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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이야기

작성일2023.03.15. 조회수344 댓글6

나는 경북 시골마을에서 태어났어
많은 기억은 없지만 주변에 있는 냇가와 풀밭, 집에서 기르던 돼지와 함께 놀며, 할머니가 된장을 만들때 옆에서 콩을 주워먹던 기억이 있지

3살 무렵 부모님의 맞벌이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나는 큰집, 누난 할머니 손에서 자라다가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같이 살게 되었어

방학 첫날이면 가정형편이 어렵던 사람들에게 나눠주던 우유팩 박스를 받아 하교를 했었고 중학교 시절 학비가 밀려 단상으로 불려나가 대표로 맞기도 했었어

그러던 어느날 막노동 하시다가 돌에 맞아 코 위가 움푹파인 상태로 병원에 가시지도 않고 퇴근하신 아버지를 보며 왜 병원도 가지 않았냐고 홧김에 엄청 뭐라고 했었는데 아버지는 웃으면서 괜찮다고만 말씀하셨어
그때부터 남들이 얘기하는 애늙은이가 되서 빨리 돈을 벌어야 겠다고 생각했고 삼성이 돈 많이 준다는 얘기에 그때 삼성에 입사하겠다고 다짐을 했었던 기억이 있어

돈이 없어 실업계로 진학을 하고 학교에서 나오는 장학금과 함께 학교 생활을 이어가게 돼

항상 돈에 쫓기던 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그동안 공부했던 주택청약, 펀드, 주식등 재테크를 하며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던 와중! 고향집으로 압류 통보가 왔어. 경매에서 흔히 보는 압류 그게 우리집에도 왔더라구

초등학교 시절 큰 아버지가 집을 구매하시면서 우리 아버지 명의로 신탁등록을 했고 큰아버지는 사고로 먼저 돌아가시고 큰 어머니와 사촌누나, 형만 남게 되었지. 정말 너무 가난했던 당시 큰 어머니의 부탁으로 집을 받는 대신 집으로 되어있는 대출금, 다세대로 살고 있던 사람들의 전세금, 큰집의 돈 요청.. 어릴적 우리 부모님이 다 떠안고 빚을 갚아나가기 시작했지 내가 성인이 될때까지.. 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생각나는 가장 큰 고비가 대출이자가 계속 밀리다보니 은행에서 경매 넘기겠다고 집에 찾아왔었는데 집을 지킨다고 엄마가 누나 눈 수술 하려고 모으던 적금을 깨서 갚았던 기억이 있어. 나중에 성인이 되서 알았는데 늦었지만 수술은 했다고 하더라.

여튼 26살 압류통보 소식을 듣고 사유를 확인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어. 큰어머니가 이집은 원래 큰아버지꺼니깐 예전에 신탁명의했던 걸 취소하고 명의를 내껄로 해달라라는 소송을 하기전 압류를 먼저하였고 며칠 지나지 않아 소송장이 도착한거였지
소송장 보고 삼촌이 화가나셔서 큰집으로 뛰어가셨는데 문 잠그고 열어주지도 않더라.

아버지는 집 값 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큰집에 지원하셨고 대출금과 전세보증금까지 떠안고 갚으셨는데 고작 1억 조금 넘는 집을 살고 있는 와중에 돌려달라고 하니 큰 상처가 되셨어

만약, 부모님이 다 돌아가시고 나한테 달라고 했으면 드렸을텐데.. 어릴적 이 집을 지키려고 노력한 젊은날의 부모님이 너무 안쓰럽더라

거짓말로 시작된 소송으로 인해 패소를 하고 집 명의가 넘어갔어.

상대방은 모든게 거짓으로 꾸며진 자료였는데 20년이 지난 자료를 찾아 상대방 거짓말을 해명하는게 쉽지 않더라구. 결국 패소했지 뭐야.

