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에 도착해서 와이프는 조수석에서 주무시게 냅두고 나는 애랑 화장실 갔다가 나왔음

애가 뽑기하고 싶대서 뽑기기계 있는지 찾을려고 어슬렁 거리고 있었는데 와이프한테 전화옴

"차가... 앞에.. 범퍼.. 치고 갔어..여튼 앞에 몰라 빨리 와봐"

자다 일어나서 횡설수설 하길래 일단 주차한 데로 감

들어보니, 자고 있는데 옆차가 문을 열면서 내 차를 쾅하고 쳐서 깜짝놀라서 일어났는데 살펴보지도 않고 휴게소로 갔다고 함.

보니까 조수석 문을 열면서 내 차 휀더를 찍어놨음.
상대차 조수석 문짝도 그 높이에 내차 페인트 묻어있었음.
심하진 않았지만
'살펴보지도 않고 그냥 갔다는 증언',
'그냥 와이프한테 호출당했다는 그 자체',
'연락처 안 붙은 상대차(하필 쏘카)',
'이런 건 어떻게 처리해야되나 하는 당황감'
이런것들 합쳐져 많이 짜증이 났음.

경찰에 전화하니 문콕은 교통사고가 아니기 때문에 소송?이런거로 해야한다 근데 출동은 하겠다고 함.

고속도로 막혀서 경찰 두분 15분 정도만에 옴.
문콕 자국이 경미하여 그냥 갈껄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함.
경찰분들한테 설명하고 그냥 갈껄 괜히 번거롭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함. 그래도 이해해줘서 고마웠음.
여튼 연락처 없어서 경찰분들이랑 5분 더 기다림.

(아 진짜 한번 살펴보고 죄송하다고 했으면 그냥 갔을 수 있는 수준임. 이미 문짝에 문콕 수십번 당했고 돌빵자국도 있고 나도 차를 별로 애지중지하지 않기 때문.)

드디어 차주?분 오심.
그냥 차에 타려고 하길래 저기요 부르면서 차에서 내리는데 경찰 두분도 보고 계셨는지 저벅저벅 걸어오심.

차주분 그러니까 운전자 분은 마르고 젊은 아니 어린..갓 30이나 되었으려나..남자분이고 여자친구?분이 조수석에서 내리면서 내 차 찍으신 분이었나 봄.
퉁퉁이와 이슬이 커플이 와서 험악한 분위기로 발뺌하고 배째라고 할까봐 걱정했는데 아니어서 다행이었음.
근데 경찰 대동 동시에 현장을 덮치는 느낌(?)으로 되서 뭔가 많이 놀라신 것 같음. 좀 미안해서 경찰 내가 부른건 아닌데 오셨다(?)는 늬앙스로 해명함.

경찰분이 이래저래해서 여기가 찍혔다고 하시고 저기 문에도 페인트 묻어있어서 맞는거 같다고 커플에 설명하심.

남자분 반쯤 넋이 나가서 어..아..예..죄송합니다.. 휀더 찍힌거 사진도 찍고 하는데, 뭘 하려고 하는건 아니고 그냥 뭘 해야할지 몰라서 아무거나 하는 것 같더라...

명함을 하나 주길래 전화하면서 봤는데 어디 방산업체? 선임연구원 이었음 남자분의 외형이나 애티튜드에서 뭔가 나와 비슷한 이과 사노비의 향이 느껴졌는데 정확했다 소오름...

괜히 동질감도 느껴지고, 조수석에 탄 사람 때문에 운전자만 괴로워지는 것 같아 보기 힘들어서 보험접수해서 연락달라고 하고 왔는데 집에 도착하니 손해보험접수는 되었더라.

내차 19년식 이클인데 센터보내서 휀더 한판 하면 최소 30인것 같고 운 나빠서 몇일 걸리면 렌트비(이건 안하겠지만)까지 하면 돈 좀 나오겠던데...

일단 그 코딱지만한 흠 때문에 죽전센터까지 가야하나 라는 생각도 들고, 한번 살피고 사과만 했어도 넘어갔을껄 왜 잠자는 됒..사자의 코털을 건드려서 이렇게 만드나.. 그래도 경찰은 심했지 자책도 좀 들고 그러다가 그래도 문콕 막 하고 그런건 잘못된거지! 본보기를 보여줘야돼!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심정이 복잡함.

그 친구 잘 살았으면 좋겠다. 둘이 싸우고 헤어지진 않았겠지? 그 여친은 이제 문콕 조심하겠지?
아 근데 나는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