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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빠는 어떤 아빠일까

현대모비스 · 행***
작성일6일 조회수6,599 댓글83

난 어릴 때부터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어릴 땐 막연한 생각이었을 뿐,
제대로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고 나의 딸이 생겼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다. 매일 밤, 매일 새벽 우는 아기를 두고
아내와 함께 정말 고생을 했었다.
난 내 인생에서 군대가 가장 힘들었는데,
처음 겪어본 육아는 일이병 시절의 군대만큼 힘들었다.
매일 밤 끝나지 않는 불침번을 서는 느낌...?
그러다 해가 뜨면 바로 근무조 투입.

물론 이 시기에 양가에서 큰
물적/인적 지원을 해주셨지만 결국 최종적으로 이겨내야 하는 건
나와 아내였다. 당연하다. 우리의 아기니까.

100일의 기적은 없었다. 그저 앞선 99일의 날들과 같은
100번째 날이었다.
그러다 130일쯤부터 깨는 텀이 길어지더니
160일쯤부터는 완전한 통잠을 자기 시작했다.
불침번이 면제되니 그나마 살 것 같았다.
수면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크게 깨달았다.

양질의 수면이 가능해지니 아기가 더 귀엽게 보였다.
그전에도 예뻤지만 내 심신에 여유가 생기니 더 예뻐 보인 듯하다.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가장 처음 말했던 "좋은 아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한 것이.
다행히도 좋은 아빠의 롤모델은 확실했다. 바로 나의 아빠다.
엄마도 늘 내게 말했다.
"너의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되고 나의 남편 같은 남편이 되어라"

나의 어릴 때 기억을 떠올려보려 노력했다.
아빠와의 어떤 기억이 나에게 가장 소중하게 남아있는가.
어떤 아빠의 모습이 나를 사람답게 만들었는가.

주 6일 매일 야근을 하고도 퇴근 후 항상 웃으며 날 안아주던 모습.
딱 하루 쉬는 일요일 나와 함께 놀러 가주던 모습.
약속한 가격보다 비싼 장난감을 조르는 나에게
약속을 지키라며 혼내던 모습.
혼낼 때 화를 내지 않으며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던 모습 등등.

많은 기억이 순서 없이 떠올랐다.
하지만 하나의 큰 맥락은
항상 내편이고 항상 친구 같으며 기댈 수 있는 아빠인 것 같다.

아직 아기가 돌도 안 지난 터라
이런 고민이 조금은 시기상조인 것 같긴 하지만
어쨌든 다양한 방법으로 고민하고 실천하려 노력 중이다.

다행히도 아기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내가 퇴근하면 엄마보다는 나랑 더 붙어있으려고 한다.
휴직 중인 아내는 아기의 그런 모습에 은근히 배신감(?)을 느끼면서도
"오히려 좋아"라며 내가 퇴근하길 기다린다.

저보다 선배 아빠들이 많을 테고, 비슷한 고민을 다 해봤을 텐데
좋은 생각을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인기글 갔더니 아내도 보고는 제가 쓴거 아니냐고 물어보네요😂
허허헣

좋은 아빠는 어떤 아빠일까

댓글 83

새회사 · l*********

이야... 마음가짐 한 수 배우고 갑니다

한화솔루션 · 니******

원래 딸은 아빠를 더 좋아한다고 하네요.
- 아들 아빠

스타트업 · l********

고민을 진지하게 한다는것에서 좋은 아버지 자격 확보완료

한국철도공사 · p*******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좋은 아빠가 되고싶단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글과 댓글들을 보며 좋은 조언들 많이
얻고 갑니다 항상 화이팅 하십쇼 !!

롯데면세점 · l*********

끝없이 사랑하고 표현할것

코웍스 · x****

우리아빠 당시 주 6일 출근임에도 주말에 맨날 우리랑 놀아줌. 여름에는 바다 갯벌 맨날 데려가줌. 퇴근하고 늦게오ㅏ도 피곤한 내색없음. 아빠머리만지고 화장해주고 머리묶어주고 그래도 가만히 있음. 뭐라안함. 잘못했을 경우는 말로 얘기함. 때리거나 소리지른적 단 한번도 없음. 내가 좋아하는 복숭아 다 까주심. 너가 까먹어 한 적 한번도 없음. 본인이 잘못한 경우 빠르게 사과. 잘못 안경우이도 바로 수정하고 정정함. 맛있는거 밖에서 먹을일 있으면 항상 새로 포장해서 집에가져옴. 내가 성인이 되어서도 뭔일 생기면 바로 달려옴. 내가 필요로 할 때 항상 있음. 내가 뭐 말하면 거기에 대한 평가하지않고 그냥 대화가 가능함.
결과: 덕분에 지금까지 친구같은 아빠! 집가다가 심심하면 전화하는 정도! 내 친구들 얘기 아빠랑 다 함. 내 친구들 이름도 다 알고계심 ㅋㅋ아빠 주변에서도 다들 신기해함. 뭐하면 딸이랑 친구되냐고 물어본다거 하심 ㅋㅋㅋㅋㅋㅋㅋ

새회사 · l*********

최고의 아빠다ㅠ

근로복지공단 · i********

좋은 글과 좋은 댓글이네요
예비부모인데 정독했습니다
행복하세요

국방기술진흥연구소 · 코**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주되, 바로 잡을 건 바로 잡아주고.
아이에게 뭔가 되기를 원하기보다 아이가 되기를 원하는 것을 가지는 것을 원하기.

아이 관점에서 항상 바라봐주고 아이가 나의 어깨의 관점에서 바라 볼 수 있도록 소통하기.

가장 어려운게 좋은 부모인거고 그걸 고민하는 쓴이님은 좋은 아빠일 가능성이 높으나 그건 먼 미래에 아이가 결정해주겠으니 판단은 미룰렵니다. 다만 멋진 사람인건 확실합니다.

P.S. 오늘 페미 관련 글만 많이 떠서 보다가 님 글보니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따뜻한 글 감사드리오.

공무원 · 생******

난 이동화책을 정말 좋아하는데 여기 나오는 아빠가 정말 좋은 아빠 같아... 나도 만약 내 인생에 내 아기라는 존재가 생긴다면 이런 멋진 이야기를 해주는 엄마가 되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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