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소설 창작방

#01

한화오션 · 냥***

'띠리리 띠리리링'

건조기에서 건조가 완료되었다는 알림음이 울렸다. 민지는 무거운 몸을 힘겹게 일으킨 뒤에 건조기 앞으로 갔다.
동그란 모양의 문을 열고 빨래를 꺼내기 시작했다. 빨래 한움큼을 안고서 거실로 가는 도중에 양말과 팬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민지는 한숨을 쉬고는 빨래를 거실 바닥에 던지고 다시 돌아가 허리를 숙이고는 양말과 팬티를 주웠다. 그리고 방문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여보, 거실에 나와서 빨래좀 개."

남편인 현수는 주말마다 안방 침대에 누워 나오지 않는다. 건축회사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는 현수는 요즘 매일같이 야근 중이다. 주말에 일이 없으면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그저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었다. 보다 못한 민지가 오늘은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방문을 열어 재꼈다.

"아니 당신 정말 주말마다 이렇게 방에만 있을꺼야?"
"문닫아"

현수는 한마디 툭 던지고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어버렸다. 민지는 욱하는 심정을 간신히 참고서는 본인의 화난심정을 표현하기 위해 문을 조금 세게 쾅하고 닫았다.
그리고 거실에 앉아 널부러진 빨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뉴스에서는 여의도 벗꽃행사에 관한 이야기가 보도되고 있었다. 가족, 연인, 친구들 모두가 즐거운 표정으로 흩날리는 벚꽃 나무 옆을 거닐며 웃고있었다. 민지는 집구석에서 빨래를 개고있는 자신이 비참하다고 느꼈다.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고 있을 때 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 민지는 소매로 눈물을 살짝 훔친 뒤 휴대폰을 들어올렸다. 친구 선혜 였다.

"여보세요, 야 김민지! 지금 뭐해?"
"어 나 그냥 집에 있지.. 웬일이야?"
"아니 날씨도 좋은데 어디 놀러안가?"
"... 그냥 좀 피곤해.."
"그러지말고 나가자, 벚꽃도 좀 보고"
"그럴까..?"

선혜와 통화를 마치고 민지는 마치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동아줄을 잡은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친구도 만나고 벚꽃 볼 생각하니 잠들어있던 설렘이 깨어난 것 같았다.
손에 쥐고있던 빨래를 집어 던지고는 화장실로 향했다. 거울 앞에서서 양치를 하면서 꾀죄죄한 본인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봤다. 푸석한 피부에 새로 생긴 점, 눈가 주름 그리고 아직은 애교로 봐줄수 있는 살짝 나온 뱃살. 민지는 오늘 20대 처럼 꾸며보자고 속으로 생각했다.

머리까지 감고난 뒤 머리에 수건을 말아올리고는 안방앞에 섰다. 머리를 말리고 화장을 하려면 안방으로 들어가야하는데 이 불편한 손잡이를 열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쉼호흡을 하고는 손잡이를 잡고 돌렸다. 문이 열리자 현수가 재빠르게 다시 이불을 머리 위로 덮었다. 민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듯 드레스룸 옆 화장대로 가서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기 시작했다. 요란한 드라이기 소리는 현수와 민지가 한 공간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게 해주었다. 머리를 어느정도 말린 후 민지는 화장품 파우치와 고데기를 챙겨서 안방에서 나왔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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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학교의료원 · I*********

남편 좀 바줘라..야근이 패시브인데 거따대고 빨래개라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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