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블라블라

공부 잘하는법 가르쳐줌

의사 · 구****
작성일2023.05.09. 조회수1,499 댓글40

야밤에 당직서다가 화려한 과거가 생각나서 써봄.

내가 당직비 이거 받자고.. 한때 내가 받던 과외비가 얼마였는데... 하지만 이제 과외시장을 뜬 김에 비법 풀어봄.

***

1. 공부를 왜 하는가?

당연히 인격의 도야나 심성의 수양을 위해 공부한다고 할 사람은 없을거고 있어도 이 글과는 무관함.

'공부를 하는 이유는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고, 시험을 잘 봐서 그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임.'

대유잼 토픽도 아니고 세상의 재밌는걸 다 냅두고 공부같은 노잼인걸 하는 이유는 시험점수를 잘 뽑기 위해서다.

그럼 시험점수를 잘 뽑기 위해서는 뭘 해야하나?

길게 이야기하면 시험이 뭘 평가하고자 하는지를 파악해야 하고, 그 평가기준에 본인이 미달한 측면을 채워나가야 함.

2. 하지만 현실은?

내가 항상 과외학생과 학부모를 앉혀두고 맨 먼저 하는 말이 너희는 '이중의 무지' 상태에 빠져있다는 거임. 학생들은 숙지해야 할 교과상의 내용을 모르는데, 자기가 뭘 모르는지도 모름.

즉, 시험범위가 1, 2, 3... 10이라 치면, 그 중에 당연히 모르는게 있을 수 있음.(1,2,7을 모른다고 하자) 하지만 자기의 빈 부분이 어딘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3,4,5를 공부하고 있으면 비효율적이고 삽질이 될 수밖에 없는거임.

그럼 매 순간 우리가 평가받는 범위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고, 그 중에서 내가 아는건 알아서 맞췄을테니까 넘어가고, 내가 뭘 모르는지를 빨리 알아내서 그 부분의 빈틈을 메꿔야 함.

하지만 대부분의 90%의 학생들은 이걸 못 함. 내가 아무리 서울 변두리 평준화 일반계고를 나왔다지만, 고딩때 친구들 보면 시험 끝나고, 문제집 풀고 채점도 안 하는 애들이 태반이었음. 분명 이 대목을 보고 찔리는 사람이 있을거임.

3. 그럼 어떻게?

시험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기준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건 예년의 시험문제들, 통칭 '족보' 라고 불리는 그것임.

족보를 풀고 -> 틀린 걸 분석하고 -> 다시 풀고 -> 다시 풀었을때 맞출 수 있으면 그걸 '배웠다' 라고 부름. 처음엔 당연히 풀이과정을 그냥 암기해서 옮겨적는 수준이지만, 그걸 두번, 세번쯤 해보고 정 막히면 선생한테 가서 물어보든 요즘엔 gpt한테 물어보든 누군가가 가르쳐줄 사람은 있음.

그 다음에는 족보보단 덜 중요하겠지만 재현율이 높은 문제들을 풀고 마찬가지로 빈칸을 채우는거임.

의사국시에선 5개년 기출 -> 임종평, 수능에선 6/9/수능기출 > EBS 연계교재 > 사관학교/경찰대 기출 > 교육청 모의고사 > 문제집, 사설 모의고사 순으로 중요도가 높으니까 풀고 -> 스스로 평가해서 빈 부분을 메꾸고를 반복하는 과정임.

이 과정에서 내가 계속 반복해서 틀린 부분이 바로 진짜 내가 중요하게 공부해야 할 내용임. 시험에 나오는데도 모르는 게 있으면 다음 시험에서 난 그 문제를 틀리고 점수를 까일테니까.

4. 방법론

그리고 전반적인 과정 역시 평가해야함.

스스로 보았을 때 언/수/외/탐 중 무엇이 약한가? 어느 분야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투자해야 내가 목표한 점수를 받을 수 있는가?

