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결혼생활

난 너무 내 자신을 믿었다.

스타트업 · 입***
작성일2022.10.15. 조회수4,615 댓글129

외적인것부터보면 난 내 자신이 정말 좋았다. 내가 잘생긴편은 아니지만, 못생긴편은 아니었고 선한인상에 호감형에 얼굴이었다. 어른들은 모두다 좋아해주시는 그런 편이었다.

가끔 열심히 살아가는 내 모습에 여자들이 연락처를 주고 가기도 하는..뭐 외적으로 잘난편은 아니었지만 못난편은 아니었으니 연락처도 따이고 그랬었던거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난 내 스스로 열심히 살아가고, 꿈을 위해 다른 사람도 배려하면서 살아가고 선하게 살아간다는 내 자신에게 자신감이 충만했었다.

난 평범하게 사는것이 좋지 않았다. 다들 취업공부를 위해 스터디하고, 토익공부를 할 때 나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일을 위해서만 노력했다.

그리고 난 해냈다. 그 어떤 취업을 위한 노력없이 당시 모두가 하고 싶었던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같이 일했던 동료들은 최소한 다 최상위권, 혹은 해외대학출신이었지만, 그 안에서 나름 성과를 내면서 인정을 받았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올라갔다.

다들 연애는 왜 안하냐고 했지만, 내 마음에 드는 여자가 없었다. 물론, 그냥 만나자고하면 충분히 만날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진짜 사랑하는 사람하고만 연애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마음도 없는데 쉽게 사귀지?? 하는 생각이 강했었다. 원나잇같은것도 당연히 터부시 했었고..

학창시절부터 난 연애 = 결혼이었다. 왜그랬는지 모르지만 여자친구를 만날때도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고 지켜보다 아 이여자애 정말 괜찮다 싶으면 들이댔었다. 성격과 외모 모두 따지고 따져서..

학창시절 긴 연애를 끝내고, 나는 일에만 집중을 했었고 정말 수 몇년의 공백이 있었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였지만, 내가 일하는 환경은 주로 남자들이 많았고 업계가 매우 좁았기 때문에 그럴만한 환경이 되지 않았다.

소개팅은 정말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생각을 바꾸어서 소개팅도 내 운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을 하였고 시작을 하였다.

다행히 주위에서 소개팅은 정말 많이 시켜줘서 소개팅으로만 쓴돈은 천단위를 쉽게 넘어간다. 몇년동안 매주말은 소개팅으로 스케줄을 채워서 살다시피 했으니깐.

대부분 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가끔 내 마음에 드는 여자분과는 거절도 당하기도 하였고, 엇갈리기도 하면서 잘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다 정말 마음을 내려놓았다. 언제부터인가는 소개팅을 할 때 사진도 받지 않았고, 소개받는 사람의 학벌이나 배경 등등에 대해서는 일절 듣지 않았다.

내가 참 헛똑똑이였던 것 같은데, 당시에는 이런 생각이었다.

'상대의 정보를 미리 알게되면, 그 사람의 진짜 중요한 모습을 놓칠수도 있을거야.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 정보는 처음부터 없는게 좋아'
~~~~~~~~~~~~~~~~~~~~~~~~~~~~~~~~~~~~~~~~~~~~~~~~~~~~~~~~

그렇게 소개팅을 계속 하다가 이제는 이혼을 하게 된, 애엄마, 와이프를 만났다.

와이프는 정말 이쁜 미녀였다. 지금도 외모는 정말 연예인급이긴 하다. 그런데 난 외모보다 더 끌리는게 있었다. 와이프가 내가 좋아하는 일이자 직업의 일에 관심이 많았고, 자기 부모님도 너무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아 운명이다!' 라고 생각했다. 난 내가 하고 있는일이면서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을 같이 집에서도 같이 알콩달콩 이야기 나눌수 있는 사람을 너무나 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내가 바라는 열심히 살고, 어려운 환경이 닥치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그걸 극복?! 한걸로 보아 옆에서 내 도전의식을 잘 응원해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결혼전에 몇번 애엄마네 집에 간적이 있었다. 모두가 말하는 결혼후의 모습을 알려면, 예비 장모님이 장인어른에게 하는 태도를 보라고

예비 장모님은 요리도 잘하시고, 집도 깨끗하게 잘 가꾸시고, 그리고 예비 장인어른에게 잔소리 같은것을 하지 않는 분이신 것 같았다.

'아! 정말 운명인가 보다!' 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우리는 만남부터 결혼까지 6개월만에 골인을 하였다.

결혼식에 들어갈때도 나는 아이 엄마의 출신학교도 모르고 결혼했다. 외적인 조건들이 뭐가 중요한가 싶었다. 내가 능력이 있고, 내가 다 커버할 수 있고, 우리 둘이 이렇게 사랑하는데 문제될게 뭐가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하였다.

아, 난 처음 소개받을 때 선생님이라고 소개받아서, 최소한의 검증을 되었을거라 대충 생각했었는데 어느정도 깊어진 후에 알게된 사실이 기간제였다는것이었다. 근데 그게 뭐가 중요하겠나, 사람이 중요한데. 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넘기긴 했었던 것 같다.

애엄마는 나를 정말 많이 사랑해주었다. 나도 애엄마를 정말 많이 사랑했었다. 장모님과 달리 청소도 못하고, 요리도 못하지만, 난 원래 혼자 잘 컸던 사람이기에 그냥 청소하고 같이 외식이나 음식 시켜먹으면서 같이 알콩달콩 잘 지냈다.

