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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임. 아이 앞에선 말 조심해줬으면 좋겠어!

공무원 · a******

제목 강하게 써서 불쾌감 조성한 점 죄송합니다. 어그로를 좀 끌어서 글을 잘 퍼트리고 싶어서 ㅠㅠ.

쓰고자 하는 내용은 제목 그대로에요. 학생들 학교와서 선생님한테 집에 있었던 이말 저말 정말 안가리고 다 말해요. 저희 입장에선 당혹스러운 점도 많구요.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때는 학부모 상담주간이었어요. 해당 학부모가 저녁 늦게나 방문 상담을 신청하셔서. 정중하게 거절하려다가(전화 상담으로 전환) "그래.. 나같애도 담임이 누군지 궁금하지 않겠나.. 이분도 얼마나 날 만나고 직접 대화를 하시고 싶었으면.." 해서 기다려주었어요. 깜깜한 밤까지 학교에 홀로요. 그래서 상담 잘 마쳤죠.
다음날 해당 학생이 저한테 와서 하는 이야기가 참 가관이었어요.
"선생님 어제 우리 엄마랑 상담했죠? 우리 엄마가 선생님 되게 못생겼다고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불쾌한 감정이 확 밀려오드라구요.

이런 일 외에도. 아빠가 어제 엄마한테 시XX아... 엄마가 선생님 성격 이상하대요ㅋㅋ .. 등등 갖은 당혹스러운 말을 아이들은 무턱대고 내뱉어요.. 근데 이런건 진짜 괜찮아요. 이런 말을 듣고 상처받지 않고, 비밀 유지를 하는 것은 프로인 우리들에게 당연한 거니까. 들어도 못들은 척 하고, 때로는 학생을 타이르기도 합니다. 그런 가족의 개인적인 말 함부로 말하믄 안돼? 엄마, 아빠의 신체적 비밀은 그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는거야 ㅠㅠ? 라고 교육하면서요.

제가 진짜 글을 쓴 이유(부탁드리고자 하는 것)는 바로 이것입니다.
- 제발 학생 앞에서 교사 험담을 하지 말아주세요!!!!!!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많은 학부모님들이 아이가 듣고 있는데서 선생님 험담을 하드라구요.
"니네 선생님이 그랬대? 진짜 이상한 사람이다?"
"선생님이 왜 그런걸 시켜? 진짜 웃기지도 않네"
"여보, XX네 담임 선생님 사건 알아? 수업때 성실하게 안하고 ~~만 한대"
등등요. 오해하지 마세요. 좋은 교사가 있는 반면 문제가 있는 교사도 있는 법입니다. 교사를 욕하지 말란 건 아니에요. 맘대로 욕 하세요. 애초에 저도 이리 화나고 저리 화나면 남의 욕 많이 하고 다니거든요 ㅋㅋ ㅜㅠ.. 근데 학생에게 교사 욕을 하거나, 학생이 듣고 있을 때 부부끼리 교사 욕을 하고 있으면 학생들은 그 교사의 욕을 그대로 흡수합니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보호자>교사 이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 아빠가 엄마가 하는 이야기가 옳다고 생각하고, 결국 그 학생은 보호자가 말한대로 학교 생활중에 교사를 평가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그래요. 어머니가 니네 선생님 참 이상하다? 라고 학생에게 얘기하면 그 때부터 학생은 선생님을 믿지 않고, 이상한 선생님. 조심해야 할 사람. 선생님 말 별로 듣기 싫어. 이런 자세로 점차 변하게 되는 겁니다. 이런 일이 점점 진행되다 보면 해당 아이는 선생님과 척을 지게 되고, 거의 원수지간처럼 변하죠.
그래서 전 제 아이가 선생님과의 불화를 와서 이야기하면 아래 순서대로 대답해줍니다!
1. 그랬구나? 선생님께서도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걸거야!(니네 선생님이 잘못했다! 나빴다 X)
2. 아이가 자면 배우자랑 대화. 이 때는 말하고픈거 다 얘기합니다ㅎㅎ

위의 제 말을 일반화하기에는 조금 많이 성급하긴 합니다. 다만 학생이 교사 말을 잘 안 듣고, 제멋대로 행동하고 말대꾸, 빈정거리는 경우에는 학부모님들이 교사 욕을 학생에게 많이 했었다. 라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습니다. 교사가 맘에 안드는거 별 수 있습니까. 저희가 더 잘해야죠. 또 어느 직업이건 맘에 안들면 욕 먹어야죠. 하지만 적어도 학생들 앞에서는, 학생들 들리게는 이야기 하지 말아주세요. 가정과 학교가 둘 다 치명상을 입게 되는 발언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9

삼성전자 · i*********

정말 문제네요 ㅜ 초딩때 선생님한테 맞고 들어오면 부모님한테 또 맞았는데 이젠 학부모가 선생님 험담을 한다니

새회사 · s*****

고생하십니다

새회사 · D*****

고생이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 l********

쓰신 글을 보고 그럴수도 있구나 란 생각을 했네요
좋은 글 감시합니다

새회사 · c*******

고생 많으십니다 그리고 이런글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새회사 · i*********

나는 군대에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이거임.
험담 안하는거.
누구한테 뭐라고 할 때 그 사람보다 하급자가 보는 앞에서는 험담 안함.

공무원 · a****** 작성자

정말 중요한 삶의 지혜!

공무원 · m*********

ㅠㅠㅠㅠㅠ 선생님.. 토닥토닥.. 정말 공감 되는 글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공무원 · l*******

와... 그 전화상담학부모한테 다시 연락해서 못따지죠?? 무슨 그런 개념없는 사람이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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