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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울 수 있다면 지우고 싶은 기억

비공개 · O******

내가 중학생일때 엄마가 암때문에 입원중이었어

엄마가 처방받은 약들에서 항생제를 계속 골라냈었는데

의사나 간호사

서류상 보호자는 아니지만 보호자 역할하던 나까지 항생제 골라내지말라고 얘기했어

간호사가 나한테 따로 와서 보호자가 투약지도인가 도와줘야된다고 얘기까지 할정도였어

어느날 또 처방받은 약에서 항생제를 골라내는거 보고
그땐 엄청 쌔게 얘기해야 약 안골라내고 먹겠다싶어서
왜 의사판단, 사람들 판단 못믿고 엄마 멋대로하냐고,
그렇게 멋대로 할꺼면 여기왜있냐고 성질 부렸는데

엄마가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퇴원하고나서도 건강하게 오래 봐야되니까 그런거라고 얘기했어

그러면 안됐는데 그땐
그게 변명이라 생각하고 왠지 화가 엄청나서
계속 그렇게 엄마 멋대로 하라하고 나갔단말야

근데 그러고 제대로 화해도 못한채로
엄마 상태가 안좋아져서 보름 후에 돌아가셨어
돌아가기전까지 에크모 같은 기계에 묻혀있었고
의사가 아들 알아보겠으면 눈 깜빡여보라했는데
끝까지 깜빡이지 못했던것만 기억나

오히려 어렸을땐 그냥 엄마가 돌아가셨단 사실 자체만 슬펐는데

최근들어 이 기억이 다시 생각나서
회사에서 일하다가도 머리 쥐어뜯을정도로 후회하고 있어

시간을 되돌리는건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니까
진짜 나 스스로 너무 수치스러워서
너무 이기적이겠지만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어

댓글 4

새회사 · 잡*****

어머님께서도 형이 당신를 위해서 쓴소리한거 다 아실꺼니까 후회하면서 살아가면 어머님이 마음아파하실꺼야 이제는 어머님과의 좋은기억만 생각하면서 살자 힘내

HD현대건설기계 · \**

쓰니는 엄마에게 하나뿐인 소중한 아들이고 전부였어 자책하지마 하늘에서 엄마가 슬퍼하실거야 쓰니가 화낸 맘도 다 아실거야 그게 부모마음이야 지금 쓰니에게 소중한 사람 잘 지키면서 행복하게 살자

의사 · d******

어머님은 '아들이 내몸 생각해서
중요한 약 잘 챙겨먹으라고 신경써주는구나' 하고
고마워하셨을 겁니다.

엄마들은 그런일로 마음 상해하시지 않아요.

흐뭇해서 오히려 병실 옆자리 환자분한테
자랑하셨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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