~~~~~~~~~~~~~~~~~~~~~~~~~~~~~~~~~~~~~~~~~~~~~~~~~~~~~~~~

둘이 행복하게 잘 살다가 애엄마가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 하였다. 당시 왜그랬는지 정말 모르겠는데, 당시 나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지만 그걸 거절하면 남편으로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세상에 있는 가장 이쁜 아이를 만날수가 있었다.

너무 행복했지만, 아쉽게도 우리 둘의 관계가 제대로 어긋나기 시작했다. 나는 연예인들이 다니는 산후조리원에 최고 등급으로 예약도 해주고 등등 신경을 많이 썼지만, 애엄마가 임신했을 때 내가 자기에게 참 못했다고 한다. 애엄마는 나에게 짜증내고, 나는 참다가 결국 화를 내고. 내가 화를내면 애엄마는 또 짜증내고 스트레스받고. 도돌이표였다.

아이가 세상에 나오고 불행하게도 나는 아내가 더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신생아, 영유아 시절에는 그러려니 했다. 정말 정신없으니까. 그 당시에도 같은 이유로 싸우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더 심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애엄마는 또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아이가 이제 말도할 수 있고 크고, 유치원에도 갈정도가 되었음에도 애엄마는 나이지지 않았다. 나는 전업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도 안하고, 요리도 안하는 애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불평은 불평대로 계속 되었다.

"왜 청소 안해?"

"집이 너무 오래 되었잖아. 우리 이사가자. 새집으로 이사가자. 지방으로 가면 안돼 그냥? 왜 꼭 서울에 있어야되?"

한숨만 나왔다

"아이한테 좀 엄마의 따뜻한 밥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

"부엌 구조가 너무 구식이야. 요즘 이런집이 어디있어. 좁아서 내가 뭘 할수가 없어. 이사만 가면 내가 청소고 요리고 다 잘할 수 있어. 그런데 여기서는 정말 못해. 당신은 하나도 몰라."

이런식이었고 결국 이런 대화로도 몇번 싸웠다.

"서울에 이 아파트 가지고 싶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 대체 뭐가 불만이야?"

"알지 알아. 근데 진짜인걸 어떻게 해. 그냥 지방으로 가자니깐?"

"그럼 나는 일을 어떻게해? 내가 출퇴근에 몇시간씩 쏟으면서 일해야해? 내가 열심히 일해서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까지 온건데... 그리고 이사를 가려면 강남으로 가야지...."

이런 이야기를 해야하는 내 처지가 점점 어이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남들은 어떻게든 서울로 오려고 하는데, 지방으로 가자니. 경기도로 가자니. 내가 이런걸 왜 굳이 하나하나 말해야 하나 싶었다.

이게 정말 성장 환경의 차이인가? 하는 생각이 강해졌다.

점점 벅차졌다. 와이프한테 위로가 될까하여 수천만원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선물로 주기도 하였다. 그런데 정말 유통기한이 일주일, 아니 하루도 가지 않았다.

물론 내가 세련되게, 분위기 있게 해주는 남자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참...오히려 해주고도 힘이 빠지는 일들이 점점 더 생기게 되었다.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어디까지 해야할까?

물론 나도 많이 잘못을 했나보다. 와이프는 나에게 이제 부족한 사람만나서 고생했다고, 근데 자기도 이제 너무 힘들다고 우리 이제 그만하자고 했다.

(물론 우리의 이혼이야기는 꽤 몇번 나왔었다.)

나도 이제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이를 너무 사랑해서 소송을 하여 양육권을 가져올까 했지만, 그렇게 가져온들 나중에 남는것이 후회일 것 같아 애엄마가 원하는 조건을 다 들어주기로 했다.

