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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작남임. 긴글 주의

공무원 · d***
작성일2022.03.14. 조회수2,539 댓글21

키 170이야. 나이 32살이고. 사실 말이 170이지 기계마다 169.7~9 나올 때도 있더라구.
외모는... 그냥 평범하다. 눈은 예쁘다는 소릴 많이 들었었는데 언젠가부터 쌍커풀있는 내 눈은 여자들의 선호도에선 멀어지더라구. 코도 콧구멍이 살짝 큰 편이라 예쁘지 않고 하관 자체는 입다물고 있으면 괜찮지만 덧니가 있어서 웃을 때 별로 예쁜 편도 아니다.
살면서 못생겼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잘생겼다는 얘기도 별로 들어본 적 없는... 뭐 그런 정도다. 체형도 그냥 63키로 평범.

난 20살 때부터 키에 좀...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 같아.
20살땐 167~8 정도였거든. 군대가서 그나마 좀 더 큰 케이스야.

그때 키 작아보이는 게 싫어서 신발도 항상 나이키 에어포스 하이처럼 발목까지 올라오는 신발에 깔창 두둑하게 넣어서 신곤 했어. 발목을 안가리는 신발은 아예 신고 다니지도 않았지...
심지어 에어포스 하이 신었는데도 내 복숭아뼈가 신발보다 위로 살짝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과하게 키에 예민했고 깔창도 깔고 다니고... 그랬었다.

내가 간호과를 나왔어. 한학년 120명 중에 남자 10~13명 있었다. 거의 10프로 정도.

그러다 보니 괜히 외모도 더 꾸미고 싶어하고 그랬었다. 근데도 20살때 대학교 1학년을 보내면서 여자친구를 못사겼었어.

대시도 해보고, 동기들 대부분이랑 다 친하게 지냈고, 학교생활에 문제도 없었고 노는 자리에도 잘 불려다녔는데... 여자친구는 그렇게도 안생기더라..

그렇게 여자친구 못사귀고 군대에 갔다. 그리고 전역 후 복학생이 되었을 때 이미 졸업반이 된 동기들에게 들은 이야기가 나한텐 충격적이었다.

"너 요즘에두 깔창 깔고 다니냐?"

사실 다들 알고 있을거라곤 생각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적나라하게 티가 나는 줄은 몰랐었다.

그리고 동기들이 술 마시면서 그런 얘기를 하더라.
키 작은 남자는 괜찮은데, 자신감 없는 남자는 좀 별로라고.

그때 좀 띵 맞더라고... 내 깔창은 내 자신감과 자존감을 끌어올려주는 녀석이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내 자신감과 자존감을 낮추어 보이게 하는 녀석이었다는 걸...

그때부터 깔창 다 버렸다. 아니, 다 버린건 아니고 딱 1cm짜리 하나만 넣고 다닌다.
이건 아는 사람만 아는건데 새 신발 신고다니면 발 뒷꿈치 까지잖아. 근데 깔창 1cm 짜리 넣고다니면 뒷꿈치가 안까진다. 깔창이 점점 눌리기 때매 키 커지는 효과는 없어지지만 쿠션감도 좋아져서 좋다.

하여튼 깔창을 빼고난 후 이상하게 여자들과 많이 엮였다. 가만 있었는데도 주변 애들이 분위기를 멜랑꼴리하게 만들어버리는 여자애도 생기고,
이때쯤엔 자신감도 생겨서 그런지 여자애들 4명에 혼자 남자인 채로 밥을 먹어도 식당 아줌마가 좀 조용해달라고 할만큼 여자애들 자지러지게 웃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곧 자연스럽게 여자친구도 생겼고, 내 키에 있던 콤플렉스 따위는 완전히 잊게 되더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자들은 생각보다 키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거야. 키 뿐만 아니고 너무 못봐줄만큼 안꾸미는 것만 아니면 외모에 큰 제약을 두지 않는 애들이 더 많다.

혹시나 나처럼 스스로의 외형, 외모에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말해주는 밑에 것들만, 안되면 몇가지라도 따라 해봤으면 좋겠다.

