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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씹흙수저 삶

공무원 · l********
작성일2022.12.26. 조회수1,545 댓글16

내나이 29 곧 30
어릴적 학창시절엔 가난한 애들 적지 않게 봤다
나보다 더 못사는애 나보다는 좀 나은애 많았지

난 어릴적 기초생활수급권 받으며 살았는데
그마저도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서
지금으로치면 3인가족이 월 100만원도 안되게 살았다
식비도 부족하게 그렇게 살았다

초중고 다 무료급식 먹었는데
교무실 불려갈때마다 애들이 알까봐 너무 불안했고
선생들도 가난한 애라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죄지은놈처럼 머리 숙이고 교무실 들어가고 했었지

대학교 다니는 친구들 보면 부러웠다
뭐 장학금 받고 다니는 애들은 공부 잘해서 그런거고
장학금 받을정도 아닌데 대학교 다니는 애들..
엄마아빠가 모아놓은 돈, 현재 벌고있는 돈으로 대학 다니는 애들..

난 공부도 못했고 집에 돈도 없어서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대학교 다니면서 알바로 돈 벌기엔 우리집이 너무 가난해서다

그래서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너무 고되더라
저축은 커녕 생활비 버는게 그렇게 힘들더라

친구들은 대학교 다니면서
매주 매달 적게라도 용돈 받고, 알바하고 대학생활 즐기며 하하호호 하는데 나는 너무 비참한 인생이더라

페이스북 보면 눈물이 나더라
나도 저런 평범한 인생을 살고싶어서

돈도 없고 가난하게 살았으니 뭐 정신은 멀쩡하겠나
자존감 최악 자신감 최악 그리고 우울증
나를 가꿀 돈 조차 사치기에 외모 가꾸는 돈도 아까웠다
나는 자연스럽게 도태됐고 여자친구를 사귈 수도 없었다

군대에서의 삶..
나는 군대에서의 삶이 좋더라
나에게 있어 군대는 너무 힘든 현실에서의 도피처였다
군대에서 본 선임 동기 후임.. 나보다 못사는 애는 없었다
나는 흙수저 중의 흙수저였다.

전역이 다가오는게 싫었다
이 도피처를 벗어나 다가올 현실이 너무나 칠흑같기에
그러다 전역을 하고 나는 또 우울감이 찾아왔다

나의 아빠는 내가 어릴적부터 없었고,
안그래도 혼자 우릴 키우느라 아팠던 우리엄마
내가 군대에 가있는동안 엄마에게 큰 지병이 생겼다.

23살, 전역하자마자 나는 몸을 굴리며 돈을 벌기 시작했다.
나는 이제 가장이 되었다.
야간 방범, 상하차, 편의점, 토목현장, 공사..
몸이 남아나질 않았다.

24살, 돈이 차곡차곡 모이기 시작했다.
한 달 170남짓 벌며 엄마와 둘이 생활하고
난 꿈을 위해 매달 40만원씩 저축했다. 내 꿈을 위해서
그러면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내 인생 최고로 열심히 살았다..

25살, 1월 1일에 모든 일을 그만두고 공부에 전념했다.
10개월간 모아놓은 400만원으로 엄마랑 같이 생활했다.
보일러 뗄 돈이 없어서 집에서 옷을 3겹 4겹씩 입었다.
음식 먹을 돈이 없어서 국수와 라면만 먹었다.
물 먹을 돈이 아까워서 수돗물을 마셨다.

1차 합격, 2차 합격
기분은 날아갈 것 같지만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었다.
문제는 수중에 돈이 한 푼도 남아있질 않았다.
부랴부랴 알바를 구해 돈을 벌며 3차를 준비했다.

3차 면접시험..
생애 처음으로 파마도 해보고
생에 처음으로 정장도 입어봤다.
이마저도 돈이 없어 시에서 청년 취업도움대책으로 대여해주는 정장을 빌렸다.