물론, 아직 서류에 도장을 찍은건 아니고, 나는.. 나는...아이가 자꾸 생각날때마다 이게 맞는걸까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정말 나도 많이 지쳐있기는 하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자신감에 충만하던 내가, 이제는 많이 내려놓았다. 아 내가 할수 없는일들이 정말 많구나. 내가 내 사람하나도 못챙기는 사람이었나 보구나. 사실은 정말 나약한 사람인건가.

별에 별 생각을 다 하고 있다.

우리가 서로 다른 이성을 만나고, 도박을 하거나, 경제적인 문제가 있었던것은 아니다.

나는 애엄마의 태도가 너무 이해가 안되었고, 그 이해가 안되는걸로 지적질 하던 나를 못버티는 애엄마가 된 것이다.

우리 둘다 서로 잘못했다고 한다. 나도 질렸고, 애엄마도 나에게 질렸다.

우리의 운명이 여기까지 였을까?

내가 오만하지 않고, 헛똑똑이가 아니였어서.. 내가 일하던것처럼 하나하나 다 따져서... 배우자를 골랐다면 난 이혼을 하지 않았을까?...왜..적어도 1년을 만나지 않았었지?....사실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왜 내 촉을 너무 믿었던거지?...

별에별 생각을 한다.

글이 참 조잡하다...귀찮다..지금은..그냥 이렇게 시간을 보내야한다..

댓글 129

한국오라클 · !*********

자의식과잉이 이렇게 위험합니다

삼정KPMG · l********

형 근데 다좋고 글도이해가고 형심정도 이해가는데 와이프직업얘기랑 그런건 별로 없었어도 될것같음

새회사 · j******

6개월 더 연애했다고 뭐가 달라졌겠어
아이낳기전까진 좋았다며
아이낳고 정말 많은 부부가 사이가 틀어지더라
그만큼 힘든 협동 프로젝트라는 거겠지

이 글에는 ”남편은 돈도많이쓰고 조건도 좋지만 늘 불평불만 많은 와이프“ 로 표현됐지만, 또몰라 와이프가 적는 글은 어떨지.

그 시기즈음 남편들은 아내한테, 아내들은 남편한테 서로 불만이 정말 많더라

너가 사람을 잘못본게 아니야, 꼼꼼히 따져서 보는건 아무의미없어 아이를 낳아보기 전까지는..
그러니 자책하지말고 힘내

스타트업 · 입*** 작성자

굳이 나누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서로 해야할일은 알아서 잘 해줄거라 믿었는데 협동 프로젝트라는 관점에선 그러면 안되었던 거겠죠..

스스로 할사람과 못할사람이 있을테니..

아내입장은 분명 다를거에요.. 근데 그걸 제발 알고싶어요.. 그냥 싫다 라는 말밖에 없으니.. 다른거 다 좋은데 당신이 화낼때 정말 싫다..근데 이제는 그냥도 싫다.. 이유는..

작성일2022.10.18.

경찰청 · i********

기간제.. 정규직이었다면 달라졌을수도ㅜ

현대자동차 · i*********

형 이글 지우지 말아줘..

스타트업 · 입*** 작성자

형님..왜 그러시는지요?!..

현대자동차 · i*********

나도 내가 마음만 먹으면 상대의 환경을 품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요.. 내 생각보다 내가 더 나약해서 상대의 환경을 이겨내지 못했거든요.. 이 글 보니까 공감이 많이 되어서요... 가끔씩 다시 읽으려고 하니 지우시지 않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작성일2022.10.18.

공무원 · .********

애초에 만남 시작할 때 기간제인 거 밝히지 않고 대충 정교사인 척 한 것부터가 사기임 여자 의도가 훤히 보인다 보여

스타트업 · 입*** 작성자

아마 그러진 않을거에요..^^ 선택도 제가 한거고요 열심히 사시는 기간제분들도 있으실텐데 괜시리 죄송해지네요..

한국전력공사 · !*********

쓴이형은 무슨직업인데

서울대학교병원 · m*****

글 다 읽었는데 너무 안타깝네요 ㅠ 좋은 분이신 것 같은데, 만약 성향이 잘 맞는 인연을 만났더라면 행복하게 살 수도 있었을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ㅠㅜ 그래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 좋은 인연이 다시 찾아올 거에요. 힘내시구 행복하시길 바랄께요!

스타트업 · 입*** 작성자

지나가는 사람에게 행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마음 빌어주신만큼 오래 행복하시길 저또한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스타트업 · 입*** 작성자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 행복하기위해 노력해야죠 뭐..감사합니다..!!

스타트업 · 입*** 작성자

그렇게 댓글 달아주신 님이 더 없어보이지만.. 그래도 같은 끼리끼리라고 해야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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