최초 예측에 따라 투자했을 때 얻은 결과값은 무엇인가? 내가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한 건 뭔가? 내가 기대한 만큼의 집중력과 역량을 발휘해 지정된 과업을 달성했는가? 같은 평가 및 계획 process가 작동해야함.

예컨대 언어 97 수리 80 외국어 100 화1 48 화2 47 생1 50이다 -> 이러면 수리에서 틀린 문제들이 많으니까 시간의 대부분을 수학에 투자해야함. 내가 수능까지 남은 기간이 1년 8개월인데, 1개월은 수능 파이널 준비에 쓰고, EBS 문제집이 발간되는 1월부터 11월까지 뭐를 언제 끝내고, 뭐를 얼마만큼 안에 하고 - 를 역산하면 내가 수학에 쓸 수 있는 시간이 나옴.

그리고 위 시험지를 분석했을 때, 내가 잘 몰라서 우수수 틀린 기벡/적통때문에 점수를 까먹었으니 해당 파트를 몇 개월 안에 1사이클을 돌려야 할 거임. 그걸 위해선 쎈과 정석을 푼다 치고, 대충 하루에 2개 단원씩 본다고 계획을 짤 수 있음.

하지만 어느 날은 게임을 하느라 못 했다 치고, 어느 날은 자다가 못해서 완수율이 60%밖에 안된다 하면 이 방해요인을 어떻게 배제할 것인가도 역시 계획할 수 있음. 롤은 목표달성을 100% 한 주말에만 한다던가, 음악/미술 수업시간에 딥슬립을 때린다던가- 식으로.

끊임없이 내가 앞으로 뭘 해야 하는가, 족보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는게 최우선임. 그 다음 완수했나/못했나, 했다면 보상을, 못 했다면 재평가 및 추후 계획 보완을 통해 가능한 한 최선을 만들어내는 게 공부라는 과정임.

요샌 이걸 자기주도학습이라고 부르더라고. 물론 충분히 학생과 교과범위를 꿰뚫어보는 선생은 타자주도 학습을 시킬수도 있었음. 애가 안하면 답도 없었지만...

5. 요약

결론은 간단함.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임. 적(시험) 이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 알고, 나(내가 아는것)는 어느 정도인지를 깨달으면 뭘 해야하는지가 나옴. 거대한 시험이란 존재를 족보라는 도구를 가지고 잘게 부수고, 다시 그 잘게 부순 평가기준 조각을 매일의 과업으로 꼭꼭 씹어서 으깨버리고 흡수하고. 공부는 이 과정의 단순한 반복에 불과함.

물론 머리가 나쁘면 이 과정이 존나게 오래걸리고, 러닝커브가 길어져서 목표한 시일 안에 원하는 레벨에 못 도달 할 수 있음. 솔직히 말하면 난 머리도 좋았음 ㅎㅎ;;

다만 지능이 높아도 공부를 안 하면 안됨. 지능이 높다는 건 빨리 배워서 지식의 축적속도가 빠르단 소리지, 지식의 절대량에 이미 누적된 차이가 있으면 지적 역량은 지능이 낮아도 많이 쌓아놓은 놈한테 밀릴수밖에 없음.

그리고 위 과정이 지식의 양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쌓기 위한 방법임.

댓글 40

스타트업 · w*********

이 글은 공부를 잘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1번은 시험점수를 위해서라고 하는 게 좀 특이함. 시험만 잘 치려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전혀 없어. 성실하고 곧이곧대로 공부하는 스타일에 꼴랑 국시에(이 개옵세한 성격만 봐도 졸업사정에 걸렸을 거 같지 않음) 족보를 5번이나 훑고 갔을 정도로 정석적인 글쓴이인데 이런데도 불구하고 성적이 좋았던 건 그냥 작성자가 머리가 좋았던 거임 ㅋㅋ

한국GM · B*******

메타인지라는게 이런걸 말한다고 하네요

새회사 · i********

ㅇ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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