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결혼생활

행복한 블라 하층민

CJ대한통운 · n*********
작성일2023.04.07. 조회수13K 댓글180

블라하면서 처음으로 글 써본 건데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지난 주말동안 와이프랑 같이 댓글 하나하나 다 읽어봤습니다!
좋은 글 달아 주신 여러분 모두 너무 감사하네요!!
덕분에 와이프 어깨가 아주 으쓱으쓱 해졌네요ㅋㅋ

사실 상대적 박탈감으로 얼룩진 제 마음을 좀 내려놓아보고자 쓴 글이었는데 되려 제 글을 보고 위로 받고 눈물까지 흘리셨다는 분들이 있어서 뭔가 뿌듯합니다…하하
덕분에 지금의 행복한 가정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목표가 되는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가족들한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ㅎㅎ

다시 한번 많은 관심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블라분들은 대부분 저보다 형편이나 능력이 좋으시니깐 다들 행복하실 수 있을겁니다ㅎㅎ

추가로 고정비(대략 40)가 말도 안돼는데 가능한 부분? 이라는 문의에 답을 드리면…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은 합니다.

- 나+와이프 보험료 15
- 나+와이프 핸드폰 0.7 (둘 다 알뜰폰)
- 용돈 20 (각자 10)
- 관리비(전기, 수도, 가스 포함) 대략 10
- TV/인터넷 3.5

요렇게하면 50 정도 되는데 겨울에는 가스비가 좀 많이 나와서 관리비가 10 좀 넘고 그 외에는 6~7정도 나옵니다! 올 해 가스/전기랑 보험료가 좀 많이 올랐네요 ㅠ
여기에 작년 가계부 쓴 거 보니깐 생활비를 평균 80만원 정도 썼네요!

소득 대략 320~330
지출 대략 130~140

이래서 평균적으로 월에 약 200씩은 모아가고 있어요
작은 돈이지만 애들 더 크기 전에 한 푼이라도 아끼면서 살고 있네요 ㅎㅎ
이런 삶이 가능한 건 무엇보다도 와이프의 협력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ㅎㅎ
여러분들 댓글 보니 정말 마누라 잘 만난 게 인생 최고의 업적이지 싶네요!

-----------------------------------원문-----------------------------

요즘 매일같이 블라에 출석체크하는 사람인데 상대적 박탈감을 많이 느끼다가 지난 인기글에 나랑 비슷하게 살아가는 분이 엄청 건강한 멘탈로 행복하게 쓴 글을 읽고 뭔가 힐링 돼서 나도 한 번 써 보게 됐어!

먼저 현재상황 간단 요약

- 와이프 나 둘 다 30대 초반
- 외벌이 연봉 5000
- 5살 / 1살 토끼 같은 딸 둘
- 차는 중고 중형차
- 경기도 외곽 1억짜리 빌라 전세 거주
- 경기도 외곽 3억짜리 아파트 입주예정

와이프랑 나는 둘 다 30대 초반이야
연봉 5천따리 외벌이라 생활은 조금 빠듯하네… 블라 기준 하층민이겠지?
요즘 들어 블라에는 다들 너무 돈을 잘 벌어서 이 월급 받아서 아껴가며 먹고 사는 우리 가족이 한편으론 대단하다고 느껴지네…

와이프랑은 연애때부터 너무 뜨겁다 못해 불타올라서 결국 과속으로 지금 결혼 5년차야!!
원래는 지금 정도(30대 초반)에 결혼하고 애기 가지려고 했는데 삶이 이렇게 됐네 허허…

결혼 당시 입사 1년차라 모은 돈도 3천뿐이어서 신혼은 경기도 외곽 1억짜리 빌라전세로 시작해서 아직까지 살고 있어
다행히 우리 집에서 7천 정도 도와 주셔서 빚은 없이 시작했어! 사고 쳐서 결혼한 둘째 아들이라 면목 없는데 정말 감사한 부분이지…
차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초록색 번호판 달린 중고차 끌다가 작년에 폐차하고 지금은 쓸만한 중고 세단 타고 다닌다 ㅎㅎ 와이프 드림카는 쏘렌토 하브인데 조금 먼 미래일 것 같네…

우리는 결혼한 시점부터 남들처럼 시원시원하게 돈 써본 적이 없는 것 같아
명품 이라고는 신혼여행때 와이프 구찌 가방 200짜리 하나 사준 게 전부고 와이프는 출산 이후에 산부인과 가방 들고다닌지가 4년째야…
나는 결혼한 이후로 이마트에서 3장에 2만원짜리 티셔츠 말고는 옷 사본 기억이 아예 없어
다행히 회사가 회사인지라 옷을 굳이 새로 살 필요는 없더라 ㅎㅎ
호캉스나 오마카세는 생각조차 해본 적 없고 가족여행조차 작년에 첫 째 데리고 제주도 다녀온게 전부인데 그것도 와이프가 결혼하고 4년동안 개인 용돈 모아서 서프라이즈로 가자고 한거야…
쓰면서 보니깐 갑자기 눈물 나네 ㅠ