1. 큰어머니가 소송전에 고모랑 삼촌에게 사업하면 보증이 필요하다고 흰 백지에 사인만 해달라고 해서 사인했더니 위에 글을 프린트해서.. 삼촌고모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가짜 증명서 제출했고
나중에 고모랑 삼촌이 증명서 다시보냈는데 친척관계기도하고 이리저리 왔다갔다한다고 효력 없게 됐어

2. 우리가 집을 받는 대신 대출과 전세보증금을 다 갚고 현금도 몇 백에서 몇천씩 나눠서 줬는데 원래 큰집에서 받을 금액이 있어서 받은거고, 대출도 갚아달라는 말도 안 했는데 그냥 큰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안쓰러워서 우리집이 나서서 갚은거라고 얘기하고

3. 집을 달라고 한적도 없는데 재판에서는 계속 달라고 했다고 거짓말하고.

거긴 증거1도 없이 모든게 다 거짓말이라 거짓말탐지기가 재판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들 정도였어

항상 마이너스통장을 가지고 계셨던 아버지라 계좌이체는 하지도 못 하고 막노동으로 번 돈을 큰집에 현금이체만 하셔서 송금내역도 없고, 집담보 대출을 갚았던 경북신용금고는 IMF시절 망해서 이력도 찾기 힘들고 ㅠ 그래도 어떻게든 갚았던 증거들 모아서 제출했는데도 재판에서 지게 됐어

첫 재판에서 비등하게 가고 있었는데 상대편 변호사가 판사에게 따로 몇마디 하고 상황이 안 좋아졌다고 우리쪽 변호사가 얘기해서 찾아보니 거기는 유명한 변호사더라.

내 생각으로는 큰집에 아들, 딸이 아빠가 돌아가시고 힘들게 자라면서 이 집이 우리껀데 이집만 있었으면 우리가 고생 안 했을텐데,, 힘들게 자란탓을 이집으로 돌린 것 같아 ㅎㅎ 큰어머니가 애들이클때 이집은 원래 우리거야라고 계속 얘기했다더라구

집은 뺐겼지만 다행히 부모님이 노후자금으로 모아두셨던 비상금과 내 결혼자금, 누나 결혼 축의금을 모아서 1억짜리 아파트를 구매하였고 현재는 큰집에 보냈던 돈을 조금이라도 받고자 우리쪽에서 소송하고 있어.

근데 돈을 못 받을 확률이 높다네
소멸시효 10년이 지나서.. (이게 소름 돋는게 우리가 큰집에 마지막으로 돈 준 날짜로부터 딱 10년뒤에 소송했어)

집을 받는 대신, 우리가 주담대출, 전세보증금, 현금을 큰 집에 준거라 갚으라고 한적이 없는건데.. 돈을 달라고 한 이력도 없으니.. 우리가 그냥 준 걸로 되버려서 불리하게 작용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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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2월에 작성한 글인데 벌써 3년이 지났네

일단, 부동산은 그쪽으로 넘어갔고 큰집으로 준 돈과, 대출금, 전세금 갚은 것들은 소멸시효가 넘어가서 못 받았어 ㅎㅎ (부동산은 소멸시효가 없는데 현금은 소멸시효가 있네)

집값 1.5억이 큰 돈은 아니니깐 잊어버리고 나랑 누나가 돈 보태서 1억짜리 아파트 장만 해드리고 우리가 큰 돈 필요할때만 조금씩 지원 해드리고 있어.

그리고 35살 나이에 많이 모은 건 아니지만 6억 정도 모은 것 같아.

열심히 모아서 우리 와이프, 우리애기, 우리부모님, 처갓집 다들 잘 해드려야지

여기서 얘기는 끝~
모두 좋은 일들만 가득하쟝 :D

댓글 6

공무원 · l*********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형이라고 부르고싶다… 고생 정말 많이했네 ㅠㅠ 앞으로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현대아이티씨 · 동**

그걸 어떻게참았냐 나였으면 다 죽여버렸을거같다

삼성디스플레이 · 뚜**** 작성자

위에 빠졌지만 사실 삼촌이 소송장 내용 보고 칼 들고 큰집 찾아가셨어.

조이시티 · x*****

형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삼성전자서비스 · 월******

와.. 욕좀해도되? 은혜도 모르는 개썅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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