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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친구 이야기.

전북은행 · B*****
작성일2018.10.02. 조회수753 댓글15

그냥 밤이 늦어서 남겨보는 예전의 친구 이야기야.

그 친구하고 나는 군대에서 알게 됐어. 같은 영내이지만 서로 소속도 다르고 기수도 달라서 딱히 엮일 일은 없었는데 나중에 부대 내 교회에서 알게 됐어.

그리고 나중엔 걔가 고향도 나이도 나랑 같다는걸 알고 나중에 내가 수병님 잠깐 나와 보실래요? 한 다음에 친구하자고 그랬지. 그렇게 부대 내에서 새로 친구를 만들게 돼서 걔가 비번이면 주말에 놀기도 하고 각자 방에서 통화하기도 하고.

제대한 뒤에도 학교는 달랐지만 집은 같은 지역이어서 가끔 만나서 놀기도 하고 수영장도 가고 여름에 바다도 가고 목욕탕도 가고.. 그 어린 시절에 고민이나 이성, 신앙 가끔은 성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잘 지냈어. 제일 고마운건 내 졸업식에도 와줬었고.

문제의 시작은 여기부터야.
내가 먼저 취직을 하고 걔는 학생일 때인데. 걔가 대학교 거의 막바지까지 딱히 연애 경험이 없었어. 그러다가 페북에 여자랑 밥 먹는 사진이 올라오더라? 처음으로 사귀어보는 여자친구였던거지. 그때는 아 사귀는 사람이 새로 생겼나보다 하고 말았고.
한 달 뒤에 걔꺼 페북에 걔의 다른 친구가 "XX는 여친 있어서 좋겠네~~" 라는 글이 있었고,
걔가 답글을 달았어 "헤어졌어 ㅎㅎ"
그래서 나는 이때 이 친구가 마음의 상처는 없나보구나.. ㅎㅎ하고 웃음으로 넘길만한가보네. 한 달이면 정이 얼마나 들었다고 뭐 얼마나 좋아했겠냐 싶더라고.

그래서 내가 카톡으로 농담을 한답시고
"너는 왤케 진도가 빠르냐 ㅎㅎ" 이런 메세지를 보냈지. 걔는 그게 무슨 말이냐고 그러고, 나는 무슨 진도가 그렇게 빨라서 한 달만에 사귀고 헤어지냐 진도가 다 끝났네. 그랬고. 그 친구는 그때부터 열을 내면서 "야 너는 그럼 부부간에도 결혼하고나서 이혼까지 해야지 진도가 다 끝나는거냐?!!"라면서 화를 내기 시작했어.

그때 내가 생각한 분위기가 아닌걸 알고 바로 사과를 했는데 그 친구는 받아주질 않더라. 그리고 그렇게 그 친구는 나힌테 연락을 끊었어. 이게 벌써 7년 전의 일인데 나는 아직도 그 친구가 궁금하고 다시 잘 지내고 싶어. 그 일이 있고나서 내가 계속 사과하고 장문의 메세지를 보내도 답이 없더라고. 1년에 한 번 정도는 나 혼자 이따금 연락을 해봤던 것 같아. 그래도 끝끝내 답을 안 주고 사과를 안 받아주더라.(읽씹)

물론 내가 100% 잘못한 것은 맞아. 지금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내가 경솔한 농담을 했었지.

그렇지만... 이게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그렇게 여러번 사과를 했음에도. 나는 영원히 "용서받지 못한자"가 되어야만 하는가.. 좀 의문이긴 해.
재작년엔가 어디 사냐 잘 지내냐는 말에 어디 산다고만 이야기하고. 더는 답을 않더라..

우린 서로 좋은 친구였던거 같은데. 시간을 다시 되돌리지 못해서 참 안타깝네. 지금은 경기도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한다고 하더라. 이제는 나도 연락처 다 지웠고 우연히 길에서나 마주치지 않는 이상 더는 볼일은 없을거 같아. 하지만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
ㅇㅇㅈ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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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댓글 15

한국전력공사 · I*********

잘못하긴 했는데 저렇게 몇년간 사과를 안받을 만큼 잘못한건 아닌거 같은데. 너도 뭐 못났다고 그러냐. 할만큼 했다 보내줘라

전북은행 · B***** 작성자

그르게.. 내가 잘못한건 메세지 몇 줄이었는데. 그게 누군가에게 평생 용서받지 못할 잘못인가 의문이야. 그래도 가끔 생각나고 다시 봤으면 좋겠다 생각 드는데. 이젠 보내줄라고

현대중공업 · 경******

형이 그때 농담삼아 이야기한 시점에.친구분은.. 뭔가 쌓여있던 감정이 폭발하려고 했던 타이밍인듯.. 그게 형이 대상일수도 아니면 헤어진 여자친구.. 아니면 지인들..

