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는 지금 친구들이랑 해외 여행중인데, 자기전까지 카톡 하다가 일어나니까 그만 만나자는 카톡이 와있어.

자기가 여행 와서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서로 그만하는 게 더 좋을 것 같고, 나는 좋은 사람이니까 자기보다 나를 더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라고.
당분간 연락 받지 않겠다고 미안하다고.

일어나자마자 이런 카톡으로 하루를 시작하려니 맘이 무겁다.

사실 두 달전에도 남자친구가 갑자기 그만하자는 몇마디 카톡으로 보낸 적이 있었어. 그때도 이유는 없이 그냥 헤어지는게 맞는거 같다며, 카톡으로 보낸 용기없는 자기가 미안하다더라는 내용이였어. 당시에는 처음 있는 일이고, 너무 갑작스러워서 가서 붙잡고 서로 잘 지내보기로 하고 만나고 있었거든.

서로 마음이 갈팡질팡하지만, 원래 모든 연애가 모든 마음이 갈팡질팡하다고 생각해서 잘 해보려고, 그 친굴 이해해보려고 노력해왔어. 본인이 헤어지자고 해놓고, 막상 그 뒤에 사랑하는 것 같다고 울면서 얘기하는 그런 친구여서 걔 마음을 믿고싶었나봐.

여행 가기 전 주에도 남자친구에게 헤어지고 싶은데 못헤어지고 있는거라면 그만하자고 말했는데 자기 맘을 모르겠지만, 그냥 내가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마음을 다잡았는데 정작 본인은 또다시 이렇게 카톡으로 통보를 해버리네.

더는 잡을 마음이 없고, 카톡으로 또다시 통보하는 얘한테 너무 실망을 해서.. 이 카톡에 뭐라 답을 할 지도 모르겠어서 괜히 블라에 와서 하소연해봐.
그냥 마지막 나 하고 싶은 말을 길게 보내볼까, 아니면 카톡통보 예의없다고 화라도 낼지, 그냥 답을 하지 말지 모르겠어.

나이가 들수록, 헤어짐이 익숙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겪어도 마음이 괜찮지는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