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올해 1년 계약했다가 여러가지 사유로 고민 끝에 퇴사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저한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씀하시면서 협박성 발언을 하시더라고요...

가급적 계약 기간까지는 근무하고 싶었지만 퇴사를 결심한 큰 이유는 이렇습니다.
1. 왕복 3시간 출퇴근+야근으로 건강 악화
2. 크게 배울 것이 없음
3. 정규직원과의 불화

사실 3이 가장 큽니다. 일적으로 가장 많이 엮이는 상사가 남성분이신데 터치가 좀 심하세요. 팔을 잡는데 세게 꼬집듯이 잡아서 자국이 남은 적도 있고, 출장 때 제가 잘 때 찾아와서 다리를 만지신 적도 있고, 무릎을 세게 쥐어서 멍이 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미치겠는게 다른 사람들 있을 때는 안그러고 꼭 둘이 있을때만 그러세요. 저는 그것때문에 그분 얼굴 마주보기도 힘들고 맨날 피해다니는데 그분은 자기는 뭐 한 것도 없는데 왜 걔가 나를 싫어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니십니다...

그 외에도 퇴근 직전에(한 1-2분 전입니다) 업무 던져주고 이거 다 하고 들어가라고 하시고, 자기 대신에 책 빌려와라 어디 좀 갔다와라 개인 심부름 시키고, 제 사비로 시켰던 간식 훔쳐먹다가 걸린 적도 있고, T발 C야? 이러면서 요즘 유행한다는 밈이라고 혼자 낄낄 웃는것 등... 자질구레하게 있습니다. 차라리 일이라도 잘하시면 그냥 참겠는데 일처리도 엄청 답답하게 하시고 매번 구멍을 내서 그거 뒤치다꺼리도 제가 해야 해요

아무튼 이런 것들을 정리해서 부장님께 말씀드렸는데 퇴사는 안된다고 하십니다. 근로계약서상 12월까지 근무로 적혀있는데 직원이 마음대로 중간에 나가면 안된다고요. 그 외에는

- 심부름을 시켰어도 그게 업무를 위한 거면 아무 문제없다.
- 상사 때문에 그만두는 것이 하나의 원인은 될 수 있어도 타당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 너가 사회생활이 처음이라 잘 몰라서 그런데 여기서 힘들다고 도망가면 너만 이상한 애 되는거다. 다른 직장에서도 또 당하기만 할 거다.
- 상사가 너를 그렇게 터치했다고 하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없지 않냐. 걔는 분명 그냥 장난으로 했다고 하거나 별거 아닌 일이라고 말할것이다.

직접 터치하는 장면의 사진은 없지만 자국 남았던 사진이나 멍 났던 사진, 동료분 증언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런건 다 의미없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이런 일로 신고하면 감정싸움만 심하고 너 평판만 안좋아진다. 너가 갖고있는 사진으로 신고가 먹히겠냐. 이 바닥 좁다. 신중하게 생각해라. 오히려 너만 역고소 먹을 수 있다.

사실 저분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하혈도 하고 몸도 다 망가졌는데 이런것도 다 너가 알아서 관리해야 할 일이지 건강 때문에 퇴사하겠다는건 말이 안된다고 하십니다. (퇴사하면 뭐 할 거냐고 물어보셔서 병원 다니면서 좀 쉬고 싶다고 했는데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하세요) 자기는 공황장애 약도 먹으면서 버텼는데 너는 그정도도 아니지 않냐 이러시더라고요. (기록이 남을까봐 상담이나 병원은 가지 않았습니다)

신고의 ㅅ자도 꺼낸 적이 없는데 말문이 턱 막히더라고요... 이번달까지만 일하면 더 이상 안 봐도 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버텼는데 미칠 것 같습니다.

정말로 기간 다 채우고 퇴사해야 하는 걸까요? 예전에 다른 분은 3개월 근무하고 건강 사유로 퇴사하셨는데 다른 무언가가 필요할까요... 그리고 제가 퇴사한다면 회사에게 고소를 받게 되는 것인지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