나도 마찬가지로.. 엄청 친했는데.. 일순간 감정으로 뒤틀려서 연락 안하다보니.. 몇년간 그리고 지금까지도 안하는 친구들이 있어..

궁금은 하더라.. 잘 살고 있는지..
다시 만나면 전처럼 행동할 수 있을듯.. 어릴때 친구니깐

형 친구분이.. 타이밍을 놓쳤을수도 있어.. 삶이 바쁘다보면.. 정말 그리운 친구라면 전화를 해보는게 어때??

전북은행 · B***** 작성자

전화는 걔가 안 받고. 그 일 있고 1년 뒤 2년 뒤.. 계속 최소 1년에 한 번 정도는 내가 사과하는 장문의 메새지도 보내고 했었어. 근데 정말 끝까지 대꾸가 없더라.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에 마지막일거라 생각하고 보낸거에. "나 경기도 산다" 이러고 끝...ㅠ
계속 미안하다 했는데 평생 용서받지 못하는거니?

작성일2018.10.02.

현대중공업 · 경******

전화도 했었구나... 나도 어릴때부터 친했던 친구... 내가 먼저 직장 들어가면서 걔는 그 당시 대학원생이었는데.. 연락을 안했었어.
.. 좀 미안해서 그런데 6년이 흘러서 연락을 했는데.. 반응이 쌀쌀 맞더라..

작성일2018.10.02.

전북은행 · B***** 작성자

Unforgiven

작성일2018.10.03.

삼정KPMG · 재****

이게 사람마다 받아들이는게 다른거 같아~ 특히 군대에서 만난 사람은 더 조심해야지!
나도 군대에서 엄청 친했다고 생각한 후임이 있었는데, 둘다 전역하고 나서 길가다 우연히 마주쳤거든! 내가 반가워서 아는척하고 전화번호 물어봤는데 안알려주더라 ㅎㅎ
왜 안알려줬는지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가 선임이고 그애가 후임이니까 뭔가 맘에 안드는걸 참고 있었을수도 있고 그래서 ㅎㅎ 사람 맘은 참 알수 없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전북은행 · B***** 작성자

형처럼 선후임의 사이는 아니었어. 부대에서 알긴 했지만 소속이 달라서 처음엔 서로 존댓말 썼었고. 나중에 친구하기로 했을때는 정말 허물 없었어. 나이도 같았으니깐. 제대하고도 계속 친구로 만났고. 감정이 서로 어긋난건 딱 그 순간일 뿐이었는데.. 참 아쉽다

삼정KPMG · 재****

응 선임 후임 관계는 아니더라도 ㅎㅎ 한쪽이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은 상처를 입을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 ㅎㅎ 고딩친구 동네친구면 그래도 만나고 연락하는 무리도 있고 그러니 시간 지나면 풀리기 쉬운데 군대친구는 그게 아니니까 ㅎㅎ

전북은행 · B***** 작성자

도대체 그게 뭔지를 모르겠어서..
친구 사이에도 내가 더 좋아했나봐, 걔는 전혀 미련 없는 것 같고.
"ㅇㅇㅈ" 소방관으로 건강히 잘 지내라. 불 끄러 가는길에 주님 동행하시길...

투바앤 · 위***

글쓴이가 모르는 뭔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전북은행 · B***** 작성자

서로 어긋난 상황은 저게 다야..

경기도청 · X*****

사람에 대해서 아 이사람은 다시 안볼사람.하고 결론 내리고 나면 딱 잘라버리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런 부류인것같아. 원인의 경중이 중요한건 아니더라고. 지난 우정의 시간은 뭐였는지 참 씁쓸해 그치? 나도 비슷한 경험있어 남겨봐

전북은행 · B***** 작성자

참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나. 그런 성격인지까지는 모르겠는데.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있어. 참 씁쓸하네.
불끄러 다닐 때 무사하면 좋겠고,
김문숩니다. 이런 일도 없으면 좋겠다.
그 친구도 경기도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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