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지금 입원 중인데 존내 공감 된다
내가 현업자 인데 너무 아쉽다 ㅠㅠ
왜냐면 해당 하는 부분으로 사보험으로 메꿀 수 있는게
생각보다 많아서...

아 또 빡치네

나 일하기 전에 가족중에 보험설계사 있었는데
존내 깡통이었어

그분의 업적은 나중에 써야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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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계 물리치료사로서 4년차로 일하고 있는 현직 종사자로 치매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영원히 나가는 부채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신경계 물리치료사 하는 일은 환자분들 운동 및 재활을 돕는 건데 여기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개념이 기능(function)과 인지(cognitive)이다.

어지간한 환자는 그래도 의지를 가지고 운동을 죽어라 하던 뭘 하던간에 변화가 있는데 이런 변화가 있으려면 이 2가지가 매우 중요하다.

'물 마실려고 걸어간다.' 를 예시로 들어보면 '물 마실려고' 가 인지(cognitive), '걸어간다' 가 기능(function)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대부분은 이 기능에 문제가 있어서 운동이나 재활을 통해서 점점 낫게 되는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설령 인지의 문제라도 심각하지 않다면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것을 통해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

근데 이 치매는 인지(cognitive) 자체가 박살나있다. 기억은 물론이거니와 본인이 어디있는지 어떤 상태인지 아예 모른다. 시간을 모르는건 예사고 날 보고 손자이름을 부르며 밥먹었냐고 물어보시는 경우도 있고 폭력적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이런 분들은 기능이 좋으면 더 문제가 된다. 실제로 내가 보고 있는 환자분들 중 한 분은 집에 가고싶다라고 하시며 누워있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뛰쳐나간다. 그걸 방해하면 때리기도 한다.

치료가 가능하냐?

현재 의료기술로는 불가능하다.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에 변화를 줘서 인지를 바꾼다는 개념도 일단은 neuron이라고 하는 뇌신경들이 살아있을때나 가능한거지 이것들이 죽어가는 치매는 그 변화의 여지가 없다. 적어도 내가 아는 개념에서는 그렇다.

이분들이 치료받아도 답이 없으면 치료를 안받으면 되잖아?

환자분들이 가지는 증상 중 하나가 변에 대해 집착하시거나 충동적으로 나간다거나 하는 증상들이 있다. 어떤 분들은 손톱 발톱을 다 깨부셔서 피칠갑 해놓는 경우도 있고 변을 보시고 그걸 들고 얼굴에 바르시기도 하고 말 그대로 문 열고 뛰쳐나가기도 한다. 아까도 말했듯 기능이 좋은 치매 환자는 고라니처럼 뛰쳐나가기도 하고 폭력적이기도 하며 말 그대로 어떤 변수를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현재까지 노인인구의 10%가 치매라고 가정했을때 치매는 낫지 않는 진행성 질환이기에 기능 좋은 치매 환자분들은 말 그대로 자폐아의 늙은 버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지경이다. 치매 치료의 목적은 여기서 더 나빠지지 말자가 목적인 것이다.

그럼 치료든 뭐든 돌봐드리면 되잖아?

돈이 많은가? 일단 내가 다니던 전 병원 기준 달에 1000만원 이상 쓰시는 분들이 많았다. 요양이든 재활이든 병원에서 나가는 돈들은 한두푼이 아니다. 치료비는 물론 병실비, 간병사비, 검사비 등등 누군가 치매환자로 들어온다고 했을때 다달이 나가는 돈만 적어도 200만원 이상 잡아놔야 어디든 들어갈 생각할 수 있을거다. 이것도 심지어 같은 5인실 기준 조선족 공동간병인 쓰고 보험 안되는 것들 안받는다 쳐야 가능한 수준이고 평범하게 부모님 모신다고 치면 월 400~500만원 정도는 꾸준히 나간다고 생각해라. 내가 본 최대 금액은 1인 간병에 VIP 룸 쓰시는 분이 월 3000만원 쓰시는 분이였다.

치매 걸리신 분들은 아픈 분들이니까 금방 돌아가시지 않을까?

우리 병원 최고령자 기준 98세 치매환자분도 있다. 치매는 웃기게도 몸 자체를 해치는 개념이 아니다. 그저 인지만 박살낸다. 치매에 걸리고도 10년 이상 유병자분들도 많이 계신다. 단순히 65세 이상 유병률이지만 좀 더 일찍 오시는 경우도 있고 조금 더 늦게 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일단 치매에 걸리면 답이 없는게 돌아가실 때까지는 계속 돈이 나가는 일종의 부채라는 거다. 일을 하지 않고 모신다고 해도 치매 걸린 환자가 돈을 벌어올 수는 없으니 다달이 돈이 나갈거다. 병원에서는 환자를 어떻게든 살린다. 돌아가신 책임을 물을수도 있고 어떻게든 살려서 병실이라도 채워놔야 돈이 되니까.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누군가 치매에 걸린 환자를 죽일게 아니면 누군가는 그 환자를 설거지를 해야한다. 부채는 원금을 갚으면 이자라도 안내도 되지만 치매는 살인하거나 안락사 할게 아니면 다달이 이자만 나가는 부채인거다.

그 정도 되면 나라가 지원해 주겠지!

내가 다니는 병원은 현재 신생병원으로 작년에 막 오픈해서 환자분들을 채우고 있는데 치매를 가지고 계신 환자분이 벌써 대략 1/3정도 된다. 치매 환자 유병률은 노인 인구의 10%를 넘었고 들어가는 비용은 이미 조단위가 넘어선지 오래다. 물리치료 한 건에 보건복지부에서 얼마 주는지 알고 있는가? Mat, Gait, Ndt라고 하는 1대1 치료는 30분 기준 보건복지부에서 2만원도 주지 않는다. 핫팩은 2000원도 안된다. 지금 내가 30분 치료해도 밥 한번 먹으면 없을 정도로 수가를 낮게 쳐주는데 정부에 돈이 있다고 믿나? 미안하지만 이미 정부에서 문재인 케어한다치고 치매에 조단위 예산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말한 최저 200만원 이상 들어간다고 하는 거다. 설령 너가 들어가 있는 사보험이 있다 하더라도 5년, 10년씩 가는 치매 환자분들에 대해 다 보장이 되는가?

원래도 닥쳐야 무언가 시작하는 조선이라지만 내가 체감하고 있는 치매 환자의 증가폭은 생각보다 심각한 편이다. 원래부터 노인들밖에 못보고 건물 안에만 있는 입장이라지만 밖에 나가려고 발악하는 환자분을 보면 섬뜩할 때가 많다. 직업의 특성상 자폐아나 치매 등 인구구조와 관련있는 질환의 환자분들을 많이 보는데 말이 10%지 전세계에서 평균 연령 84세로 가장 오래 살아가는 노인의 나라에서 벌써부터 치매 10년, 20년씩 걸리고도 살아가는 환자분들 보면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인구로 진입하고 치매 위험군에 들어간다고 하면 정말 답이 없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