖아요?
상대 : 아니 난 당연히 그런줄 알고
나 : 없던일로 하시죠
상대 : .... 아닙니다

음 이렇게 쓰고 보니 내가 좀 악랄해보이는데

무튼 계약은 잘 끝났고 동생은 시세대비 1억 싸게 분양권을 삼

교훈 : 1. 단톡방이던 까페던 커뮤니티던 관련된 곳에서 놀아야 기회가 온다
2. 계약전에 내 정보를 상대에게 주지말자 (부동산에 매물 내놓으면서 비과세 땜에 언제까지 꼭 팔아야 돼요ㅜㅜ 하는 순간 호구 잡히는거)
3. 매물 동호수를 알면 등기부등본을 떼보자 의외로 많은 정보가 있다 (상대방의 비과세 기간, 재정 상태, 상속여부 등)

C. ㅂㄹ 친구가 어느날 심각해져서 전화를 함

친구 : 우리엄마가 뭐 아파트를 분양받아오셨는데 좀 이상하다 알아봐 달라

나 : ㅇㅋ

나도 부린이 시절이었는데 이것저것 검색해보니 지주택이란걸 알게됨

가계약금 3백을 넣으셨고 이번 주말에 본 계약 하러 가신다는거임

자세히는 몰라도 일단 좋지 않은 느낌임을 감지하고 친구랑 모델하우스를 방문해서 호의적인척 이것 저것 물어보고 계약사항 사본을 받아와서 검토해봄

그 결과 : 님이 정식계약을 하면 3천만원을 내는데 이건 사업이 진행되던 안되던 사업비로 다쓰고 못 받을 수도 있음

친구랑 논두렁뿐인 현장에 가봤는데 아뿔사 시청에서 현수막을 걸어놈

'본 지역은 1종주거지역이며 변경예정 없으니 니들이 알아서 잘 판단해'

이건 아니다 결론 짓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친구, 어머니, 나, 덩치큰친구

4인팟이 비장하게 모델하우스로 출동함

내 인생에서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디가서 진상을 부려본 경험이었는데 총 3명의 사람을 만남

단계가 올라갈수록 덩치가 크고 알이 굵은 반지를 낀 떵어리들이 나왔고

최종보스는 본계약을 해야 다른 조합원 받아서 빼주겠다
가계약도 계약이다 구상권 청구하겠다
싫으면 법대로 해라를 시전함

그 과정에서 알게된건

1. 지주택 모델하우스의 상담사들은 가명을 씀
2. 가계약금을 상담사 개인의 통장으로 받음
3. 얘네 조폭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린 법대로 하겠다고 소리치고 (사실은 쫄아서) 나왔고 상의한 끝에 가계약금을 포기하기로함
가계약도 계약이지만 친구 어머니가 사인했다는 문서는 사본을 받아보니 개인정보수집이용동의서 정도였기때문에 협박과 다르게 얘들은 어떤 법적조치도 진행하지못했음

가계약금 받은게 상담사 개인통장이라 착오송금 반환 소송 권유했지만 친구 부모님은 더이상 얽히기 싫다며 포기했고

이 친구는 내가 알려준 청약에 당첨이 되어 2배벌고 행복하게 살고있음

교훈 : 1.지주택은 쳐다도 보지말자
2. 모든 부동산은 계약전 현장에 가보자
3. 계약서에 함부로 사인하지말자

여기까지 다 읽었다고? 고마워

끝.

댓글 20

한국동서발전 · l*********

배액배상 안받았네

LG전자 · l*********

꿀잼… 다음편 언제 올라와요

공무원 · j********

밀당 쩐다 ㅋㅋ 이런 친구 있으면 든든할듯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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