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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검찰직, 현직 경찰관임

경찰청 · i********
작성일2023.04.08. 조회수2,352 댓글12

경 투더 검은 많는데 검 투더 경은 없는 거 같아서 써 봄

일단 입직하고 이직한 썰을 좀 풀자면

내가 국문과 다녔는데 2학년 끝날 때쯤 이거 졸업하면 뭐할지가 걱정인 거임. 지금은 개판이지만 그땐 공시가 꽤 인기였거든? 마침 가족 중에 경찰이 있었는데 근무복 입은 사진이 꽤 멋있는거임. 나도 입으면 잘 어울릴 것 같더라고. 이 정도면 경찰에 큰 뜻이 있다 아님? 그래서 순경 시험에 발을 들임.

당시 시험 과목은 한국사 영어는 공통에 선택 과목으로 형법 형소법 국어(경시생들은 보통 경찰학 하는데 나는 국문학과 출신이라 국어 선택) 준비했었는데 그러니 자연스레 과목 겹치는 검찰직 9급 시험도 봤지. 근데 왠걸, 합격해버려서 검찰공무원이 됨.

처음에 경상도 쪽 발령 받았는데 초반엔 바다도 보러다니고 재밌었음. 근데 다니다 보니 다른 건 괜찮은데 ㄹㅇ 연고지가 아닌게 너무 힘들었음.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퇴근하면 집 ㅈㄴ가고싶고 주말에 집 가도 멀어서 왔다갔다하기 넘 빡세고. 지역 옮겨도 연고지 갈지도 모르고 간다해고 또 옮겨야하니까 슬슬 이직 욕구가 생기는 거임.

근데 할 줄 아는 건 공시 뿐이고, 공시 중에서도 형법 형소법인데 마침 경찰은 과목도 같고 연고지만 가기만 하면 알박기가 가능하자나. 그래서 검찰 3년째 쯤 연고지 알박기를 향한 일념으로 다시 공부했고, 내가 허우대만 멀쩡한 체격이라 체력이 좀 힘들긴 했는데 필기 점수로 비벼서 어떻게 겨우겨우턱걸이로 붙음. 체력 50점 만점에 35점이라 진짜 간당간당했을 듯.

턱걸이로 붙어서 ㅈ됐다 연고지 못 가겠다 싶었는데 경찰은 검찰과 다르게 시험 성적은 아예 필요없고 중경 성적만 보고 배치한다는 거임. 그래서 다시 연고지에 대한 일념으로 중경에서 개열심히 해서 ㄹㅇ 연고지 배정 받음. 걍 집앞 경찰서. 덕분에 지금 연고지에서 4년째 근무 중. 승진도 했다.

이직 얘기하면 검찰에서 왜 경찰로 옮겼냐고 물어보는 지인들이나 직원들 많은데 이러쿵 저러쿵 얘기 안하고 연고지 때문에 옮겼다하면 대충 다 정리됨. 근데 또 뭐가 다른지 물어보는 애들 많아서 한번 정리해봄.

둘이 비슷한데 다른 점이 많긴 해.

검찰 일할 때는 사무실에만 있으니 당연히 몸쓸 일도 없었는데 경찰 오니까 교대 근무에, 체포에 등 등 일이 있으면 일단 기본으로 몸쓰는 일. 일이 생기면 위험한 순간도 많음. 흉기 난동, 차량 추격, 공무집행방해 등등. 그러니 일하다 다치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공집 당하면 진짜 기분 뭣 같음. 물론 나중에 와서 합의 해달라고 빌 땐 희열.

일은 부바부이긴 하겠지만 지금 있는 지구대 기준 좋은 건 내 일이 없다는 거임. 신고 들어오면 그에 따라 조치하고 보고서 쓰면 땡. 뭐 경찰도 내근 들어가면 검찰이랑 마찬가지지만.

조직문화는 경찰이 좀 더 나은 것 같다. 검찰 땐 지방이었고 지금은 수도권인 차이도 있겠지만, 가장 체감 큰건 경찰은 이어폰 끼고 일해도 눈치 안 줌.

검찰이 좋은 건 동원근무가 없다는 거. 경찰은 큰 시위 때 동원도 시키고 그거때문에 훈련도 따로 또 받음.

승진이나 계급에 대한 욕구가 확실히 경찰 쪽이 강함. 시험 승진이 있다보니까 그걸 기회로 생각하고 다들 승진시험을 노리는 느낌. 회식하면 항상 승진 얘기 시험 얘기임. 또 시험으로 언제든지 계급 역전당할 수 있다보니까 선배는 그게 싫어서 더 승진에 매달리고 후배는 역전하려고 승진에 매달리게 됨. 이러다보니 계급 + 나이로 둘 다 따져가며 선후배 관계가 이루어지다가 남초문화랑 합쳐지면서 회식 때 말까고 그냥 형동생 관계가 되더라.
이에 비하면 검찰은 승진은 다 내려놓은 느낌이야. 그래서 기수문화가 강한 거 같기도 하고. 경찰도 기수가 있긴한데 의미없거든.

제일 차이나는 건 역시 연고지일 듯. 연고지가 ㅁㅊ 개꿀. 검찰처럼 지역순환은 물론 심지어 경찰은 부서 순환도 없음.

수사부서 기피인 건 검찰은 원래 그랬고 경찰은 요새 기피인 경우가 많은데 서바서인 듯.

여초에서 남초 오니까 분위기도 다름. 이건 뭐 좋은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남자들만 있으니까 좀 분위기 칙칙한 건 있는데 나름 편하기도 해. 여초 남초 차이는 일할 때보다 점심 때나 회식 때 그 차이가 확실히 느껴지더라.

아 급여는 경찰이 더 많음. 교대때문에도 있겠지만 내근이라 쳐도 이번에 경찰 급여 올라서 +수당으로 더 많음.

이상 연고지 낙원 찾아왔지만 그래도 면직하고 동네 새로 올라가는 오피스텔에 편의점 오픈이나 하고픈 순붕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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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대검찰청 · 차*****

검찰직이 몸 쓸 일이 아예 없진 않지만,
나도 첫발령 비연고지 가서 우울하고 진짜 하루하루가 주옥 같았었음....... 😬
심지어 타 고검 관할 ㅋㅋㅋㅋㅋ

근데 지금은 또 왜 면직 마려운 거야?

경찰청 · i******** 작성자

오피스텔에 편의점 하면 장사 잘 될 듯

작성일2023.04.08.

대검찰청 · 차*****

난 복권이나 당첨됐음 좋겠다 😍

작성일2023.04.08.

경찰청 · l********

그래서 검 경 다시 선택한다면? 연고지라는 가정하에

경찰청 · i******** 작성자

경찰처럼 연고지 알박기 해주면 검찰하지 그거 때문에 옮긴건디

작성일2023.04.08.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경찰청 · i******** 작성자

ㅇㅇ성적에 밀렸지 연고지 배려 얄짤 없고 무조건 성적순

경찰청 · n*******

검찰은 경상도쪽 티오가 많은 편인가요?

대검찰청 · 검***

난파선 탈출 ㅊㅋㅊㅋㅊㅋ

국세청 · l********

근데 궁금한 게 검찰도 만약 첫발령에 연고지 발령받으면 한 청에서 5년까지 가능하다고 하던데 사실상 퇴직때까지 근처 몇 지역만 왔다갔다 아니야?

대검찰청 · l*********

연고지가 중요하신가보네요
그럼혹시 검찰 수사비처럼 나오는 비과세수당이 얼마인지요? 부서마다다르겠지만ㅋ

대검찰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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