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2방송을 보고 또 혼자 끄적여봅니다.
모든 분들이 공감할 순 없지만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길!
------


당신이 짝사랑에 실패하는 이유.

사랑을 위한 마법의 단어는 호기심이다.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호기심을 느끼지 못하는 대상에는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것이 사물이든 사람이든.
우리가 짝사랑에 빠질 때 늘 상처받는다. 나를 보여주고 설명하고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증명하며 상대방을 붙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나를 모두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방은 더 이상 당신이 궁금하지 않다. 마치 예고편에서 결말을 모두 보여준 영화를 아무도 표를 사서 보지 않는 것처럼.

순자와 영식, 현숙과 상철. 이 두 관계 모두 달라 보이지만 ‘호기심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결국 같은 이야기다.

첫째 순자와 영식. 순자는 호기심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다. 학창 시절 어려운 수학 문제를 며칠 동안 끙끙대며 풀고 희열을 느끼던 우등생처럼 순자는 관계와 상대방에 호기심을 갖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다. 그런데 영식은 모두 답을 보여줬다. 키 크고 잘생기고 직업까지 훌륭하지만, 자신의 모든 답을 이미 보여주니 순자는 더 이상 관심을 두지 못한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은 광수란 새로운 호기심을 찾아 떠났다.

둘째 현숙과 상철. 상철도 영식과 같은 모습이지만 다행히도(?) 현숙은 순자보다는 호기심에 대한 자극이 그렇게 크지 않다. 혹은 상대 마음에 대한 배려가 지나치게 강하던지. 만약 현숙도 순자 같은 성향이었다면 상철도 영식과 같은 처지가 진작에 됐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호라는 새로운 호기심으로 한 발을 내디뎠지만)
그래서 이번 주 상철의 승부수는 절묘했다. 당신이 알지 못한 내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당신이 알고 있는 내가 전부가 아닌 것을 보여줬다. 새로운 게임의 시작을 던진 것이다. 이 승부수가 없었다면 최종 선택 커플이 되었더라도 라이브 방송에서 ‘서로 응원하는 사이’라고 마무리되었을 것이다.

사랑할수록 자신을 천천히 드러내야 한다. (광수가 그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정말로 재밌는 드라마나 소설책을 읽을 때, 너무 재밌어서 조금씩 아껴봤어요.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궁금해서 미치겠는 사람. 빨리 다음 장을 보고 싶은데 볼 수가 없는 사람. 그래서 그 사람만 떠올리면 궁금하고 설레는 사람.
물론 당신이 사랑에 빠지면 ‘머리로’ 생각하고 이렇게 행동하는 것 자체가 힘들 것이다. 온 힘을 다해서 나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으니까. 그리고 상대를 끌어안고 싶으니까.

그래서 사랑은 어렵다.

#나솔과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