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블라블라

회사 때문에 자살 생각하는 사람 있으면 봐라.

스타트업 · g***
작성일2023.04.09. 조회수1,726 댓글18

나는 어렸을 때 대기업에서 일했다.

일의 능력보다 라인을 결정해야 되는 상황이 우습더라.
일의 결과보다 라인의 이득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살게 되더라.

늘 회사 안과 밖의 누군가를 위해 내 인생을 갈아넣고 있었어.

밖의 사람들은 내가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와 내가 얼마를 버는지에 관심이 있었고 그로 인해서 내가 받는 고통이나 고민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다.

문득 그들을 엿먹이고 실망시키고 그들의 비틀린 얼굴을 보고 싶어졌다.

실행했어.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했고 다시는 회사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 했을 때 그들은 무척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봤다.

아내와 처갓집은 머지 않아 남이 되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들이 나에게 덧씌운 허상에게 주는 거였을 뿐이더라.

상사와의 약속과 그들이 약속한 미래는 밖에 나와서 보니 하찮은 거였어.

사육 당하면서 덜 학대 받는 조건으로 옮기기 위해 발버둥치는 거였더라고.

퇴사하고 나와서 차린 아이템은 몇 년 뒤에 속칭 대박을 쳤어. 회사 다니면서는 몇번이고 다시 태어나며 번돈을 모두 모아도 닿을 수 없는 돈을 벌었다.

그리고 또 까먹었지.

다시 벌고 다시 까먹고
집을 팔거나 줄이거나 대출을 받아서 다시 시작하기도 했어.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려고 살아가니
타고다니는 차도
걸치고 다니는 옷도
그저 내가 만족하는가만 생각하게 된다.

한동안 경제적으로 힘들기도 했어.

그 고생을 견뎌줄 사람을 만나서 같이 인생을 꾸려가고 오로지 그녀만 보고 살면서 중년에 접어들었다.

돈이나 성공은 내가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해.

그런 것이 아니어도 내가 이미 행복하다면 돈이나 성공은 더더욱 하찮은 것이 된다.

그런 상태에서 맞이한 돈이나 성공이 훨씬 달콤하긴 하더라.

그러니 행복할 수 없는 사고방식과 삶의 기준을 가진 사람에게 많은 돈이나 성공이 의미가 있겠어?

모든 사람에게는 가능성이 있고 기회가 있는데 그게 자기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나는 이벤트이길 바라는 멍청이들이 많더라고.

그건 그냥 돌아다니다보면 우연히 발견하는 거야.

기회나 행운도 만드는 거라고 말하는 멍청이들이 있는데 그거 찾는 건 지구에서 가장 큰 부자에게도 고민꺼리다.

확률을 높일 수는 있겠지.
그렇지만 99% 확률의 뒤에 있는 1%가 일어나기도 하고 그 반대의 일도 일어난다.

그러니 기회를 만든다는 말에 현혹되면 안된다.

회사 안의 일로
죽고 싶은 이유가
본인에 대한 평가나 타인의 기대 때문이라면
그냥 사표를 써.

대출 때문에?
사는 집을 팔아서 갚아.

집을 점유하고 사는 거지.
소유하고 산다는 건 소박한 이들의 하찮은 사고방식이다.

기간이 한달이나 백년이냐 하는 것의 차이이고 사회적 시스템에 의해서 어떤 표기를 하냐 뿐이잖아.

회사 시스템이 주는 안정감에 취하고 그 우주가 전부인 사람에게 그로부터 초월한 삶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이야기인지 안다.

그래도 니가 죽어야될만큼 소중한 거치는 아니지.

누군가 너에게 실망하거나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서 자살하지 마라.

회사를 그만둬도 괜찮아.

포스코 근처에 근무한다.

4월 7일 점심시간에 거기에 있었고
그날 세상과 작별한 분이 마지막에 계셨던 곳에서 가장 가까웠던 사람 중에 하나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죽음을 지근거리에서 마주한 후,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 "그래도 좀 살지."였다.

지금도 엄청난 트라우마로 남아있고 오래도록 그럴 거 같다.

그래서 못쓰는 글솜씨로 이렇게 지껄이고 있는 거야.

너에게서 희망을 발견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네가 너에게서 희망을 봐라.

서있는 곳에서 아직도 희망이 안보인다면 거기에 서있지 말고 다른 곳으로 가.

사실 조금만 눈을 돌려도 발견할 수 있어.

그러니 죽지마라.
하찮은 일로 귀한 생을 버리지마라.

네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멋진 순간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

진짜야.
나는 그이후 그랬어.

너도 그럴 거다.

그러니 살아.

댓글 18

새회사 · |*********

너부터 심리상담 받아

스타트업 · g*** 작성자

안그래도 가보려고. 고마워.

작성일2023.04.09.

새회사 · |*********

사고 트라우마 우습게 보지말고 꼭 가봐. 그냥 하는 말 아니고 글 보니 그럴만해서 댓글 단거야.

작성일2023.04.09.

스타트업 · g*** 작성자

심각하다고 인지하고 있고 꼭 적절한 치료를 받을 거야. 우습게 생각하지 않아. 내가 얼마나 소중한데 ㅋ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스타트업 · g*** 작성자

아무래도 그렇지. 이전에 내 모습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오지랖이랄까?

스타트업 · g*** 작성자

그래?

존슨앤드존슨 · G*********

거를 타선이 없네 ㅋㅋㅋ

한화시스템 · 바***

사람때매 죽고싶으면 차라리 그새끼를 죽여

새회사 · p*****

멋진글 삶을 대하는 깊은고민과 처절한 노력이 느껴짐

새회사 · i*********

좋은얘기야

동국제강 · v*****

글 잘 쓰네. 나는 내가 내려야 할 결정이 지금 내가 쥐고 있는 작은 행복을 놓치는 결과를 가져올까 두려운 적이 많았고 지금도 그렇다. 너의 대범함과 실행력이 부럽네. 행복해라.

POSCO · 내*********

좋은 말이네

공무원 · j******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있긴 하는데 막상 그 상황되면 그러지 못할꺼같은데 부럽네요

POSCO · d*****

공감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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