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복 주의!

삼거리포차? 거기서 친구랑 헌팅해서 처음 만났는데
28살 동갑이라 그냥 편하게 같이 재밌게 놀다가 집에 갔어.

1. 연락해서 단둘이 만나게 되었는데 대화가 너무 잘 통해서 막차까지 얘기하고 놀다가 지하철 타고 가는 도중 썸녀 본인은 회사 오전 반차라서 더 놀고 싶다 하길래 도중에 내려서 밤새 술 마시면서 얘기하고 집에 갔어.

서로 가치관이 비슷하다 보니 얘기가 잘 되더라고 연애 얘기도 했는데 극 자만추 스타일이어서 소개팅도 잘 안 한다고 했어.
어느 날은 누가 계속 한 번만해보라 해서 했는데 나쁘지 않아서 3번 만났고 상대방이 고백했는데 진정성 없다 생각 들어 찼다고 하더라. (근데 소개팅에서 이건 국룰아닌가)
근데 본인이 좋아하면 본인이 고백한다고 할 수 있다고 희망을 심어놓길래 나는 길게 봐야겠다고 생각했지.

전남친이 연락 집착이 심했다고 해서 최대한 부담 안 주면서 다가갔고 느긋하게 했어. 근데 이게 쉽지 않더라..
난 이미 혼자 손주까지 보고 왔는데ㅠㅠ
그동안 연락은 좀 성의 없다고 생각하긴 했어.
텀도 길고 단답에 이어가게 얘길 안 해주고 원래 그렇구나 하고 이해하고 넘어갔지.
그래도 만나서는 얘기가 잘 통하고 좋으니 괜찮다고 생각했어. 또 특이한 점은 일반화하긴 좀 그렇지만 카톡프사가 하나도 없더라고.

2. 두 번째 만남에도 비슷한 패턴 / 밥 먹고 술 마시면서 아침 해가 뜰 때까지 밤새 얘기했고 배가 고파서 얘기하다 보니 피자가 땡기길래 근처 공원에서 같이 피자 배달을 시켜 먹고 헤어졌지. 심지어 썸녀는 바로 출근.. 본인은 체력이 좋아서 괜찮다더라. (난 교대근무라서 여유 있었음)

여기서 연락에 대해서 물어봤어. 내가 괜히 귀찮게 하는 거냐고. 나도 단답에 할 말 없게 하니까 그렇게 느끼고 만나기 하루전에 문자했거든.
그랬더니 아니라고 내가 말을 끊길래 그랬다는데 그렇게 얘기해서 차라리 전화해야겠다 마음먹고 그럼 심심하면 전화해도 되냐니까 1초 만에 받을지도 모른다고 얘기해서 희망적이었지.

3. 한강 가서 돗자리 펴놓고 치맥과 노래 들으면서 있는데 연인들끼리 데이트하는 기분 들더라. 비가 갑자기 오길래
정리하고 다른 데 가려고 찾다가 길에 포장마차 보이길래 썸녀에 격한 반응으로 가게 됐지. 또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막차는 이미 끊겼고 더 놀고 싶은데 다음날 마지막 출근이라고 가야 된다 하더라고. 내일 퇴사 하는 거였거든. 그렇게 2시쯤에 택시 타고 집에 갔지.

썸녀는 퇴사하고 바로 제주도 여행을 가서 일주일 동안 있겠다 했고 떠나기 전에 처음 전화 통화를 했어.
난 같이 가는 동행자도 있고 여행에 방해 안 되려고 전화하고 싶었지만 참고 연락만 이어갔지. 사진도 보내주고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

문제는 이제 시작이야. 갔다 오고 만나자고 카톡 해놨는데 다음날부터 2일 좀 안 되게 연락이 안 되더라? 전화도 안 받고 그래서 난 그냥 손절당했구나 생각했어.
근데 그간 정이 있는데 이렇게 하는 건 어이가 없는 거야. 그러고 연락 오는데 물어보니까 친구랑 있다가 친구한테 휴대폰이 있었고 출장 가서 이제 받았다고 엄마 휴대폰으로 연락해서 받았다. 피씨카톡도 로그인이 안 됐다.
이러고 그냥 넘어가고 만나는 날짜 잡았어.
그러고도 12시간 연락 안 돼서 나도 이제 그만 확인을 해보고 아니면 접어야겠다고 생각했어.

4. 결전의 날 / 밥 먹고 길 걷다가 와인 가게에서 결판을 짓자 생각했지. 대기시간 있길래 산책 좀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손도 잡았는데 거부 안 하더라고 계속 잡고 가게에 들어갔지. 또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분위기 잡고 얘기했지 "우리 공통점도 많고 같이 있으면 편하고 좋은데 난 이제 신경 쓰이는 사람 말고 신경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니까 몰랐다고 하더라.
그동안 서로 각자에 대해 얘기만 했지 그런 낌새는 없지 않았냐고.

그래서 나는 그동안 배려한 거였고 전에 말하지 않았냐 소개팅남이 진정성 없어서 싫다고 그래서 난 최대한 내색 안 했고 그랬으면 부담 느껴서 더 안 만나지 않았냐니까. 썸녀도 배려하는게 느껴져서 계속 만난 거라 하더라.
그래서 솔직히 연락 안됐을 때 이제 나를 귀찮아 하는 거 같아서 더 연락 안 하려고 했다.
근데 그냥 너가 만나자고 해서 만났고 물어보고 정리하고 싶었다. 우리 처음 관계는 길 가다 전화번호 물어봐서 만난 정도니까 부담 안 주려고 노력했다고.
그렇게 시원하게 다 얘기하니까 마음은 후련하더라.

그래서 반응은 아까 얘기했던 자기한테 관심보였던 낌새가 없었던 것 같다고. 그래도 얘기듣고 부담 안느낀다고.
그냥 편하게 생각했데.
(즉 친구 같은 관계라고 생각했다는 뜻)
그래서 뭐지? 이제서야 상황이 달라진건가 생각했지.
그렇게 또 밤새 얘기하다가 헤어졌는데 지하철에서 반대편 나를 찍어서 안녕이라고 먼저 연락오더라.
그렇게 희망을 다시 품고 연락 이어오다가 지금 다시 12시간 연락두절ㅎㅎ

아무리 사바사라지만 진짜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 궁금하다.
이젠 그냥 마음을 비웠어. 친구도 걍 어장이라고 하고 접으라네 그동안 감정낭비한게 너무 크다ㅠㅠ

나는 나름 잘생겼다고 얘기듣고 자존감도 높다 생각하고 꾸준히 운동하면서 자기관리도 열심히 하는 중인데 왜 이랬는지 모르겠다 후.. 이런 적이 처음이라.
총 4번 만났고 한달 반 정도 연락했네.. 또 연락 오면 어떻게 해야 될까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도저히 이해가 안 돼서 여기에 한풀이 해봤어ㅠㅠ

귀한 시간 내서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더 궁금하면 후기도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