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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지기 친구를 볼때마다 불편한 나

현대그린푸드 · l*********
작성일2023.05.11. 조회수551 댓글12

다른사람들한테(남편도) 얘기할수도 없고 혼자 생각하는것도 답답해서 블라에 처음 써봐. 누군가 내 얘기 들어주는것만으로도 위로될 듯 해 ㅜㅜ 조금 긴 이야기가 될거 같지만 한번 읽어줘유..ㅜ

나는 중학교 때 처음 만나 사귀게 된 25년차인 베프가 있어
그 친구는 정말 밝고 푼수끼 가지고 있는 재밌는 애야
근데 남들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그런거고 내면은 외로움과 고통이 가득차 있는 애였어
중학교때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아빠와 조부모랑 같이 살았는데 얘기를 안해서 전혀 몰랐지. 학교에서는 항상 밝았었거든.
그에반해 나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온 애였고.. 그냥 무던한 성격이야. 그리고 좀 이성적인 편이지. 나랑 정반대인 자기감정에 솔직하고 늘 명랑한 그 친구가 불편해지기 시작한건.. 아마도 나에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부터였던거같아.
고등학교때 서로 다른지역으로 전학을 가면서 자주 못보게 되었고
나는 대학진입을 했지만 그 친구는 고등학교만 나와서 바로 일을 시작했어. 그래서 20살이 된 이후로는 간간이 연락만 하는정도고 자주 보진 않았어. 안보면 일년에 한두번 정도 였던 거 같아
나는 물흘러가는대로 자연스럽게 대학나와 바로 취업하고 직장생활하면서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어.
근데 이 친구는 지금까지 안정되게 살아온적이 거의 없을 정도야
직업도 직업이지만 가족들도 이 친구를 너무 힘들게 했고 그렇다고 형편이 좋은것도 아니었으니까 말이야
20대 초중반에는 그래도 노는거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니 그래도 얘가 어찌저찌 살아간거같아
가끔 만나서 놀아도 딥한 얘기 잘 안꺼내고 또 앞에서는 일부러 명랑한 모습만 보여줬거든
또 언젠가 만났을때 그 밝은 애가 세상 어두운 얼굴로 웃음끼 없이 말하는거 보고 크게 걱정했을때도 있었어
자주 봤으면 어땠을지 모르지만 우리 둘 다 현생사느라 가끔 만나게 되면서 학창시절보다는 좀 멀어지게된거같아
그러다가 몇년전부터 이 친구가 심적으로 굉장히 힘든일을 나한테 밝히면서 나도 같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어
친구가 받은 고통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비할바가 아니지
근데.. 내 주위에 이렇게 끊임없이 힘든일 불행한 일이 있는 사람이 딱 이 친구밖에 없어..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어 친하다고 해도 다 얘기안하는 부분도 있을거고, 솔직히 나만해도 내 치부나 힘든일을 그 친구에게 다 오픈한적이 없었거든.
나는 속으로 삼키는 편이고 감정표현도 잘 하지 않고 냉정한 부분도 있지만 친구는 감정적이고 매우 솔직하고 마음의상처가 많은애야.
그리고 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나랑 다른 한명밖에 없는데 힘든 일 대부분을 나한테 털어놓아.
가족 문제 남친 문제 건강문제들을 내가 들어주면서 정말 자주 통화하고 만나게 되었고 상담해줬어. 멘탈이 약해질대로 약해져고 우울증도 오고 그래서 그동안 맘고생 많이 했겠구나 싶어서 짠했지
근데 심적으로 기댈사람이 나밖에 없으니까 나도 스트레스 받기 시작하는거야. 회사에서도 수차례 전화하고 퇴근해서도 힘든 얘기 들어주고 상담해주고.. 처음에는 나도 걱정하는 마음으로 들어줬지만
내가 이성적으로 조언해주는 말도 그애한테는 안들리고 했던 얘기 반복하고 나만 의지하니깐 진짜 어느순간 전화받기 싫어지더라고.
그러다가 최근에 그 문제들이 어느정도 해소되면서 그 친구가 이제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어. 그리고나서 작년 이맘때쯤 만났는데 이 친구가 갑자기 자기가 어디 투자해서 돈이 다달이 들어오고 있다며 나에게도 권유를 하더라고? 딱 봐도 사기인대도 애가 없는 형편에 대출까지 내서 넣었대. 그래서 내가 계속 뜯어말렸어. 자기가 다니는 교회에 장로인지 뭔지가 소개해준건데 그 사람 자체도 굉장히 독실하고 착한 사람이고 권유한 코인도 믿을만하다고만 하는거야
내가 사기피해자 카페까지 가입해서 친구를 설득했는데 요지부동이길래 나도 열받아서 다신 내앞에서 그얘기 하지말라고 했어. 그리고 나서 간간히 전화하고 한두번인가 만났다가 이번에 만나서 하는 말이 다 날렸대. 4천정도 된다고. 그 장로라는 사람도 이상하다고 지한테 3개월만 만나보자고 했다고.
아.. 이 얘기 듣는데 친구가 너무 한심한거야..
더 화가 나는건 또 나한테 이거 해봐라 하면서 핸드폰을 보여주면서 다달이 돈들아온다고 하는거..
얘는 나한테 이런말 아무렇지 하는게 쪽팔리고 민망하지도 않나 하는 오만 생각이 다 들었어
지도 뭐에 씌였었나보다 하면서 그때 니말 들을걸 하고 지금 돈들어오는거 보여주는데 돈4천 잃은 사람의 모습으로 안보이더라고
지금 직장도 관두고 그 돈들어오는걸로 대출이자 갚고 생활비 쓰면서 최소한의 삶만 영위해가는거같아
내가 아는 그 친구는 굉장히 의심도 많고 싹싹한 애거든. 근데 걔가 그렇게 사기당하고 사람볼줄을 몰랐어. 그 장로라는 놈이 추근덕댔으면 당장 교회도 바꾸던지 해야지 지가 믿는 종교가 이단인데 거기밖에 없다며 계속 다닐 모양이더라.
자기가 가장 심적으로 고통받고 있을때 구원해준 종교라고.. 휴..
나는 요 몇년갇 이 친구를 만나면 기분좋게 일상얘기 한적이 거의 없는거같아. 주위 친한사람중에 이렇게 항상 삶이 안좋은 쪽으로 버라이어티한 지인있어? 열심히 충고도 상담도 해주고 그랬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선 친구가 너무 답답하고 만나기가 싫어져.
그래도 몇십년을 알고지낸 친구인데 내가 단면만 보고 친구에게 정떨어졌나 싶기도 하고 양면적인 마음이다 진짜.
이 친구를 제외하면 다른 친구들은 다 나같이 평범한 삶을 당연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인데 제일 친하게 지낸 이 친구가 굴곡많은 삶이라서.. 굿도 나는 영화에서만 하는줄 알았는데 긋도 여러번할 정도로 그러니깐 참 그래
그 친구가 짠하면서도 불편하다..