몇 주 후 들려온 최종합격 발표엔 내 수험번호가 떡하니 쓰여있었다.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그리고 곧장 생각난건 돈이 한 푼도 없다.
비록 시험에 합격했지만 나는 놀 시간이 없었다.
같이 시험준비하던 주변사람들은 죄다 여행다니고 놀 거 다 놀더라..
난 바로 일자리 구해서 돈을 벌었다.
그래도 내 생에 마지막 알바일텐데 재밌고 벌이도 되는 일을 해보자 해서 꽤나 재밌게 일했던 것 같다.
같이 일했던 사람들과 비교되더라.. 경제력의 차이가

그러다 임용이 됐고, 시간이 점점 흘렀다.
선배, 동기, 후배.. 주변에 보면 다들 넉넉하게 부족함 없이 살더라
차가 꼭 필요한 직렬이라
취업했다고 부모님한테 차 물려받거나 부모님이 차 사주는 사람들 참 많더라.. 주변에 너무 많더라
근데 나는 돈 없어서 당시에 마통 뚫어서 10년 된 중고차 뽑아서 지금 4년째 타고다닌다.. 삐걱거리는
아직도 이 빚 못갚았다;

다들 돈도 많이 모아놓았고, 누구는 결혼하고 애 낳고, 누구는 집 샀고, 누구는 신차 사고..
직장사람들 보면 나보다 못사는 사람은 없더라
하긴 나보다 가난한 사람 찾는게 훨씬 어려우니까
부모님은 알아서들 살테고, 이 월급으로 자기만 살면 되니까 부족함이 없다 다들

난 입사한지 거의 4년이 지났지만 단 한푼도 모으지 못했다.
너무 큰 병에 걸려버린 우리엄마의 생활비, 병원비, 약비 모든걸 지원해야하기 때문이다.
우리집 재산이라곤 임대주택 포함해서 단 돈 몇천만원밖에 안되기때문에.. 그 돈을 갉아먹을 수는 없는거고
엄마는 옛날부터 아팠기에 한창 경제생활 해야 할 시기에
일도 얼마 못해서 노후자금도 없다.
국민연금도 거의 안나온다..
일시불로 500만원이나 받으려나..

끝이 보이지 않는 엄마의 투병생활
그리고 엄마의 생활비와 노후자금
내 생활비, 내 미래 다 내가 책임져야한다.
1년을 넘게 만난 여자친구는 나와는 결혼 못하겠다며 떠나갔다.

흙수저인생
나는 언제 구축 아파트라도 들어가 볼 수 있을까
냄새나는 임대주택에 신물이 난다.

나도 남들과 같이 평범하게 살 수 있을까
나도 남들과 같이 결혼 할 수 있을까
나도 이젠 좀 편안한 인생을 누릴 수 있을까

지금도 퇴근하면, 쉬는날이면 노가다 뛴다..
허리와 손목이 많이 아프다
쉬는 날에도 온전히 쉴 수가 없다

이 끝없는 우울감을 누가 알아줄까
오늘도 운다
인생 너무 힘들다

댓글 16

새회사 · 하*********

쪽지 확인해봐
선물 보냈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 · k*******

난 겸직으로 노가다하라고하면 안함

카카오뱅크 · l********

이 정도면 싸패아닌가..

작성일2022.12.26.

공무원 · l******** 작성자

못하게하면 걍 자살할래

포스코인재창조원 · 4***

내가 열심히 살면 미래에 행복할거라는 희망 없이 제자리면 너무나 속상한걸...! 하지만 내인생의 전환점이 올거야!

이번주 로또 당첨 되길 기원해!!!

SK텔레콤 · l******

버티다보면 언젠가 좋은 날 오드라
나도 꼬이고꼬여서 인생 거의 포기했었는데
36부터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술술 상황이 바뀌어서
지금은 잘 살고 있어

희망놓지 말고 노력하며 조금씩 나아가봐
어느 순간 바뀐다 그러니 힘내라

읽는데 맘이 많이 아프다ㅜㅜ

새회사 · i*******

나도 만만치않은 흙수저라고 생각했는데..
많이 힘들겠다. 나도 그 마음 뭔지 알아,
아침에 일어나면 눈뜨기 싫은 그 우울감...
죽지 못해 사는 그 느낌
그래도 볕뜰날 반드시 올 거라고 믿어

NCSOFT · 님***

나는 초딩1학년때 가방없이 쇼핑백 들고 다녔지만 지금 결혼해서 잘살고 이으니까 힘내라고 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날 있을 꺼야

삼양사 · 답********

어릴적 아버지가 없는데 3인가족 월100으로 살았는데 지금은 어머니랑 단둘이 산다고 썼는데 누구한명 어디다가 둠

LG디스플레이 · i*******

아버지아님?

공무원 · l*********

1. 부모님 기초생활수급 신청-동사무소(독립지원별도가구특례 요청)
2. 재난적의료비 지원 요청-건보공단

공무원 · j*********

어린데 이제 시작이야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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