월급은 회사대출 제외하고 대략 300초반 정도 들어오는데 여기서 고정비 40정도 빼고 생활비는 애가 둘이라 100정도 쓰고 있어
내가 극한의 짠돌이라 반찬 다 만들어서 맥이고 그래서 식비는 거의 매달 30만원 아래로 나와…ㅋㅋ 육아용품도 전부 당근으로 사주고 주변에서 물려 받고 그렇게 살았네
덕분에 와이프는 당근마켓 중독자가 됐어 ㅋㅋ 중고물건 쓰는거에 딱히 불만은 없고 득템하는 재미에 나름 즐거워하는 것 같아 ㅋㅋ
이렇게 아껴서 월 200가까이 저금하면서 살고 있는데 그래도 희망이 있어서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 같아 ㅋㅋ

왜냐면 올 한 해만 버티면 내년에 새 아파트 입주하거든! 다행히 열심히 아낀 덕에 입주시점에는 약 2억 정도는 우리 돈이고 나머지만 대출일 것 같아!
블라 기준에는 경기도 외곽에 싸구려 아파트겠지만 와이프랑 합심해서 자린고비로 이뤄낸 결과물이라 우리한텐 너무 기대되는 이벤트야ㅋㅋㅋ
입주하면 와이프도 일 시작할거니깐 그 때는 숨통이 좀 트이겠지?

블라에는 나랑 비슷한 나이에 억대연봉자들이 수두룩하고 심지어 그것도 맞벌이…
그런 사람들 보면 너무 부럽고 나는 왜 이거 밖에 못 벌까하는 자괴감도 들지만 삶이란 게 눈에 보이는 숫자가 전부는 아니니까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어
무엇보다 와이프가 너무 좋고 귀여운 딸내미가 둘이나 있어서 하루 하루가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

이제 가족얘기를 좀 해보면 우선 와이프는 내 삶의 이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야!
나는 딸들 보다도 오로지 와이프 하나 보고 사는 것 같아 ㅎㅎ
와이프랑 사이가 너무 좋아서 같이 게임하고 티비보고 모든 걸 함께하거든!
와이프가 있어서 삶이 너무 행복하고 와이프를 위해서 악착같이 살게 되는 것 같아
정말 다시 태어나도 이런 여자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어 ㅋㅋ

와이프는 원래 소비패턴이 나랑은 정반대인 사람이었어
날 만나기 전에는 월급 들어오는데로 옷이나 여행에 100% 소비하는 사람이었는데 짠돌이인 날 만나고 나한테 차후 결혼계획을 듣더니 한 순간에 소비습관을 바꿔서 용돈 30만원만 쓰고 나머지는 다 저금하는 사람으로 변하더라고!
나는 그 모습을 보고 결혼 결심을했었어 ㅋㅋ 사람이 변화는게 거의 불가능한데 이렇게 상대방을 위해 맞춰주는 사람이라는 거에 꽂혔달까…?
그렇게 연애때부터 아껴아껴 살던 와이프는 결혼하고나서도 나랑 같이 용돈 10만원씩만 받아서 살며 지금은 집 근처 마트 3군데를 돌면서 품목별로 싼 거를 골라서 사오는 아줌마가 됐어 ㅋㅋ
당근마켓 중독자는 덤 ㅋㅋ
그리고 남편의 취미생활을 응원?해주는 좋은 와이프야!
내 취미라고는 집에서 기타치거나 닌텐도 게임하는건데 몇 시간을 하던 다음 날 출근에 지장만 없을 것 같으면 잔소리는 일절 없어 그리고 게임은 보통 같이 해 ㅎㅎ
둘이 같이 하는 최고의 취미는 단연 수다야
잠들기 전에 둘이 떠들기 시작하면 침대에서만 한 두시간을 떠들다가 잠들어
그래서 거실에서 할 말 다 하고 침대에선 말하지 말자고하기까지 하는데 잘 안돼네 ㅋㅋ
지금 옆에서 곯아 떨어진 우리 와이프 잘 만난 덕분에 새상행복하다 ㅎㅎ