적고보니 정말 긴글이 되었네.
속마음이라도 이렇게 적어놓고 한탄하니깐 좀 후련하다
블라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ㅠ

댓글 12

동화약품 · 까*****

어떻게 25년이나 관계를 유지 했데...

한국철도공사 · 보****

감정쓰레기통으로 쓰는거지

저런사람 주변에두면 피곤함

공무원 · m****

당분간 좀 안봐야지
오랜친구는 잠시 안보다 봐도 반가워~

새회사 · l***

너가 그 친구랑 친하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뭐임?

오래 알았다는 거 빼고

현대그린푸드 · l********* 작성자

내가 이 친구 만났을때 소위말하는 가스라이팅을 당했어. 얘가 소유욕이 있어서 너의 베프는 항상 자기라고 말하고 다녔거든. 그래서 그 베프라는 허울안에 갇힌거같아. 적고보니 소름이네ㅠ

새회사 · l***

오래된건 익숙해지기 마련이지. 애인이든 친구든.
실제로는 이미 다 끊어진 연인데

내가 이 친구와 아직 무언가가 남았는지 생각해봐

제일기획 · H****

어릴땐 비슷한 수준에 친구가 될 수 있었지만 너무 달라져있네 에휴 답답하겠다

현대그린푸드 · l********* 작성자

맞아 이거야 학창시절은 따지는거없이 친구가 되었지만 나이먹어갈수록 벌어지는 간극이 참ㅜ

라인플러스 · d*****

나도 그런친구 있어 진짜 베프였는데 나이들고 각자 다른 직종에서 사회생활하다보니까 너무 달라지더라
하다못해 같은 옷을 똑같이 사서 입을 정도로 비슷한 취향이었는데 이젠 만나면 왜 저런 옷을 입고 왔지.. 싶을때가 있어.
심지어 내 베프도 쓰니 친구처럼 온갖 힘든일있을때만 연락오고...
슬슬 바쁘다고 핑계대거나 거리를 둬봐... 난 지금 거의 연락 안하게 되었는데 오히려 마음이 편해 한편으론 그렇게 반쪽같던 친구를 잃은게 참 서운하기도한데... 나이드니까 친구고 뭐고 그냥 내 가족 챙기고 그때그때 생기는 인연들 소중히하며 사는게 젤 편한거같아

현대그린푸드 · l********* 작성자

자연스럽게 멀어지는게 제일 베스트인데 그 친구가 너무 고통스러워할거같아 휴 자주 만나진 않아서 그나마 다행인데.. 앞으로 그애 앞날에 더이상 힘든일이 없기만을 바래야겠어ㅜ

새회사 · 업***

혼자 서 있을줄 알아야하는데 그게 심하게 안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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