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기재부에서 ‘승진 시 군경력 인정은 부당’하다는 골자로 공문이 내려왔고
정부 말을 정말 잘듣는 한전은 이미 내부적으로 규정변경을 검토 중이야. (우리회사는 노조가 사측이거든..)

아마 한전을 시작으로 대다수의 공공기관들에게 적용될 것이고,
마치 이것이 평등인 것처럼 여론몰이해서 군경력을 인정하는 모든 사기업에도 적용되겠지.

그런데 군경력을 인정해주는게 불평등일까?

동일한 조건, 능력, 계획을 가진 두 사람 중 하나는 군필, 하나는 미필이라면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군필은 미필에 비해 모든 경제활동이 2년 늦어지게 돼.
졸업도 2년 늦어지고, 입사도 2년 늦어지고, 승진도 2년 늦어지겠지. 그런데 정년은 똑같아.

이게 바로 불평등이야.

우리는 국가의 의무를 다 한 사람에게 큰 보상을 달라는 게 아니야.
의무복무 2년간 직업군인 수준의 봉급을 바란 것도 아니고, 제대 지원금을 바란 것도 아니고, 입사 시 군가산점을 바란 것도 아니고, 정년을 늘려달라고 한 것도 아니야.

그저 불평등이 생겼으니 그것을 보정해 줄 사회적 장치가 필요한 거라고 외치는거야.
근데 이 정부가 그 장치들을 다 걷어차고 있어.

1. 내가 군대 가있을 동안 2년 먼저 입사한 미필 대학동기와 같은 호봉을 인정해 달라는 것,
2. 그리고 그들과 동일 선상에서 승진시험을 볼 수 있게 해달라는 것.

이 두가지는 함께 가야 할 당연한 평등인데
이게 중복 혜택이라고 그마저도 하나 없앤다고? 어떻게 혜택이라는 표현을 쓰는 지 모르겠다.
나머지 하나도 없어질 날이 머지 않았어.

다시 말하지만 이건 우리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모든회사들에서 벌어질 일들이야.

그리고 여성과 남성의 불평등이 아니라 미필과 군필의 불평등이니 성차별 문제로 확산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강철부대 보면서 군대 갔다온 거 자부심 느껴지다가도
현실은 여러모로 우울해서 자부심 다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