첫째는 이제 다섯살인데 아직도 엄마껌딱지야
내가 퇴근하고 꼭 놀이터 데려가서 놀아주는게 일상이라 아빠도 많이 좋아하는데 그래도 아직까지는 엄마랑 꼭 붙어서 자는 귀염둥이야 ㅎㅎ
첫째가 너무 엄마 껌딱지라서 퇴근 후에 집안 일이나 둘째 보는 건 내가 대부분 도맡아서 하고 있어
그래도 우리 부부가 사랑을 많이 주고 키웠는지 애가 굉장히 밝고 언제나 행복하다고 의사표현을 참 많이 해
가끔씩 내 얼굴을 멀뚱히 보다가 “아빠가 있어서 행복해요” 이렇게 말하고는 또 장난치고 그러는데 괜스레 눈물이 맺히기도 하더라… 나도 완전히 아저씨가 됐나 봐 ㅎㅎ
첫째는 눈치도 빠르고 착해서 토이저러스 이런데 구경가면 다른 애들처럼 장난감 갖고 싶다고 드러눕지도 않고 열심히 구경만하다가 제자리에 내려두고 조용히 내 손 잡고 나중에 엄마가 사 주겠지?(당근으로 사오는 경우ㅋㅋ)이렇게 말하는 아이야 ㅎㅎ
그럼 또 와이프는 생활비로 사면 아까우니깐 자기 용돈으로 애기 장난감 당근으로 사주고 그렇게 지내 ㅋㅋ

둘째는 올해 태어났는데 지 언니랑 얼굴이 똑같아서 너무 이뻐! 첫째 애기때랑 판박이라서 감회가 새로워 아주 ㅎㅎ 볼 때마다 신혼 때 생각나서 부부끼리 옛날 얘기도 더 많이 하게 되더라구
다만 첫째가 둘째를 너무 질투해서 그 마음을 다독여주는게 쉽지는 않더라구…ㅋㅋ
첫째 마음을 잘 알아주면 차차 나아지겠지?

대강 써봤는데 우리 가족은 이렇게 살아 ㅎㅎ 더 쓰려면 책 두 권 분량은 나올 것 같아서 이 정도만 써야겠어
사실 나랑 와이프는 비트윈에 연애 때부터 만날 때마다 전부 다 일기로 기록해 는데 연애 때 써 둔 것만 300개가 넘어서… 추억이 너무 많더라 ㅋㅋ

아무튼, 이렇게 쓰다 보니 월급은 보잘 것 없지만 내 인생도 나쁘지 않은 인생 같아!
혼자 이렇게 정리하다 보니 괜스레 와이프랑 첫째 생각나서 눈물 나네 ㅋㅋ
넉넉한 가정환경이 아니라 아이들이 가고 싶은 학원이나 여러 경험들은 다 해줄 순 없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누구보다 행복하게 자라고 스스로 행복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고 싶어!
세상엔 다양한 삶이 있는 거니깐 남들이랑 비교하면서 좌절하지 말고 우리 가족 아껴주면서 행복하게 살아볼게!

댓글 180

나이스평가정보 · 1*********

형이 무슨 하층민이야.
다 자기에게 있는만큼 소비하고, 모으면서 살아가는거지.
지금처럼 허례허식에 빠져서 남들기준에 맞춰 소비하고 대출받는 게 엄청난문제지.

형이 행복한 모습보니까 참 행복이란게 돈이아니구나라는 걸 다시한번 느끼네.
건강하고 와이프랑 예쁜 딸들이랑 앞으로 행복하길 기도할게.

공무원 · t*****

보기좋다~하층민이여도 행복한게 낫지 않겠나!

공무원 · l*********

천생연분이네. 근데 경기도에 3억짜리집이있어? 어디 몇평이야?

새회사 · 블********

기분 좋아지는 글이다! 새로 입주할 아파트에서 더 행복하길 바래!!

일동제약 · i*********

비교를 멈추는 순간 눈 앞에 행복을 발견하지... 부럽다

삼성생명 협력사 · a******

행복한 인생이야! 행복은 돈이 아니라 마음에있어!!

약사 · 약*

블라인드 보다보면 세상 이상한 애들 많던데ㅋㅋㅋ 올만에 마음과 눈이 건강한 글을 봤네 응원해!

새회사 · y*******

형 ㅈㄴ부럽다 진짜 ... ㅠㅠ

공무원 · W*****

작은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있지만 큰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말이 생각나네ㅎㅎㅎ 행복해보여서 정말 부럽다 쓰니 가정에 언제나 좋은 일만 생기길 바랄게!

직업군인 · 잘******

형 돈은 노력하면 많이 벌수있지만

건강하고 마음맞는 배우자,자식 얻는거는 노력해도 얻을수있는게 아니더라

충분히 멋있는 인생 살고 있으니 기죽지말고 행복하게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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