1. 피부
최소한 지저분하지 않은 피부를 만들어야한다. 까맣든 하얗든 뭐든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혹시 여드름이 심한 편이라면 피부과가서 돈들여서 시술 같은 거 받지말고 딱 2달만 술 끊고 피부과에서 로아큐탄 처방받아 먹어라. 의사 처방에 따라 꾸준히 먹어주는 게 좋지만 간헐적으로 먹어주면 적어도 과도한 성인 여드름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로아큐탄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할말이 많은데 찾아보면 겁도 나겠지만 걱정말고 의사처방에 따라 먹어도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2. 헤어스타일
잘 꾸밀 줄 모르는 애들 특징이 그냥 파마... 하는거다... 나도 대학생 때 그랬고...
내가 머리를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고 꾸미기 힘들다면 그냥 무조건 댄디한 스타일로 해라.
댄디가 튀거나 뛰어나진 않은 스타일이지만, 절대 마이너스가 될 요소도 없는 아주 무난하고 깔끔한 스타일이다.
미용실 가서
옆머리는 6~9mm 투블럭 해주시고, 뒷머리는 상고로 밀어주세요. 윗머리는 C컬 펌 정도로 약간 컬만 있을 정도로 얇게 해주시고 전체적으로 정리만 해주세요.
라고만 하면 된다. 물론 이건 그냥 평범한 직모 기준이라 자기 헤어 특징에 따라 조금 달라지니까 헤어디자이너와 상의헤야한다. 웬만하면 댄디한 느낌으로 해달라고 하면 알아서 잘 해준다.

3. 스타일
이것도 그냥 튈려고 하지마라... 괜히 유행하는 스타일 이런거 검색하지 말고 그냥 무조건 깔끔하게 입어라.

셔츠+청바지 or 검정 슬랙스 + 밝은 색 가디건
살짝 박시한 맨투맨 + 청바지나 슬랙스
겨울엔 목폴라 스웨터
등등...

진짜 그냥 무난무난하고 깔끔한 스타일로만 입고 다니면 된다... 괜히 유행따라 튈려고 하면 할수록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 같은 느낌만 낼 뿐이다...

신발도 그냥 무난하게 흰색 스니커즈 계열이면 충분하다. 괜히 워커 구두 이런거에 집착하지 마라... 옷과 매치되지 않으면 없어보이기 쉽다.

4. 말투
난 원래 성격도 좀 침착한 편이지만, 말투에도 크게 감정기복이 없는 편이다. 물론 친한.친구들과 있을 땐 많이 들뜨긴 하지만, 처음보는, 혹은 호감있는 여성 앞에선 침착한 모습을 유지한다.
나의 언행에 대원칙은 딱 2가지다.
1) 내 말투에 친절을 녹인다.
2) 아랫사람과 있을 땐 말을 줄이고 많이 듣는다.

이것 두가지만 기억해도 남들에게 미움받는 말투는 버릴 수 있게 된다.

난 지금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된지 3년 됐고 내년엔 결혼도 예정중이다.
연애에 항상 자신감이 있고 여자가 아무리 잘났다 한들 전혀 주눅들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여자친구도 직업만 보면 나보다 한참 위라고 봐도 될만한...;; 예쁜 초등교사다.
내가 위에 쓴 것들을 생각하지 않고 20살때처럼 콤플렉스를 가진 상태로 살았다면 글쎄, 지금같은 내 모습일 수 없었을 것 같다.

하여튼 긴 글이었는데 태클은 정중히 사양한다.
니말이 다 맞다.

키작남들아. 자신감 가지고 선천적인 요소인 키 때문에 우리 인생에 부정적인 영향은 끼치지 않도록 하자. 외면보다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면 되는 거 아니겠어?

댓글 21

GKL · f*****

엄청 신경쓰고 있는거 같은데 내면에서 자신감 찾았으니 축하해

이마트 · 속****

형 나 gkl 4년존버중인데 언제 구해줄꺼야?

GKL · f*****

그냥 나가 침몰직전이니까 ^^

나무기술 · ま

요약 : 깔창 1cm만 깔았더니 결혼함

LX판토스 · t******

🥺

작성일2022.03.14.

나무기술 · ま

🥺

한국철도공사 · 부*******

사실 방법론은 크게 중요하지 않고
중요한 건 자신감을 가질 근거 그리고 그 계기인것 같음
그게 뭐가됐든 스스로 자신감 생기면 그 다음부턴 기회의 영역인듯

한국서부발전 · Q*****

하…로아큐탄 광고였네

서울교통공사 · E*********

사실 근데 키가 크면 +요인이긴 한데 취향의 영역인거같고 특별하게 잘생기지 않아도 자기를 꾸밀줄만 알고 여자 앞에서 어버버만 안해도 여자 사귀는거 어렵진 않음

SK에너지 · 시****

키작남이라기 보단 자존감 없는 형인데?

현대모비스 · i*********

나도 옛날에 3센치 깔창 끼고다녔는데 지금생각하면 흑역사ㅎㅎ
근데 뭐 대학 드가자마자 여친사귀긴함

대한항공 · l*********

아는 오빠 키 쓰니정도인데 여자 이쁘고 똑똑한애들 진짜 잘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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